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961 - 챕터 970

2278 챕터

제961화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뭐겠어

반승제가 눈살을 찌푸리고 좌중을 훑어보더니 말했다.“둘째 큰아버지, 저번에 저한테 맞으시더니 머리가 어떻게 되신 거 아니에요? 아니면 대체 왜 당신이 절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그 말을 들은 반기범이 얼굴을 붉혔다.지난번, 그가 성혜인에게 모욕을 주는 바람에 반승제가 그를 돌려차기로 기절시킨 적이 있었다.사람들 앞에서 이 수치스러운 일이 밝혀졌지만, 반기범은 왜 반승제에게 맞았는지 이유조차 해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반승제가 회의실 문을 열고 나갔고 심인우가 곧 그 뒤를 지키며 따라 나갔다.사실 심인우도 반승제에게 어떤 방법이 있는지는 몰랐다. 그저 그를 깊이 신뢰할 뿐이었다.그때 반승제가 둘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심인우에게 말했다.“내가 만약 조사받으러 잡혀 가게 되면 꼭 성혜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그 말을 들은 심인우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성혜인 아가씨한테 알리라고?’‘하지만 이건 반씨가문 내부의 일인데, 성혜인 아가씨가 온다고 해서 뭐 달라질 게 있을까?’여기까지 생각한 심인우는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 힘든 상황일수록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지금 대표님께서는 성혜인 아가씨가 자신을 정말로 걱정하는지 아닌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대표님은 아직 성혜인 아가씨가 자신을 진짜로 좋아하는지 아닌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녀가 만약 반승제가 현재 처한 상황을 알게 된다면 그를 도우러 나설까, 아니면 그와 하루빨리 관계를 끊으려고 할까.만약 지금처럼 반승제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를 도우러 나선다면 그건 좋아하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성혜인이 반승제와 관계를 끊으려고 한다면, 반승제도 앞으로 취해야 할 태도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그게 그녀의 날개를 꺾어 자신의 새장 안에 가두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심인우는 반승제와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지라 한마디만 듣고도 그의 의도를 유추할 수 있었다.“알겠습니다, 대표님.”회의실 문이 열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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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제 심기 건드리지 마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반씨 가문의 계승자가 반기범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쭉 퍼졌다.사람들은 수수방관의 태도를 고수했으나 한편 놀라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반승제가 누구던가. 그와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경고를 들으며 자랐다. 반승제는 사업을 함에 있어서 손속에 자비가 없으니 절대 그를 건드리지 말라고.근데 지금 반기범이 그 반승제의 위치를 대체한다고?하지만 소문은 반씨 가문 측에서부터 시작된 터라 신빙성이 있었다. 게다가 반승제는 어떤 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단기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고 했다.*그 시각, 회사에 있는 성혜인의 맞은편에는 사설탐정 몇 명이 앉아 있었다.그녀는 사설탐정들을시켜 도송애의 스캔들을 찾아내게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정보를 기자들에게 넘기면 도송애는 여론의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될 것이다.심지어 도송애와 관계가 좋은 몇몇 고위 인사들도 남녀 관계가 아주 복잡했다.단적인 예로, 도송애의 오른팔이라 불릴 수 있는 조강우 이사는 그녀와 똑같은 부류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다만 도송애가 남자를 핍박하는 취향이 있었다면 조강우는 자기 회사의 연예인들을 취하는 취향이 있었다.고위 인사들의 이런 더러운 일들이 모두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 TJ 엔터의 이미지는 아마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었다. 그러면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소문이 퍼진 인사들은 모두 축출시켜야만 한다.성혜인은 사설 탐정들에게 꼭 결정적인 동영상을 찍을 것을 당부했다.사설탐정들을 보내고 사무실에 돌아오니 장하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성 대표님, 반 대표님 쪽에 일이 좀 생긴 거 같아요. BH 그룹의 친구한테서 들었는데 반 대표님이 잡혀가셨대요.”“누구한테 잡혀갔는데?”“경찰 특수팀 사람들이 반 대표님을 조사할 게 있다면서 데려가셨대요. 근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 때문에 조사받으시는지는 모르고, 다만 BH 그룹의 대표가 바뀔 거라는 소문이 쫙 퍼졌대요.”성혜인은 당장 반승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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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이렇게 값싸게 굴면

