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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기를 펴다

반승제는 웃긴다는 듯 등을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

“그래요? 그러면 다 같이 재현해 보세요.”

임원은 지난 며칠 동안 같이 시달렸던 전우들을 끌어들이며 방금 벌어졌던 촌극을 다시 재현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손목이 떨어져라 박수를 쳤고, 어떤 이는 성혜인을 스카이웨어에 집어넣겠다고 큰소리쳤고, 어떤 이는 반승제가 감옥에 들어가도 싸다고 했다.

반승제는 시종일관 표정 변화 없이 그들을 지켜보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박수 소리가 마치 자신들의 명을 재촉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점점 사라지는가 하더니 결국 버티지 못한 한 사람이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

“승제야, 우리 모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단지 반기범이 눈치를 주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 우리 모두 사실 네가 BH 그룹의 대표가 되길 바라고 있었어. 게다가 반 회장님에 관한 일도 지금 경찰 특수팀이 조사하고 있는데, 네가 한 일이 아니라면 필시 반기범이 너한테 누명을 씌운 거겠지. 우리 모두 그 사람한테 속은 거야.”

무릎을 꿇은 사람은 빨리 이 일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두서없이 말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반승제는 이미 성혜인을 스카이웨어에 보내 접대시킨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눈빛이 차가워지며 입가에서 웃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이렇게 말씀하시다니, 너무 늦은 것 같아요.”

“승제야, 그래도 우리가 네 웃어른이잖아. 한 번만 기회를 줘.”

반승제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앞으로 매달 400만 원의 지출만 허락할 거예요. 이 숫자를 넘으신 분들은 알아서 반씨 가문에서 나가세요.”

지금 당장 이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지 않는 건, 할아버지가 아직 계시기 때문이다. 반승제는 반태승이 노년에 외롭게 지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비록 이 사람들은 능력도 없고 남에게 빌붙을 줄밖에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반태승을 기쁘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자녀 중에서도 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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