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951 - 챕터 960

2278 챕터

제951화 사랑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성혜인은 서주혁의 말을 듣고 오지랖이 넓었다며 스스로 반성했다.네이처 빌리지에 하인도 한 두 명이 아닌데, 서주혁이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아마 이미 물어본 이가 있었을 것이다.하여 성혜인은 서주혁의 말에 공명하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반승제가 말꼬리를 잡았다.“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여주인이 될 수 있어.”이는 분명 서주혁이 말 한 ”여주인은 아니잖아요”에 대한 반박이다.얼렁뚱땅 성혜인에게 자기 마음을 표현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성혜인은 침대 옆에 의자에 앉아 즉시 그의 말에 반박했다.“그건 모릅니다.”성혜인은 아직 회사 고위층들과 TJ 엔터 대항 방안에 대해 의논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사랑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성혜인의 말을 듣고 반승제는 이를 완곡하게 거절하는 뜻으로 받아 드렸다. 그것도 서주혁이 버젓이 보고 있는 곳에서 말이다.반승제는 고개를 들어 보지 않아도 서주혁이 지금 고소해 할 뿐만 아니라 조롱하는 눈빛으로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눈앞에 있는 작은 테이블을 보면서 반승제는 숟가락을 들어 직접 죽을 저었다.그리고 씁쓸한 기분을 겨우 억누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나도 그냥 장난한 거야. 정말로 널 좋아하기라도 하는 줄 알았어?”그 말에 성혜인은 한숨을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먼저 포레스트로 돌아갈게요. 한 시간 뒤에 회의가 있어서요.”순간 반승제의 손가락은 멈칫거렸다. 아무리 뒤늦게 반응한다고 하더라도 성혜인이 일부러 냉담한 말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일주일 동안 두 사람 사이를 맴돌았던 따뜻하고 애틋했던 분위기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그러든지 말든지.”성혜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국 입을 열어 거듭 당부했다.“격렬한 운동은 삼가는 게 좋을 거예요.”반승제는 지금 침대에서 내려와 가볍게 걸을 수밖에 없고 달리기와 같은 운동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상처에 딱지가 앉는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그 말을 듣고 반승제는 입을 꿈틀거리며 아픈 말을 더 하고 싶었지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2화 반승제에게 길들어져 고분고분함

성혜인은 겨울이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불현듯 그날의 영상이 떠올라 눈물이 앞을 가린채 뚝뚝 떨어질 뻔했다.“멍!”“멍!”전에 겨울이는 기쁨이 벅차 있을 때 성혜인을 에워싸고 빙빙 돌았었다.하지만 지금은 기운이 별로 없어 겨우 버티며 몇 번 짓고는 주저앉고 말았다.“미안해, 겨울아, 다시는 네이처 빌리지에 두지 않을게.”성혜인은 겨울이를 꼭 안고 어루만져 주었다.그러자 겨울이는 성혜인의 손결에 편안했는지, 귀를 계속 팔랑거렸다.그렇게 2시간 동안 함께 있다가 차를 몰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 겨울이에게 거듭 당부했다.“겨울아, 넌 아직 많이 아파. 좀 더 치료받아야 하니 아직은 데리고 갈 수 없어. 우리 겨울이 괜찮아지면, 그때 엄마가 다시 데리고 집을 갈게. 치료 잘 받고 있어.”겨울이는 주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아쉽기는 했지만, 제자리에 서서 꼬리를 흔들며 앞으로 다가오지 않았다.귀여운 겨울이의 모습에 성혜인은 심쿵하여 그만 참지 못하고 사진 한 장을 찍어 스토리에 올렸다.「회복 중인 겨울이.」즉시 반승제가 “좋아요”를 눌렀다는 알림이 떴고 성혜인은 그가 시시각각 SNS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아요”를 누르고 나서 반승제는 사진을 확대해 보았다. 겨울이가 예쁘고 좋은 건 사실이지만, 성혜인의 첫사랑이 선물해 주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언짢았다.“심 비서.”반승제의 부름에 심인우는 다급하게 달려 들어왔다.“네, 사장님.”“애완동물 한 마리만 찾아오세요. 우람하고 위풍당당한 쪽으로요. 겨울이보다 예쁘고 당당했으면 좋겠어요.”이에 심인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애완동물을 두고도 상세를 다투려고 할지는 차마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심인우는 이제 막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려고 했으나, 반승제가 고개를 떨구며 음침하게 눈빛을 번쩍거렸다.“됐습니다. 해외에서 보내달라고 하겠습니다.”지하 격투장에는 맹렬한 야생 동물도 많고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애완동물도 많다.그들은 주인을 잘 지켜줄 뿐만 아니라 위풍당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3화 함께 요리함

