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74화 사랑이 뭐기에 사람을 이렇게 괴롭게 하나

심인우는 고개를 숙인 채 사무실 나가는 사람들과 아직 사무실에 남아서 서로 아부를 떠는 사람들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때 장사장이 몸을 일으키더니 그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심비서님, 그럼 저는 이만 먼저 북미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승제 씨의 사업이 더 잘 번창하기를 기원합니다.”

심인우는 장사장이 성격이 아주 마음에 들었기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인사했다.

“네, 다음에 또 보시죠.”

장사장은 가까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심비서님, 대표님께 말 좀 전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몇 년 전, 대표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한성 그룹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어요. 저희는 그 은혜를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심인우는 가슴이 약간 뭉클해졌다.

이 바닥에서 이렇게 순수한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많지 않았다.

몇 년 전, 반승제도 장사장의 이런 인품을 알아보고 한성 그룹이 파산을 면하도록 도왔을 것이다.

한성 그룹은 현재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었는데, 그 가문은 95%의 지분을 주식 예탁 기관에 맡기고 있었다. 그 뜻인즉 장씨 가문은 서로를 믿고 뭉칠 수 있는 가문으로서 한성 그룹이 그 누구의 손에도 넘어가질 바라지 않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한성 그룹의 대표가 나머지 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건 그 가족들이 그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는 그들 가문이 얼마나 화목한지 잘 알려 주는 대목이었다. 반씨 가문의 복잡한 사정과는 다르게 말이다.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께서도 장사장님을 좋게 보고 계세요.”

장사장은 얼굴에 웃음을 띤 채 기분 좋게 자리를 떠났다. 그는 돌아가는 길에 자기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기쁜 소식을 제일 먼저 전했다. 그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묻어났다.

심인우는 사람들을 모두 지하 주차장까지 배웅하고, 그들의 차가 멀리 떠나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는 반승제의 비서였기에 누구보다도 덤덤한 태도를 유지해야 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