그녀는 목소리에서부터 곱게 자란 티가 줄줄 흘러나왔다.온수빈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촬영을 다 끝마치고 돌아온 상태였고 그가 이번 촬영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팬들 사이에도 소문이 쫙 퍼졌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가 이번에 참가 하지 않는다고 번복한다면 온수빈이 악플에 시달릴 건 물론이고 S.M엔터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었다.설씨 가문의 공주님이 말한 대로 성혜인은 이 일을 수습 할 능력이 없었다.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이어서 말했다.“성혜인 씨, 지금부터 승제 오빠한테 먼저 연락하지 마세요. 안 그러면 당신과 당신 회사 다 내가 부숴버릴 거니까. 저 인내심 없는 거 아시죠? 하루라도 더 살고 싶으시면 저 건드리지 마세요.”그리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고, 성혜인은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와 동시에 설우현은 여동생이 곧 제원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핸드폰을 꼭 쥐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형이 너 오는 거 허락했어? 어머니랑 아버지는 허락하셨고?”설씨 가문의 공주님은 습관적으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큰오빠랑 엄마는 다 동의하셨어. 근데 아빠는 아직 아무 말도 안 하셨고. 작은오빠, 승제 여보가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데 나 정말 그 사람 곁에서 도움이 되고 싶어. 오직 나만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려 주고 싶단 말이야.”설우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침묵했다.설우현은 줄곧 성혜인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게다가 작은 공주님은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고 심장도 좋지 않아서 제원에 왔다가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누가 그 책임을 진단 말인가.“동생아, 그냥 지금처럼 북미에서 계속 지내지 그래?”“작은오빠, 솔직히 말해 봐. 성혜인더러 승제 여보한테서 떨어지라고 말한 적 있어 없어? 내가 부탁한 거 그냥 귓등으로 들은 거 아니야? 오빠도 설마 그 성혜인 좋아하는 거야?”“말도 안 되는 소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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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말 한마디의 무게

성혜인이 흘러내리는 커피를 닦으며 반희월을 바라보았다.반희월은 경멸이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반희월이 접한 성혜인의 소식은 모두 안 좋은 것들뿐이었다.그녀가 보기에 성혜인이 반승제를 꼬드기는 바람에 반승제가 일을 손에서 놓았고, 그 덕에 반씨 가문이 지금처럼 변하게 된 것이었다. 성혜인이 모든 일의 원흉이었다.그런데 심지어 자기 아들이 가만히 나가서 한다는 짓이 성혜인이랑 단둘이 만나는 거라니.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참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들은 자식들을 위해서라고 하며 오히려 자식들을 상처 입히는 일을 했다. 마치 사랑이 모든 일의 면죄부라도 되는 듯 말이다.성혜인은 그녀에게 반박하려고 했지만, 결국엔 하려던 모두 말을 삼키고 겨우 한마디만 내뱉었다.“사모님께서 정말 경헌씨를 위한다면 지금 그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아실 텐데요.”반희월은 정곡을 찔린 듯 자리에 굳었다.임경헌의 표정을 볼 자신이 없었던 그녀는 성혜인이 가방을 챙기고 계산하고 나가는 것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했다.성혜인이 던진 한마디는 반희월에 가슴 속에 납덩이처럼 눌러앉아 오랫동안 그녀를 옴짝달싹 못 하게 했다.임경헌이 떠나는 것을 보며 그녀는 다급하게 아무 말이나 꺼내려고 했지만, 쌀쌀맞은 아들의 뒷모습을 보고는 결국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반희월은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넋이 나간 듯 가죽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한편, 차에 탄 성혜인은 임경헌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았다.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유리를 두드리자, 그녀가 창문을 내렸다.“페니 씨, 미안해요.”“임경헌 씨,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위로의 말을 들었으나 임경헌은 풀이 죽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룻밤 새 그는 많이 성장한 듯싶었다. 예전의 그는 제멋대로에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도련님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진중해졌다.성혜인은 반씨 가문에서 지금 가장 힘든 건 임경헌이 아닐지 생각했다.그는 그저 여자 친구와 함께 외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왔을 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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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그녀와 그 사람, 둘만의 약속