그러나 똑똑한 겨울이가 “동종”이 나타남에 따라 초조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잇따라 들었다.성혜인은 고개를 숙여 덩치가 엄청 난 “개”를 보면서 반승제에게 물었다.“이름은 뭐예요?”반승제는 아직 미처 이름을 짓지 못했고 성혜인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갔다.“뭐라고 부르고 싶은데?””그럼, 흰둥이라고 해요.”성혜인은 본래 애완견들 속에서 겨울이가 건장한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흰둥이를 보자 겨울이는 새 발의 피라고 느껴졌다.지금 성혜인은 흰둥이를 마음에 들고 있긴 하지만, 겨울이의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일단 여기서 키워요. 겨울이 돌아오고 나면, 그때 두 강아지가 서로 맞는지 다시 봐요.”‘강아지?’반승제는 그 말에 멍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성혜인이 생각나는 대로 놔두려는 생각이다. 게다가 일반인들은 흰둥이가 지나치게 건장하다고만 생각할 것이지 늑대라고 감히 상상도 못할 것이다.성혜인은 일단 흰둥이의 목줄을 풀고 늑대 킹에게 있어서 치욕스럽기 그지없는 나비넥타이와 방울을 떼어 주었다.흰둥이는 땅에 앉아 고개를 바짝 들었는데, 성혜인의 가슴팍에 거의 이를 지경이다.지금껏 성혜인은 이렇게 큰 “개”를 본 적이 없다.여자라면 본래 예쁜 사물에 저항력이 없는 편이다. 하여 성혜인은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흰둥이 사진을 찍어 스토리에 올렸다.「겨울이 친구 흰둥이.」올리자마자 “좋아요”가 잇따라 들어왔고 어떤 이들은 흰둥이가 늑대임을 알고 댓글까지 남겼다.「화이트 킹은 보기 드문 품종인데, 어디서 구했어요?」「순수한 화이트 킹 혈통으로 보이는데, 아마 성년 남자 10명 정도는 거뜬히 제압할 거 같은데요.」「보통 늑대보다 훨씬 커 보여요. 혹시 늑대 킹 아닌가요?」성혜인의 SNS에는 그 동안 합작해 왔던 상업 에이스들이라 모두 견문이 넓은 편이다.하지만 성혜인은 보통 댓글을 보지 않은 습관이 있기에, 올리고 나서는 흰둥이의 머리만 어루만졌다.흰둥이는 성혜인의 몸에서 다른 동물, 즉 겨울이의 기운을 느끼며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4화 가만히 누워만 있어요

