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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자기가 원하지 않은 것

반승제는 자리에 앉더니 탁자 위로 손가락을 톡톡 두드렸다.

지난번 회의와 똑같이 진행되는 상황에 반기범 측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반기범을 바라보았고, 반기범은 주먹을 꼭 쥔 채 낯빛이 파랗게 변해 있었다.

“베팅 계약은 끝났고 승제 네 손에 있던 20%의 지분은 이미 내 손에 넘어왔어. 지금 여기 온건 네 얼굴에 먹칠 하는 것 밖엔 안 돼.”

반승제가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흘깃 보았다.

굳이 반승제가 입을 열 필요도 없이 장 사장이 대신 말해주었다다.

“끝났든 안 끝났든 그게 무슨 상관이죠? 반승제 씨는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 애초에 저는 한성 그룹의 5%의 지분도 반승제 씨한테 주려고 했어요. 근데 반대표님이 한사코 사양하셔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지금껏 가지고 있었던 거고요.”

장사장은 지금까지 반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을 대하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반승제에게 살갑게 굴고 있었다.

장사장의 말이 대체 무슨 뜻일까?

그가 지분을 반승제에게 주려고 했다는 건 반승제는 이미 이 베팅 계약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 없다고 봐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베팅 계약이 끝난 후에야 느긋하게 현장에 도착했다.

‘말도 안 돼!’

반기범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장사장에게 화를 냈다.

“장사장님, 지금 그게 무슨 뜻이죠?”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반승제 씨는 이기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요.”

장사장은 혹시 반승제가 더워할세라 곁에 있던 서류를 가져와 그에게 부채질을 해주었다.

심인우는 반승제에게 아부를 떠는 장사장을 보며 겨우 웃음을 참았다.

일전에 대표님이 장사장은 형세를 잘 읽고 눈치를 잘 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는데 그 말에 하나도 틀린 점이 없었다.

현장에 있던 반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기고 싶지 않다니, 반승제 너 허세 부리지마. 너한테 당한 게 얼만데 아직도 우리가 널 믿을 거 같아?”

“그래, 맞아. 그러게 누가 어른들한테 그 따위로 대하라고 했어? 네 형이랑 비하면 넌 아직 멀었어.”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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