반승제가 태연하게 말했다.“그냥 해본 말이에요. 나흘 동안은 여기 있을 생각이니까 방 하나 준비해 주세요. 반씨 가문 쪽에는 제 상황 알리지 마시고요.”“걱정하지 마세요. 반승제씨 비밀이 새어 나갈 일은 없습니다.”이윽고 반승제는 유일한 스위트룸으로 안내되었다.반승제가 나가고 남자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아까 그 말을 다른 사람들이 들었다면 일이 아주 복잡해졌을 것이다.그는 서둘러 청소부를 불러 당부했다.“요 며칠 동안 반승제 씨한테 각별히 신경 써주세요. 원하시는 게 있으면 다 들어 드리고요. 하루 세 끼는 시간 맞춰 꼬박꼬박 드려야 해요, 아셨죠?”“네, 알겠습니다.”반승제는 스위트룸에 들어온 후 창가 옆의 의자에 앉았다.스위트룸은 꽤 조용했다.그는 핸드폰을 꺼내서 성혜인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다. 아마 반씨 가문의 일에 관해서 물어보려고 했을 것이다.그는 자신이 대외로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는 걸 상기하며 전화를 꺼버리고 한쪽으로 치워버렸다.그러고는 창밖을 바라보며 턱을 괴고는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성혜인이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반승제의 전화기는 이미 꺼져 있었다.그녀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예전에 일하면서 알게 됐던 사람들에게 일일이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다들 반승제와 관련된 일이라는 걸 알고는 도우려 하지 않았다.지금 반승제는 거의 범인으로 확정된 상태라 서주혁과 온시환조차 도우려 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도우려 할 리가 없었다.그녀는 마지막으로 진세운을 찾아갔다. 서주혁과 온시환이 바로 그녀를 거절한 데 비해 진세운은 적어도 그녀와 만나 주기라도 했다.그녀는 바로 차를 몰고 병원에 도착해 진세운의 개인 사무실로 들어갔다.진세운은 방금 수술을 끝냈는지 손을 소독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온 것을 보더니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으세요.”성혜인이 자리앉자, 진세연은 엉뚱한 말을 꺼냈다.“제가 알아본 데 의하면 성혜인씨는 성씨 가문의 친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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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반승제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때문에 지금 그녀에게 이 문자를 보낸 사람은 배현우를 알고 심지어 배현우와 그녀 둘만의 약속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성혜인은 편지를 열어 그 남자의 따스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그녀는 그가 정말로 죽었는지 알고 싶었다.그건 오랜 시간 동안 그녀를 괴롭힌 수수께끼였고 새벽에 잠을 깨우는 악몽이었다.만약 이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고 그의 신분과 진짜 이름을 알아내지 못한다면 이 반지와 편지는 영원히 그녀의 마음에 혹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그리고 반승제의 마음에 혹처럼 남을 것이기도 했다.성혜인은 한숨을 쉬며 물건을 상자에 잠가놓고 다시 한번 진세운을 찾아갔다.진세운은 그녀가 떠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찾아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진세운 씨, 정말 반승제 씨가 괜찮을 거라고 확신하시는 거죠? 그에게 방법이 있을 거라고.”진세운이 의료용 장갑을 벗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주혁이가 이렇게 덤덤한 걸 보면 뭔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해요. 서주혁이 당황하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정말로 문제가 생긴 걸 테고요.”성혜인이 한숨을 쉬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다면 전 볼 일이 있어서 며칠 동안 제원을 좀 떠나 있어야겠어요.”진세운이 그녀를 흘깃 보더니 정곡을 찔렀다.“결정을 하시려나 보네요.”“네.”“미리 축하해요.”진세운이 자신의 명함을 한 장 꺼내서 그녀에게 쥐여주더니 웃으며 말했다.“만약 승제를 선택한다면 앞으로 저한테 와서 진찰받으세요. 전부 반값으로 해드릴 테니까.”명함을 받은 성혜인은 우중충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며 동시에 좀 어이가 없어지는 걸 느꼈다.그녀는 병원을 나와 메시지에서 봤던 주소로 차를 몰았다.옆도시의 마을에 도착하면 이미 다음날이었다. 그렇기에 반승제의 베팅 계약이 끝나기 전에 그녀는 돌아올 수 없을 가능성이 컸다.현재로서 그녀는 반승제가 괜찮을 거라던 진세운의 말을 믿는 방법밖에 없었다.만약 정말로 반승제에게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반기훈이 있는 곳을 찾아가 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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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사랑은 원래 이기적인 거야