성혜인은 즉시 손에 들고 있던 주걱을 내려놓았다.그러고 나서 반승제의 손을 잡고 그가 들고 있던 칼도 옆에 내려놓았다.“화장실로 가요.”반승제는 눈을 절반쯤 가늘게 뜬 채로 1층 화장실에 밀려들어 갔다.들어가자마자 성혜인은 두 손으로 맑은 물을 적셔 그의 눈에 대고 뿌리기 시작했다.“몸 좀 숙여봐요. 아니면 옷 다 젖을지도 몰라요.”그 말에 반승제는 즉시 몸을 숙였으나 눈은 아직도 따끔거리며 아팠다.성혜인은 같은 동작으로 반승제의 눈을 여러 번이나 씻어 주었다.이제 거의 괜찮아진 것 같았을 때, 성혜인은 손에 핸드 워시를 발라 반승제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꼼꼼하게 씻겨 주었다.거품을 씻어 내고 또다시 핸드 워시를 손에 발라 다시 씻겨주고 나서야 손에 남아 있던 마늘 냄새를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모든 걸 마치고 성혜인은 옆에서 종지를 뽑아 손을 깨끗이 닦아주고는 한 손으로 반승제의 턱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렸다.“어때요? 아직도 아파요?”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서로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가까웠다.반승제의 눈 밑은 여전히 빨갛고 아직도 따끔거렸지만, 참을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눈이 멀 거 같아.”그말에 성혜인은 다시 맑은 물로 몇 번 더 씻겨주었다.“많이 아프면, 병원에 갈 수밖에 없어요.””그 정도는 아니야. 소파에서 좀 쉬면 돼.”하여 성혜인은 그를 부축하여 소파로 갔고 상처에 무리가 갈까 봐 신신당부했다.“가만히 누워만 있어요. 잔치 국수는 먹을래요?”조금 전 반승제의 턱을 들어 올릴 때, 성혜인은 형언할 수 없는 그의 외모에 다시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지금까지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있으니 말이다.반승제는 쿠션을 머리 뒤에 대고 소파에 기대어 성혜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으나, 하필이면 이때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본래 받고 싶지 않았으나, 반씨 고택에서 걸려 온 전화라 수신 버튼을 눌렀다.이윽고 집사의 다급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 들려왔다.“도련님, 회장님께서 저녁 6시에 외출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5화 안는 암탉 잡아먹는 격

처음에 반기범의 안색은 어두워졌으나, 곧 의미심장하게 변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노여움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보면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다들 보시다시피 성혜인하고 엮인 후로 눈에 뵈는 게 하나도 없는 녀석입니다. 승제손에 있는 지분이 아직은 적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 틈을 타서 반드시 반씨 가문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얼굴이 한껏 일그러진 반희월도 조금 전 반승제가 한 짓은 윗사람들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고 여겨졌다.게다가 반태승이 실종된 일이 정말로 반승제와 관련되어 있다면, 그야말로 안는 암탉 잡아먹는 격이고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이다.반기범은 지금 모든 이들의 눈빛을 하나씩 훑어보며 그들이 더 이상 반승제 편에 서지 않음을 확인했다.만약 반태승에게 문제라도 생긴다면 이들은 표결로 반승제를 반씨 가문 족보에서 내쫓을 수 있다.반기범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으나, 땅을 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일단은 아버지부터 무사하게 돌아오게끔 우리가 나서서 좀 말립시다. 몸도 편찮으신데, 자칫하면 큰일납니다.”다른 이들도 잇따라 의논하기 시작했다.“승제 말이야,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지 형 죽인 것도 모자라서 이제 할아버지까지 죽이겠다는 거야 뭐야.”“처음부터 승제가 아니라 승우가 앉아야 할 자리야.”“반씨 가문에서 내쫓아요! 내쫓읍시다!”누군가가 이렇게 외치기 시작했는데, 이는 반기범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었다.반기범과 반승현은 서로 눈을 마주하며 기뻐해 마지 못했다....한편, 반태승은 칠흑같이 어두운 방으로 오게 되었고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남자를 보면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남자는 어둠에 에워싸여 있는 듯한 모습으로 시종 흐릿하기만 했다.반태승은 그가 받았던 전화를 기억하고 있다.“할아버지, 저 승우예요. 보고 싶어요.”반태승이 평생토록 후회하는 일이라고 하면, 그때 임무 수행하러 간다고 했던 반승우의 말에 승낙한 것이다.그 목소리는 반승우의 목소리와 좀 달랐지만, 이미 6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6화 형이랑 사이좋아요?

