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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가만히 누워만 있어요

성혜인은 즉시 손에 들고 있던 주걱을 내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반승제의 손을 잡고 그가 들고 있던 칼도 옆에 내려놓았다.

“화장실로 가요.”

반승제는 눈을 절반쯤 가늘게 뜬 채로 1층 화장실에 밀려들어 갔다.

들어가자마자 성혜인은 두 손으로 맑은 물을 적셔 그의 눈에 대고 뿌리기 시작했다.

“몸 좀 숙여봐요. 아니면 옷 다 젖을지도 몰라요.”

그 말에 반승제는 즉시 몸을 숙였으나 눈은 아직도 따끔거리며 아팠다.

성혜인은 같은 동작으로 반승제의 눈을 여러 번이나 씻어 주었다.

이제 거의 괜찮아진 것 같았을 때, 성혜인은 손에 핸드 워시를 발라 반승제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꼼꼼하게 씻겨 주었다.

거품을 씻어 내고 또다시 핸드 워시를 손에 발라 다시 씻겨주고 나서야 손에 남아 있던 마늘 냄새를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

모든 걸 마치고 성혜인은 옆에서 종지를 뽑아 손을 깨끗이 닦아주고는 한 손으로 반승제의 턱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렸다.

“어때요? 아직도 아파요?”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서로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가까웠다.

반승제의 눈 밑은 여전히 빨갛고 아직도 따끔거렸지만, 참을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눈이 멀 거 같아.”

그말에 성혜인은 다시 맑은 물로 몇 번 더 씻겨주었다.

“많이 아프면, 병원에 갈 수밖에 없어요.”

”그 정도는 아니야. 소파에서 좀 쉬면 돼.”

하여 성혜인은 그를 부축하여 소파로 갔고 상처에 무리가 갈까 봐 신신당부했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요. 잔치 국수는 먹을래요?”

조금 전 반승제의 턱을 들어 올릴 때, 성혜인은 형언할 수 없는 그의 외모에 다시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있으니 말이다.

반승제는 쿠션을 머리 뒤에 대고 소파에 기대어 성혜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으나, 하필이면 이때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본래 받고 싶지 않았으나, 반씨 고택에서 걸려 온 전화라 수신 버튼을 눌렀다.

이윽고 집사의 다급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 들려왔다.

“도련님, 회장님께서 저녁 6시에 외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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