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41 - 챕터 1150

1602 챕터

제1141화 첫 만남의 진실

그날 하윤은 술을 닦는데만 정신이 팔려 휴게실 구석에서 한 쌍의 눈이 저를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그때 도준은 리클라이너에 비스듬히 기대 병풍 사이의 틈으로 제수씨였던 하윤이 벗은 모습을 지켜봤다.공교롭게도 도준이 누운 곳은 마침 사각지대인 데다, 그때 얼른 처리하고 손님을 맞이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이던 하윤은 당연히 리클라이너 위의 사람을 보지 못했고.드레스를 완전히 벗은 게 아니라 허리 부근까지 벗어내려 드러난 가는 허리는 남자의 시선을 더 끌었다.심지어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탓에 하윤은 속옷 대신 가슴 패치를 붙이고 있었다.그렇게 티슈로 가슴골에 흘러내리는 붉은 와인을 닦고 있을 때,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권하윤! 손님들 이제 간대! 뭐 하는데 그렇게 꾸물거려?”승현의 재촉에 하윤은 문 쪽을 째려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 알았어. 바로 갈게.”도준은 약혼식에서 식구들에게 술을 권하는 하윤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통나무처럼 뻣뻣하기만 한 채로 승현의 소유물인 것처럼 순종하던 하윤은 그 순간 갑자기 혼이라도 생긴 듯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 심지어 남자의 흥미를 끄는 매력마저 생겨났다.때문에 그날 밤 승현을 찾으러 갔던 도준은 하윤의 ‘적극적인’ 모습을 거절하지 않았다.하윤의 가면을 벗겨 그녀가 숨기고 있는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차 안.저도 모르는 새에 도준에게 제 몸을 보여줬다는 걸 알게 된 하윤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대체 심보가 얼마나 뒤틀리면 상대가 제수씨인 줄 알면서 벗은 몸을 구경하지?’하지만 터무니없는 일도 도준에게 대입해 생각하니 왠지 합리적인 것 같기도 했다.하윤이 너무 놀라 멍해 있을 때, 도준이 하윤의 잔머리를 손가락에 돌돌 감으며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거봐, 말했잖아. 미색에 취해 받아준 거라고 했는데 왜 안 믿어?”차갑던 하윤의 귓불은 도준의 손에 비벼져 금방 뜨거워졌다. 그 온도에 하윤은 놀란 듯
더 보기

제1142화 그럴 자격 충분해

그동안 도준의 잔인한 모습을 봐온 하윤은 차마 그러지 못했다는 도준의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이에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고 나서야 그 답답함이 사라졌다.“됐어요. 저도 떳떳하지 못하니 도준 씨한테 따져 물을 자격 없어요.”“아니, 있어.”도준은 하윤의 어깨를 잡아 제 쪽으로 돌리더니 사람을 홀리는 듯하 눈빛으로 그윽하게 바라봤다.“자기는 내 아내니까 그럴 자격 충분해.”그 말에 하윤의 마음은 하윤의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렸다.하윤은 시선을 내리 깔며 흔들리지 않으려 애썼지만, 도준은 기어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눈을 마주쳤다.“앞으로 내가 하는 일은 모두 자기를 위해서야. 착하지? 그러니까 그만 화 풀어.”저를 달래는 도준의 말에 하윤은 가슴이 무거워졌다.‘이것 봐, 언제나 내 마음은 귀신같이 알잖아.’도준은 항상 하윤이 뭘 생각하는지, 뭘 신경 쓰는지, 심지어는 어떻게 하면 걱정을 없애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때문에 도준이 한없이 다정할 때 하윤은 행복만 느꼈었다. 그런데 공은채가 어떻게 무너지는 지 지켜보고 나니 더 이상 제 운명을 도준의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았다.잠시 침묵하던 하윤은 끝내 입을 열었다.“저 집에 갈래요.”눈을 내리깐 채 고집을 부리는 하윤의 모습에 도준의 눈에 언뜻 짜증이 스쳐 지나갔다.“여기가 극단과 더 가까워서 더 편할 거야.”“나 집에 갈래요.”도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고분고분할 때는 달콤한 말만 늘어놓더니, 고집을 부리니 온갖 가시 돋친 말뿐이네.’속으로 중얼거리며 도준은 참을성 있게 되물었다.“그 다음은? 집에 돌아가고 난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고? 나를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려고?”하윤은 또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으로 하윤이 그렇게 생가하고 있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도준은 긴 머리에 가려진 하윤의 옆모습을 보면서 짜증을 애써 억누르고는 하윤의 시선을 가리고 있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이미 사람 시켜서 자기 가족 모셔오라고 했어. 병원에서 검사해야 하니
더 보기