경호원들이 반태승을 데리고 떠난 뒤, 방안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해졌다.그리고 이때 반승우의 목소리가 적막을 다시 깨뜨렸다.“그 자료 손에 넣는다고 해도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합니다.”“그래서 반승우 씨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잖아요. 내 말만 들으면 노인네 목숨은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물론 성혜인 목숨도 가만히 두겠습니다. 그때도 그 여자 때문에 일찌감치 몸을 빼려고 한 거 아닙니까?”반승우는 대답하지 않았고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반승우는 한숨을 내쉬었는데, 그 한숨마저도 어둠에 묻어버렸다....반승제 측의 사람들은 밤새 찾아다녔지만, 반태승의 종적을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다.하여 반승제는 반태승이 스스로 그 사람들과 떠난 것이라며 추측했다.아니면 단 하나의 실마리도 남기지 않고 사라질 리가 없다.이때 집사로부터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도련님, 회장님 침실 쓰레기통에서 피 묻은 손수건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회장님 병세가 호전된 것이 아니라 더욱 악화한 거 같습니다.”반승제의 두 눈에는 날카로운 빛이 번쩍이고 말투는 대수롭지 않지만, 위엄이 가득 베어 있었다.“할아버지 병세에 대해서 어떻게 모를 수가 있습니까? 그동안 의사한테 검사도 받았잖습니까?”“회장님께서 약도 꼬박꼬박 드셨지만, 의사 선생님께서는 회장님의 병세에 대해서 말을 아끼셨습니다. 게다가 회장님께서 활기찬 모습만 보여주셔서, 우린 호전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반승제는 손을 들어 미간을 주무르며 전화를 끊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도대체 누굴까? 몸도 편찮으신 분을 불러낸 사람이 누굴까?’그러던 찰나 문득 무언가가 번쩍이더니 즉시 서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난번에 우리 형 살아 있다고 한 거 사실이야?”“지문은 최근에 지문이었어. 세상에 똑같은 지문이 존재할 리가 없잖아.”“할아버지 실종되셨는데, 우리 형이 불러서 나가신 거 아닐까?”반태승의 실종은 결코 반씨 가문 만의 일이 아니라 위에도 관련되어 있다.하여 서주혁은 순간 신중해지면서 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7화 근데 반씨 가문에서 사장님이 제일 잘 생겼어요

“아니.”반승제는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는데, 이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이역력했다.성혜인은 단 한 번도 반승제와 반승우의 상황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지만, 반승우는 반씨 가문에서 사랑을 받고 그와 반대로 반승제는 홀대를 당했다는 건 명확히 알고 있다.더 이상 이 화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성혜인은 편안하게 조수석에 기대었다.반씨 고택에 이르러서 성혜인은 반승제의 뒤를 따라 위층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그중 한 방문 앞에 섰는데, 밖에서 잠겨 있는 방이고 오랫동안 안으로 들어간 이가 없어 보였다.반승제는 집사에게 키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고 집사는 참지 못하고 당부의 말을 했다.“도련님, 안에 있는 물건들은 함부로 만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사모님께서 그전까지만 해도 자주 들어가셨습니다.”여기서 사모님은 김경자를 가리키는데, 모두가 알다시피 김경자는 반승우를 편애하는 쪽이다.반승제는 키를 건네받아 문을 열었는데, 열자마자 텁텁한 먼지 냄새가 풍겨왔다.게다가 커튼도 닫은 상태라 어둡기 그지없다.성혜인도 방으로 들어서려고 했으나, 집사가 나서서 말렸다.“성혜인 씨, 죄송합니다만 이 방은 반씨 가문 극소수의 구성원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사모님께서 당부하셨습니다.”그 말은 즉 반씨 가문 사람일지라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니, 성이 다른 사람은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뜻이다.성혜인은 전에 김경자의 태도가 떠올라 스스로 발걸음을 멈추었다.비록 김경자는 지금 제원을 떠났지만, 갑자기 문득 돌아올 수도 있으니, 불필요한 화를 끌어오고 싶지 않았다.반승제느 들어서자마자 커튼을 젖히고 그 중한 수납장 앞으로 걸어갔는데, 그 위에는 반승우에게 받은 선물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모두 작은 선물들이라 일일이 검사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료와 관련된 단서는 없었다.시선을 아래로 옮기며 반승제는 반승우와 찍은 사진에 시선을 두었다.두 형제는 눈매가 좀 비슷한데, 반승우는 부드러운 스타일이고 그를 보게 되면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8화 누구도 앞장서려 하지 않음