심인우는 웬만하면 성혜인의 편을 들어 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성혜인이 왜 꼭 지금, 이 타이밍에 떠나야 했는지 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솔직히 말해 심인우도 성혜인에게 약간 실망했다. 그는 그래도 성혜인이 며칠은 더 애써 줄 줄 알았다. 비록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하지만 그녀는 포기가 너무 빨랐고 이번 일은 그녀가 과연 반승제를 좋아하긴 했나 의심하도록 만들었다.방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반승제는 창밖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창밖은 이미 땅거미가 졌다.이 밤, 아마 많은 사람이 잠들지 못할 것이다.많은 사람이 반씨 가문의 미래를 궁금해할 것이고 또 많은 사람이 반승제의 결말을 궁금해할 것이다.불세출의 반승제, 결국 이렇게 무너지는 것인가.모든 사람이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고 있을 때, 오직 반승제만이 어두운 눈빛으로 날마다 하염없이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이튿날.성혜인은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 오후가 되어서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그녀는 메시지가 온 번호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일단 민박을 잡았다.저녁 7시, 그녀가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고 이번엔 몇 초간 연결이 되는가 싶더니 바로 전화가 끊어졌다.그녀는 창가에 앉아 마을을 가로질러 흘러내리는 강물과 그 위에 떠 있는 몇 척의 배를 바라보았다.마을엔 고즈넉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고 그 덕에 지난 몇 년간 여행객이 끊임없이 찾아왔었다.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을 때, 별안간 핸드폰이 울리더니 메시지로 한 가게의 이름이 도착했다.성혜인은 반지와 편지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 사람들에게 가게의 위치를 물으며 그곳을 찾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에 도착한 성혜인은 종업원을 따라 정원으로 들어갔다.정원에는 정원 전체를 가릴 만큼 큰 그늘을 가진 나무가 중간에 버티고 서 있었는데, 나뭇가지에는 소원을 적은 붉은 끈이 몇 개 묶여 있었다.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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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그녀를 독점하고 싶은 거잖아

”반승우, 가식 떨지 말고 인정해. 넌 내가 제일 잘 알아, 너 그녀를 독점하고 싶은 거잖아.”이미 완전히 기절한 성혜인은 그들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제원.시간은 이미 이틀이나 지났다. 반승제는 혹시나 성혜인이 자신을 보러 오진 않을지 하고 기대하고 있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말이다.하지만 성혜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심인우만 두 번째 방문했다.“성혜인은 아직도 안 왔어?”“네, 하지만 방금 회사 측에 연락해 봤는데 페니 아가씨께서 한 주 뒤의 스케줄을 이미 다 잡아놨다고 하십니다. 결국 한 주가 지나서야 돌아오실 것 같아요. 아직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반승제는 얼굴을 구긴 채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창밖은 이미 노을이 지고 있었는데, 지는 태양이 마치 자신의 자작극을 비웃는 것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들었다.반승제는 실망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대표님, 혹시 페니 아가씨가 도움을 구하러 밖으로 나간 건 아닐까요?”하지만 심인우의 위로는 반승제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성혜인이 만약 정말 도움을 구하러 간 것이었다면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제원을 떠났을 리가 없었다.그가 손가락을 몇 번 탁자에 두드리고 있을 때, 바로 몇 분 전에 켠 핸드폰이 울리더니 낯선 번호로부터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그는 한눈에 사진 속의 성혜인을 알아봤다.그리고 사진 속에는 등을 보인 한 남자도 있었는데, 그는 마치 그녀의 귓가에 키스라도 하려는 듯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둘 사이의 거리는 아주 가까워서 서로의 호흡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길가의 등불이 어두워서 성혜인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가 딱히 반항하지 않고 얌전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반승제는 사진을 보고는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을 뿐, 핸드폰을 한쪽에 치워 버리고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리고 문자를 보낸 사람도 보통이 아닌 것이, 의미심장한 사진 한 장만을 보냈을 뿐 아무런 사족도 붙이지 않았다.나흘 후.반승제와 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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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사람이 융통성이 있어야지

