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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사랑은 원래 이기적인 거야

심인우는 웬만하면 성혜인의 편을 들어 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성혜인이 왜 꼭 지금, 이 타이밍에 떠나야 했는지 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 심인우도 성혜인에게 약간 실망했다. 그는 그래도 성혜인이 며칠은 더 애써 줄 줄 알았다. 비록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포기가 너무 빨랐고 이번 일은 그녀가 과연 반승제를 좋아하긴 했나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방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반승제는 창밖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창밖은 이미 땅거미가 졌다.

이 밤, 아마 많은 사람이 잠들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반씨 가문의 미래를 궁금해할 것이고 또 많은 사람이 반승제의 결말을 궁금해할 것이다.

불세출의 반승제, 결국 이렇게 무너지는 것인가.

모든 사람이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고 있을 때, 오직 반승제만이 어두운 눈빛으로 날마다 하염없이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튿날.

성혜인은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 오후가 되어서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녀는 메시지가 온 번호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일단 민박을 잡았다.

저녁 7시, 그녀가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고 이번엔 몇 초간 연결이 되는가 싶더니 바로 전화가 끊어졌다.

그녀는 창가에 앉아 마을을 가로질러 흘러내리는 강물과 그 위에 떠 있는 몇 척의 배를 바라보았다.

마을엔 고즈넉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고 그 덕에 지난 몇 년간 여행객이 끊임없이 찾아왔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을 때, 별안간 핸드폰이 울리더니 메시지로 한 가게의 이름이 도착했다.

성혜인은 반지와 편지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 사람들에게 가게의 위치를 물으며 그곳을 찾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에 도착한 성혜인은 종업원을 따라 정원으로 들어갔다.

정원에는 정원 전체를 가릴 만큼 큰 그늘을 가진 나무가 중간에 버티고 서 있었는데, 나뭇가지에는 소원을 적은 붉은 끈이 몇 개 묶여 있었다.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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