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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뭐겠어

반승제가 눈살을 찌푸리고 좌중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둘째 큰아버지, 저번에 저한테 맞으시더니 머리가 어떻게 되신 거 아니에요? 아니면 대체 왜 당신이 절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 말을 들은 반기범이 얼굴을 붉혔다.

지난번, 그가 성혜인에게 모욕을 주는 바람에 반승제가 그를 돌려차기로 기절시킨 적이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이 수치스러운 일이 밝혀졌지만, 반기범은 왜 반승제에게 맞았는지 이유조차 해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승제가 회의실 문을 열고 나갔고 심인우가 곧 그 뒤를 지키며 따라 나갔다.

사실 심인우도 반승제에게 어떤 방법이 있는지는 몰랐다. 그저 그를 깊이 신뢰할 뿐이었다.

그때 반승제가 둘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심인우에게 말했다.

“내가 만약 조사받으러 잡혀 가게 되면 꼭 성혜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

그 말을 들은 심인우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성혜인 아가씨한테 알리라고?’

‘하지만 이건 반씨가문 내부의 일인데, 성혜인 아가씨가 온다고 해서 뭐 달라질 게 있을까?’

여기까지 생각한 심인우는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 힘든 상황일수록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지금 대표님께서는 성혜인 아가씨가 자신을 정말로 걱정하는지 아닌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대표님은 아직 성혜인 아가씨가 자신을 진짜로 좋아하는지 아닌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녀가 만약 반승제가 현재 처한 상황을 알게 된다면 그를 도우러 나설까, 아니면 그와 하루빨리 관계를 끊으려고 할까.

만약 지금처럼 반승제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를 도우러 나선다면 그건 좋아하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성혜인이 반승제와 관계를 끊으려고 한다면, 반승제도 앞으로 취해야 할 태도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그게 그녀의 날개를 꺾어 자신의 새장 안에 가두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심인우는 반승제와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지라 한마디만 듣고도 그의 의도를 유추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회의실 문이 열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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