장사장 이마의 땀이 점점 많아지자 반기범은 사람을 시켜 회의실의 에어컨을 켜게 했다.여름이 다가오고 있는지라 확실히 조금 덥긴 했다.“장사장님, 사람을 시켜서 차가운 차를 한잔 내오게 할게요.”장사장은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그가 어찌 이 사람들이 주는 차를 마실 수 있을까. 차라도 한잔 얻어 마셨다가 반승제 씨가 배신이라고 생각하면 큰일이었다.장사장은 반승제보다 20살이나 많았지만 그를 대하는 태도에는 존경이 가득했다.하지만 반기범을 대할 때는 사뭇 다른 태도로 손을 휘휘 젓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만 있었다.반기범은 깍듯한 태도로 장사장을 대했다. 왜냐면 그의 손을 통해야만 20%의 지분을 얻을 수 있으니까.어느덧 시간이 흘러 반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었을 때, 회의실 내 반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반승제는 아직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던데. 그럼 이 베팅 계약이 끝나고 그를 도와줄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누가 도와준다고 그래요. 그가 거들먹거리는 걸 아니꼽게 본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이에요? 우리보다 어린 주제에 목을 빳빳하게 세우고 다니는 게 얼마나 꼴 보기 싫었던지. 한 번쯤 밟아줄 때도 됐어요. 아니면 세상을 너무 쉽게 안다니까요.”“그리고 그 성혜인도 베팅 계약이 끝나기만 하면 진짜로 스카이웨어에 데려가서 손님 접대 시킬 거예요. 아가씨나 시키고 술이나 따르게 하죠. 성혜인도 우리 반씨 가문에 빚진 게 있잖아요. 그녀가 살고 있는 포레스트가 반씨 가문의 돈이 아니면 뭐예요?”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반승제의 주식을 탐낼 뿐만 아니라 포레스트도 탐내고 있었다.포레스트는 값이 꽤 나갔다. 반회장님이 그녀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포레스트를 그녀에게 결혼 전 재산으로 선물 해줬을까.몇백억의 값이 나가는 집인데 눈독을 들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집을 팔기만 해도 그 돈으로 여러 항목에 투자할 수 있었다.사람들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서로를 흘깃흘깃 쳐다봤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뺀 모든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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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반승제가 질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오직 한성 그룹의 장사장만이 분위기에 끼지 못하고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했다.계약만료 기한까지 3분 정도 남았을 때, 반씨 가문의 사람들은 BH 그룹의 임원들을 불러 반기범이 BH 그룹의 새로운 대표가 되었음을 발표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모두 반기범에게 잘 보이려고 안달 난 상태였기에, 어떤 사람은 참지 못하고 회의실 문을 활짝 열고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원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했다.이번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저번 회의에 참석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다만 저번 회의 때 반승제 측에 서있던 사람들이 희망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면, 이번 회의 때는 이미 반기범의 사람들에게 내리 나흘 동안 타격을 받았는지라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반승현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웃음기를 띠며 말했다.“모두 다 모였으니 지금 이 자리에서 중요한 발표를 하나 하겠습니다. 앞으로 BH 그룹의 대표는 저희 아버지십니다.”회의실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고 반기범 측의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이 떨어져라 박수를 치고 있었다.반기범도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흥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꿈에서도 자신이 반승제를 무너뜨리고 대표가 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는 오래 전 장사장과 체결 했던 계약서를 가져오며 애써 담백한 목소리로 말했다.“장사장님, 이제 당신에게 있던 BH 그룹의 20% 의 지분은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계약에 따라 두 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사들이도록 하죠.”장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회의실 문 쪽에 계속 시선을 두었다.반기범은 장사장 손에 있는 지분을 사기 위해 모든 걸 걸었다고 할 수 있었다.집도 담보로 내놓고, 수중에 있는 현금도 모두 긁어모았고, 심지어 은행으로부터 4,000억을 대출받기까지 했다.반기범은 20% 의 지분을 손에 넣고, 가지고 있는 다른 몇 개의 주식을 팔아서야 저당잡힌 자신의 지분과 집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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