성혜인은 반승제가 지금 전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에 대해 깊이 알고 싶지 않았다.고개를 돌려 차창 밖의 햇살을 바라보면서 반태승의 안위가 걱정될 뿐이었다.그러나 반승제는 성혜인을 S.M으로 바래다주며 당부했다.“회사 일 잘 처리해. 반씨 가문은 한 동안 좀 바쁠 거 같아.”반승제가 말한 “바쁠 거 같아”는 반기범 그 무리 사람들을 가리킨다.성혜인은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수심이 짙은 모습으로 성혜인은 회사 건물로 들어섰고 반승제는 반기범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받게 되었는데, BH 그룹으로 오라는 것이었다.반승제는 액셀을 밟았을 끝까지 밟아 곧 BH 그룹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위층으로 향했다.가장 위층의 분위기는 매우 이상했다. 반기범은 그 동안 각종 서류 처리를 하고 있었고 가장 위층의 직원들은 반승제를 못 본지 한참 되었었다.그들은 반승제를 보고 이제 막 입을 열려고 했으나, 조금 전 반기범을 포함한 한 무리의 사람이 회의실로 들어간 것을 보고 오늘 BH그룹에 거센 바람이 일 거 같다며 감히 선뜻 나서서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반승제는 차가운 모습으로 홀 가장 중앙에 섰다. 그러고 나서 음침하기 그지없는 두 눈을 부릅뜨고 직원들 사이를 지나갔는데, 그 순간 주위의 공기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그렇게 반승제는 회의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문을 여는 순간 가장 중간 자리에 앉은 반기범이 시선으로 들어왔는데, 그 자리는 줄곧 반승제가 앉던 자리였다.하지만 반기범은 인제 버젓이 그곳에 앉아 그를 두목으로 한 다른 임원들은 말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지금껏 쭉 반승제를 믿고 지지해 왔던 임원들은 그가 없는 시간 동안 억울함을 많이 당했는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구세주라도 본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대표님, 드디어 오셨네요.”“대표님,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자리에서 일어선 임원들은 3분의 2를 차지했고 나머지 3분의 1은 이미 반기범 진영으로 넘어간 것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59화 세상의 모든 고통