제1143화 확실한 거절

눈가리고 아웅하는 하윤을 보자 도준은 피식 웃더니 불을 껐다.갑자기 드리운 어둠에 하윤의 등은 순간 팽팽하게 당겨졌고 왠지 모르게 당황해났다.그도 그럴 게, 어둠 속에서 기회를 엿보는 짐승이 언제 제 목을 물어 뜯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그때 병원에서 봤던 장면이 눈앞에 언뜻언뜻 지나가더니 공은채가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어머니 심장을 정말 신경 쓰는 거 맞아?’도준이 제 손을 잡은 채 주사기를 누르던 촉감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인지, 움직일 수 없는 몸뚱어리에 갇혀 미친 듯 소리치는 공은채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이런 저런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날 때, 등 뒤에서 도준이 하윤을 끌어안았다.그 순간 하윤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왜 이래요?”“추워서 그러니 조금만 안고 있자.”도준은 말끝을 길게 늘어트리며 말했다.얇은 천 쪼가리는 도준의 뜨거운 체온을 막지 못했다. 그에 반해 하윤의 손발은 너무 차가워 도준이 안는 순간 뜨거운 온기가 그대로 전해졌다.옷을 사이 둔 채 도준은 하윤의 어깨에 입을 맞췄다. 그러다가 점점 부드러운 원단을 따라 하윤의 목덜미로 올라갔다.목덜미에 자잘한 키스가 이어지더니 도준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하윤은 심지어 하윤의 욕망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잠자리를 가지지 않은지도 꽤 되는 듯했다. 매번 잠자리를 가질 때마다 미친 듯이 하윤을 밀어붙이던 도준이 이렇게 오래 참았으니 결과는 말할 것도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하윤의 옷깃 단추를 풀어헤치던 도준은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애써 참았다.이윽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윤의 귓가에 속삭였다.“여보, 해도 돼?”하윤은 입술을 깨물었다.“저 내일 연습 있어요. 오늘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하기 싫어요.”순식간에 세 가지 이유를 대서 명확히 거절하자 도준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하윤을 품에 안고 한참 주무르다가 곧장 욕실로 걸어갔다.늘 거리낌 없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도준은 욕실 문도 잠그지 않았다.
더 보기