반기범은 다시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표정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승제야, 이분은 너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한성 그룹의 사장님이시다.”반승제는 뒤로 몸을 기대며 탄탄한 근육라인이 양복을 뚫고 나와 날카로움을 과시했다.“알고 있습니다.”말하면서 반승제는 한성 그룹 사장을 바라보았다.“베팅 계약을 체결한 사이라 모를 리가 없습니다.”이에 반기범은 냉소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그래. 전에 사장님과 체결한 베팅 계약이 곧 기한이 다 된다고 들었는데, 만약 계약대로 한성 그룹의 5% 지분을 얻지 못할 시, 넌 BH 그룹의 20% 지분을 내놓아야 한다.”“네.”무덤덤한 반승제의 태도에 다들 왠지 모르게 울화가 차올랐다.거창하게 판을 깐 반기범과 달리 반승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에 다들 그를 진흙탕 속으로 던져 미친 듯이 짓밟으며 세상의 모든 고통을 느껴봤으면 했다.반기범은 입을 열어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옆에 앉아 있는 임경헌이 그만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사촌 형 베팅 계약 기한까지 아직 며칠 남았잖아요.”그러자 반희월은 즉시 임경헌을 꾸짖었다.“경헌아, 넌 가만히 있어.”임경헌은 얼마 전 여자 친구와 함께 해외로 휴가를 떠났었다.하지만 그 휴가에서 여자 친구의 식견이 무척이나 좁음을 느끼며 모든 감정이 조금씩 사라져 버렸다.그래서 주저없이 이별을 고했는데, 여자친구는 울고불고 난리를 치며 붙잡았고 이에 임경헌은 머리가 아팠었다.어젯밤 귀국하자마자 요즘에 일어난 모든 일을 알게 되었고 성혜인이 바로 사촌 형이 거들떠도보지 않았던 전 사촌 형수라는 것까지 그제야 알게 되었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임경헌은 머리가 텅 비어 있었는데, 반태승이 실종되고 사촌 형인 반승제가 더 이상 BH 그룹의 사장이 아님을 듣게 되었다.모든 것이 폭풍우처럼 밀려와 임경헌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그래서 어머니 따라 보러 온 것이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반승제를 밀어내려는 것이 확실하다며 생각했다.전에 사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제960화 충성하는 이가 누군지, 기회주의자가 누군지

“고모, 경헌이한테 그럴 필요 없어요.”반승제의 블랙홀과 같은 차갑고 어두운 눈동자는 반희월을 향했고 이에 반희월은 온몸이 굳어졌다.비록 입으로는 아들을 욕하고 나무라 하지만, 모두 아들을 위한 마음에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전에도 임경헌을 때린 적이 있으나, 지금처럼 얼굴에 선명한 자국이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조금 전 한순간에 반희월은 단지 아들이 못나 보여서 지금껏 쏟아부은 자기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만 같아서 그런 것이다.반승제의 두 눈을 마주하며 반희월은 주먹을 꽉 잡아당긴 채 목소리도 한껏 부드러워졌다.“경헌이 넌 앞으로 한 글자도 말하지 마.”왜냐하면 반기범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이다.그들이 이미 연합하여 위에 전문 조사팀을 조성하여 조사에 임하게끔 신청했다.반태승은 위쪽에서 아직 여세가 남아 있어 그의 실종은 거대한 음모를 끌어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십여 명이나 되는 사람이 연루될 수도 있다.반승제는 주범으로 반드시 엄하게 벌을 받을 것이고 만약 엄중할 경우에는 모든 재산이 동결되고 감옥에 들어갈 수도 있다.하여 반희월은 자기 아들이 이쯤에서 그와 엮이는 것을 거북해하고 반씨 가문 다른 사람들의 의심까지 초래할까 봐 두려웠다.이때 반기범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승제야, 너 정말로 경헌이를 위한다면, 내가 제기한 요구에 승낙해야 한다.”모든 지분을 내놓고 반씨 가문에서 당장 나가는 것.하지만 반승제가 승낙한다고 한다면 그에게는 절대 내일이 없을 것이다.반기범은 절대 이렇게 대단한 경쟁 대상이 살아 숨 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반기범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약서 하나를 반승제 앞으로 천천히 밀었다.“승낙한다면 이 계약서에 사인하면 된다. 네 발로 반씨 가문을 떠나면 위에서 회장님 일에 관해 조사를 펼칠 때 우린 널 위해 합의도 해줄 수 있다. 아니면, 네가 곧 직면하게 될 일은 감옥에 들어가는 것밖에 없다.”듣기 좋게 말하면 계약서이지만, 실은 불공평한 조약으로 반승제가 무상으로 손에 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
이전
1
...
9495969798
...
22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