제1144화 스캔들의 파장

민혁은 제 눈곱을 떼고 나서 핸드폰에 뜬 기사 사진을 확인했다. 사진 속에서 가을은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고 민혁은 가을의 머리를 파 뽑듯 잡아당기고 있었다.“아, 이때요? 그쪽이 토해서 머리에 묻을까 봐 들어주고 있었던 거예요. 마침 넘어지는 것도 방지하고.”일리가 있는 민혁의 말에 가을은 더 화가 났다.“내 말은 이 사진 왜 찍였냐고요?”민혁도 어리둥절해서 머리를 긁적였다.“그러게요? 난 그때 가을 씨 머리 잡아주느라 찍을 수 없었는데. 어? 잠깐만, 그쪽 연예인이었죠? 그럼 이거 혹시 스캔들에 속해요?”가을이 이제 막 욕지거리를 퍼부으려 할 때, 매니저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가을은 지금 한창 뜨고 있는 데다 찍어야 할 드라마와 광고도 있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토론해 봐야 했다.이에 전호를 받는 와중에 준비를 마친 가을은 화장실을 나서면서 모자와 마스크로 저를 꽁꽁 무장했다.그러고는 손가락을 들어 민혁에게 경고했다.“여기 꼼짝 말고 있어요! 그쪽이 우리 집에서 나가는 사진 찍히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요.”떠나기 전, 가을은 민혁이 밖에 나가 제 이름에 먹칠하기라도 할까 봐 문을 잠그는 것도 잊지 않았다....가을은 회사에 도착하고 나서야 일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파파라치는 민혁이 가을의 머리를 잡고 있는 사진만 찍은 게 아니라, 가을을 업고 그녀 집으로 가는 사진까지 찍어버렸다. 심지어 두 사람은 밤새도록 안에서 나오지 않았으니 당연히 상상을 자극했다.너무 눈에 띄는 기사 제목이었다.아무런 근거도 없이 여배우에게 스폰 받는 다는 꼬리표를 붙이고 빛난는 연에인의 이면을 깎아 내리는 게 지금의 네티즌들인데, 이토록 상상을 자극하는 사진까지 찍였으니, 파장은 더 할 나위 없었다.불과 1시간 내에 온갖 사이트에 비슷한 기사들이 수없이 떴다.가을이 몸을 팔아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는 둥, 평소 함부로 몸을 굴리고 다닌다는 둥, 스폰서
더 보기

제1145화 남자 쪽이 더 적극적이잖아

아침 8시, 극단 입구.“끝나면 전화해, 데리러 올 테니까.”도준의 말에 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 순간, 운전석 쪽 문도 따라 열리더니 도준이 하윤을 잡아 끌며 그녀의 얼굴을 문질렀다.“이젠 나랑 얘기도 안 할 거야?”하윤은 고개를 돌렸다.“무슨 얘기요?”도준은 그런 하윤에게 바싹 다가가 그녀를 차와 제 사이에 가두더니 엄지손가락으로 하윤의 허리를 문질렀다.“자기가 하는 말은 뭐든 좋아.”하윤이 노골적인 애정행각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등 뒤에서 깊은 숨소리가 들렸다.확인해보니 손에 커피를 들고 있던 수아가 놀란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윤은 곧바로 도준을 밀쳐 버리고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아무 일 없는 듯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인사했다.“수아야, 같이 가.”그 말에 수아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도준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이 남자 너무 잘생긴 거 아니야?’‘선배 진짜 대단하네. 어떻게 이런 사람을 꿰찼지? 게다가 아까 모습을 보니 남자 쪽이 더 적극적이잖아. 진짜 너무 대박이야!’원래 자리에 굳어버린 채 침을 흘리고 있는 수아를 보자 하윤은 마지못해 손을 내 밀어 그녀를 안으로 끌어당겼다.“더 늦으면 지각이야. 얼른 들어가.”도준이 떠나고 나서야 넋이 나가 있던 수아는 하윤 쪽으로 몸을 홱 돌렸다.“선배, 잘못했어요. 제가 눈이 삐었나 봐요. 선배랑 민 사장이 한 쌍인 줄도 모르고.”하윤은 이제 이런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기에 대충 괜찮다는 말로 얼버무렸다.솔직히 더 이상 민도준에 관한 얘기는 입에 담고 심지 않았는데, 너무 흥분한 수아가 자꾸만 어떻게 만났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하지만 제수씨였을 때 바람을 피우면서 시작했다는 걸 말할 수 없었기에 대충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만났다고 둘러댔다.수아는 순진하게도 그걸 곧이곧대로 믿었다.“대체 무슨 곡을 쳤길래 저렇게 잘생긴 남자를 낚았어요? 저도 칠래요.”대화를 하
더 보기

제1146화 두 가지 얼굴

테스트가 끝나자 윤영미는 제자들에게 연습 주제를 남겨주고 두 선생과 홀연히 떠나 버렸다.오후에 휴식한다는 얘기에 여자애들 얼굴에 순간 웃음꽃이 피었다. 그때 수아가 하윤의 팔을 잡으며 말을 걸어왔다.“선배, 우리 오후에 쇼핑하러 가요.”마침 집에 일찍 돌아가고 도준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데다, 내일이면 식구가 돌아와 생필품을 구매해야 했기에 하윤은 곧바로 동의했다.활력넘치는 수아는 하윤을 끌고 쇼핑몰 세 곳을 돌더니 양손에 물건을 바리바리 사 들었다.하윤도 가족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있을까 봐 그들의 취향과 습관에 따라 옷가지와 생필품을 골랐다. 두 사람이 쇼핑몰에서 나왔을 때는 마침 퇴근 시간이라 한참을 걸어도 택시를 잡지 못했다. 결국 수아는 지켜 돌멩이 위에 털썩 주저 안았다.“안 되겠어요. 저 더 이상 못 가겠어요.”시간을 확인하는 저녁 6시가 조금 넘어 마침 길이 막힐 때였다.결국 지하철을 타려고 결심한 하윤은 곧장 지도 어플을 켰다. 그리고 마침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는 다름아닌 민도준이었다.한편, 도준은 굳게 닫힌 극단 문을 바라보며 전화 건너편에 대고 느긋하게 물었다.“어디를 싸돌아 다니는 거야?”그로부터 반시간 뒤, 하윤은 맞은편에 멈춰 선 도준의 차를 발견했다.지프차 문이 열리자 일반 차보다 조금 높은 차체 내부가 보였지만 도준에게는 오히려 딱 들어맞아 보였다.도준은 하윤이 들고 있던 크고 작은 쇼핑백을 손쉽게 차에 넣고 트렁크 문을 닫았다.“가자.”“잠깐만요.”하윤은 수아를 흘금거리더니 입을 열었다“여기 택시 잡기 어려워서 수아 좀 데려다 줘요.”그 말에 도준도 이내 수아를 힐끗 쳐다봤다. 사람을 압박하는 눈빛에 수아는 이내 고분고분해져서는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형부랑 둘이 가요. 조금 있으면 차가 올 거예요.”하윤은 그 말을 무시한 채 차 문까지 열어주었다.“여기 상권이라 어두워질수록 더 붐빌 거야. 얼른 타.”수아는 결국 하윤의 고집에 못 이겨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하윤은 자연스럽게
더 보기

제1147화 끈질긴 구애

하윤은 고개를 돌린 채 창밖만 주시할 뿐, 도준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 내리는 하윤을 덥석 잡은 도준은 몇 초간 그녀를 바라보더니 싱긋 웃었다.“휴식시간은 후배한테 할애하고, 물건은 가족 것만 사고, 가까이 앉으라고 했다고 나한테 짜증내기까지 해?”이윽고 손가락으로 하윤의 이마를 콕콕 찔러댔다.“이거 나 학대하는 거야.”도준의 태도는 모처럼 상냥했지만 여전히 고고했다. 게다가 마치 하윤에게 냉대라도 받았다는 듯 억울함을 표하기까지 했다.하윤은 그게 답답하여 뭘 더 원하냐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나더러 아빠를 죽게 만든 범인한테 다정하게 대하라고? 그러면 난 사람도 아니지.’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하면 또 싸움을 불러오고 아무런 결말도 나지 않을 걸 알았기에 하윤은 몇 초간 침묵하다 차 트렁크를 바라봤다.“저것들 집에 가져가야 해요.”도준은 하윤이 말을 돌리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 대답했다.“응, 내일 공항에 데리러 갈 때 챙겨.”“내일이요? 내일 비행기예요? 몇 시에 출발해서 몇 시에 도착하는데요?”이제 곧 가족을 만난다는 생각에 하윤의 목소리는 약간 흥분해 있었다.“내일 아침 출발해서 아마 저녁에 도착할 거야. 내일은 연습 끝나고 어디 도망치지 마, 데리러 갔다가 함께 공항으로 갈 테니까.”이건 오늘처럼 말도 없이 사라지지 말라는 뜻이었다.가족을 볼 생각에 하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저녁식사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배달했는데, 하윤은 내일 가족을 볼 생각에 밥 먹을 생각도 사라졌는지 고작 젓가락질 몇 번만 하고는 이내 내려놓았다.“배 불러요.”말을 마친 하윤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도준은 긴 대리로 하윤의 의자를 다시 돌려놓더니 갈비 하나를 짚어 먹여주었다.“이거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잖아, 한 입만 더 먹어.”이런 상황에서 도준과 다정하게 지낼 수 없는 하윤은 도준이 건네는 음식을 생각도 없이 피해버렸다.“제가 알아서 먹을게요.”“내가 먹여
더 보기

제1148화 뉴스에 나온 익숙한 얼굴

남자의 몸이 너무 단단한 탓에, 말로는 그저 기대 있는다고 했지만 아예 하윤을 속박해 버렸다.심지어 꼭 붙어있어 팽팽한 근육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귓불에 닿던 숨결이 점차 목덜미로 내려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때, 도준이 하윤의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더니 훤히 드러난 하얀 목덜미를 장난이라도 치듯 천천히 짓씹기 시작했다.“정말 말랑말랑해.”나지막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하윤은 등골이 오싹했다. 그때, 몸을 눌러오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더니 대뇌는 허리를 쓰다듬는 손 때문에 점점 흐리멍덩해졌다.그러다가 몸이 소파 위로 점점 기울 때쯤, 하윤은 정신을 차린 듯 도준을 밀쳤다.“다른 채널로 바꿔 볼래요.”하윤은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며 욕망 가득한 도준의 눈을 일부러 피했다.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채널을 몇 개 돌리고 나니 하윤의 호흡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리고 채널이 마침 뉴스에서 멈춰 다른 채널로 돌리려고 할 때, 스크린에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흠칫 놀란 하윤은 멍해 있다가 중얼거렸다.“저거... 민혁 씨 아닌가?”“인기 배우 진가을 씨가 남자친구와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길에서 토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그 후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들어가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 지는데...”...그 시각, 뉴스의 여주인공은 마침 집 앞에 도착했다.하지만 도어락을 보는 순간 어제의 대화가 귓가에 맴돌았다.‘그런데 우리집 비밀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그쪽 매니저가 알려 주던데요?’‘그런 거였어?’한편, 민혁은 집 안에서 가을의 짐을 원래 자리에 옮겨주고 옷을 트렁크에 넣어주고 심지어 어제 제가 밟았던 박스를 한데 정리했다. 그덕에 집안은 순식간에 환해졌다.심지어 가을이 집에 들어설 때는 거이 말라죽는 화분에 물을 주며 무심코 인사마저 건넸다. 곧 닥칠 위험도 모른 채.“왔어요? 화분에 물 너무 안 줘서 흙이 다 갈라졌잖아요. 더 안 줬다가 선인장 되겠어요.”한참 동안 떠들던 민혁은 여전히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더 보기

제1149화 다단히 쌓인 오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민혁은 그제야 그 약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 차렸다.사실 따지고 보면 민혁이 경계심 없다고 탓할 일이 아니다. 일반 사람이라면 매니저가 그런 물건을 갖고 다닐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심지어 제 아래에 있는 연예인에게 그런 약물을 쓴다면 누가 믿을까?또다시 오해를 받자 민혁은 당장이라도 억울하을 호소하고 싶었다.결국 소파 주위를 돌며 가을의 공격을 피하는 와중에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난 정말 그게 뭔지 몰랐다니까요. 그쪽 매니저가 다음 날 무대에 올라야 한다면서 목 관리해줘야 한다고 꼭 먹여야 한다고 해서 좋은 마음에 먹여줬다고요. 난 정말 좋은 마음에 도우려고 한 것뿐이에요.”“웃기고 있네! 그래서 나랑 잔 것도 좋은 마음이었어요? 그게 목 관리해주는 약이면 그걸 먹이고 왜 남아 있었는데요? 내가 노래해주기라도 기다렸어요?”그 말에 민혁의 표정은 울상이 되었다.“왜 사람 말을 믿지 못해요? 그쪽이 물 마시고 싶다고 해서 그걸 반나절이나 찾다가 지체된 거예요. 집에 있는 정수기 버튼이 컴퓨터보다 더 많은데 내가 어떻게 알아요? 결국 한참 동안 연구하다가 냄비로 물 끓어 주었는데.”“하, 어디 계속 지어내요! 왜 장작 구해다가 물 끓어줬다고 하지 않아요? 쓰레기 같은 놈! 내가 오늘 그쪽 남자구실 못하게 만들어 줄게요!”가을이 주방에 칼 가지러 가자 민혁은 이내 겁을 먹고 미친 듯이 도망쳤다.“그러지 마요. 갈게요, 가면 될 거 아니에요!”“아!”칼이 그대로 문에 날아오자 민혁은 헐레벌떡 문을 닫았다. 다음 순간 안에서 쨍그랑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무슨 여자가 저렇게 세?’식은땀을 닦던 민혁은 제 명성에 흠집 낸 가을의 매니저를 떠올리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개 같은 자식, 감히 날 모함해? 딱 기다려!”민혁이 마침 하늘을 칼로 다져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누구세요?”“아, 하윤 씨였군요. 무슨 일이에요?”하윤은 약 2초간 망설였다.“오늘 뉴스를 봐서 전화했는데,
더 보기

제1150화 좀 도와줘요

하윤은 소파 곁으로 다가갔다.“혹시 무슨 방법 있어요?”도준은 피식 웃으며 소파에 기댄 채 눈을 들어 하윤을 바라봤다.“전에는 부탁하기 전 듣기 좋은 얘기도 하더니, 이제는 명령하는 거야?”몇 초간 침묵하던 하윤은 억울한 듯 입을 열었다.“민혁 씨랑 오랜 세월 알고 지냈으면서 좀 도와줘요.”그 말에 도준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한민혁 지금 무사하잖아. 그런데 나더러 어떻게 도우라고?”하윤은 말문이 막혔다.하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민혁은 무사하다. 무사하지 못한 건 가을이었으니.잠깐 생각하던 하윤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지금 저더러 빌기라도 하라는 뜻이에요?”하윤이 뚱한 모습으로 꾹 참고 있는 걸 보자 도준은 낮게 웃더니 긴 팔을 휘둘러 하윤의 손을 잡아당겼다.하윤은 그 힘을 못 이겨 도준의 무릎 위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도준은 하윤의 머리카락 코에 대며 느긋하게 말했다.“마음 아파서 그런 것까지 어떻게 시켜.”하윤은 무릎 위에 놓인 손을 꽉 그러쥐며 눈을 내리 깔았다.“가을 씨가 저 도와준 적 있어서 저도 돕고 싶어요.”도준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하윤을 더 이상 난처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손을 꼭 잡았다.“이 일의 관건은 어디까지나 한민혁과 그 연예인한테 있어. 두 사람 관계를 정하지 않고 다른 걸 해봐야 소용없어.”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나?’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런데 문제는 민혁 씨가 오해를 풀기 어렵다잖아요. 설마 이대로 계속 시간 끌어야 해요? 벌써부터 일부 브랜드 매장에서 가을 씨 사진 내리고 있는데, 더 지체하면 가을 씨의 연예인 생명은 끝이에요.”도준은 잔뜩 찌푸린 하윤의 표정을 보며 그녀의 볼을 톡 튕겼다.“어떻게 된 게 바깥사람을 남편인 나보다 더 챙겨? 나는?”너무 가까이 붙어 있은 탓에, 살짝 말아 올린 도준의 입술이 하윤의 귀에 꼭 붙어 있었고, 그 따스한 온기가 가까이에서 느껴졌다.이윽고 자잘한 키스가 하윤의 목덜미를 타고 내렸다. 그 순간 하윤은 자세가 너무
더 보기
이전
1
...
113114115116117
...
16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