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2270 챕터

제631화 반승제는 거칠고 무지막지했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밥을 먹을 뿐이었다. 화장실에 갈 때, 반승제는 성혜인이 내민 손을 망설임 없이 뿌리치기도 했다.성혜인은 그의 앞에서 일부러 윤단미를 언급해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보름이 지난 후 오늘, 반승제는 드디어 퇴원할 수 있게 되었고 성혜인은 그를 도와 퇴원 절차를 밟았다. 그러고 나서 그녀가 병실에 돌아왔을 때, 그는 이미 정갈하게 옷을 차려입은 뒤였다.보름 사이, 반승제의 안색은 매우 좋아졌다.옷 소매를 정리하고 있던 반승제는 자신의 손목에 있는 침향 묵주 팔찌를 뚫어지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누가 선물한 것인지 떠오르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성혜인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이윽고 반승제는 그 팔찌를 빼며 물었다.“나 이거 언제부터 끼고 있던 거예요?”“보름 전부터요. 대표님께서 받은 생일선물입니다.”그러자 반승제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손끝으로 침향 묵주를 어루만졌다.곁에 서 있던 성혜인은 갑자기 처음 반승제와 마주쳤을 때도 그가 이렇게 차가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다만 나중이 되어서 그는 그녀의 몸매에 반했는지, 그녀와의 키스에 빠져들며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었다.좋아하는 몸 앞에서 반승제는 거칠고 무지막지했다.그러나 이제 그는 더 좋아하지 않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전 기억도 잃어버려,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세우고 다시 냉정한 사람으로 돌아갔다.짧았던 그 시간은, 반승제의 단순한 일탈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성혜인은 반승제가 살펴본 자료들을 정리해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그렇게 병원 아래 큰 쓰레기통을 지나갈 때,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침향 묵주 팔찌를 망설임 없이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앞으로 묵묵히 걸어갔다.침향 묵주 팔찌가 그의 손을 떠나 쓰레기통에 떨어질 때, 성혜인의 심장도 팔찌와 함께 그 속으로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그녀는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반승제는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다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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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한 이불에서 같이 자기도 했어요

방문을 나서던 성혜인은 마침 심인우와 마주쳤다.“페니 씨, 어디 가세요?”그는 이미 호텔에서 성혜인과 만나는 것이 익숙해졌다.성혜인은 빙긋 미소를 짓더니 대답했다.“저 해고당했어요.”“...”“심 비서님, 의사가 그러는데 대표님 아직은 큰 자극 받으시면 안 된대요. 그러니 업무상 일도 천천히 전해주세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잠시 대표님한테 얘기하지 마시고요.”심인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그녀를 위로했다.“대표님은 그저 머리를 다친 것 때문에 잠시 이러시는 겁니다.”성혜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면에서 솟구치는 난처함과 그 속에 조금 섞여 있는 억울함은 감출래야 감출 수가 없었다.“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심인우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포레스트에 돌아온 후, 성혜인은 소파에 앉아 멍을 때렸다. 손등은 여전히 빨갛게 된 채 말이다.피부가 얇았기 때문에 가볍게 때려도 빨갛게 되기 일쑤였다.보름 사이, 윤단미는 반태승에 의해 이미 감옥에 들어간 뒤였고 누구에게 사정해봐도 그녀를 봐주는 사람은 없었다.김경자는 제원을 떠났다. 백연서는 애처롭게 반기훈에게 빌며 줄곧 이혼을 거부하고 버티는 중이었다. 이 난리에 백씨 집안사람들도 출동했지만, 사건이 확실히 도리에 어긋난 일이라는 걸 자신들도 잘 아는 모양이었다. 두 집안의 갈등은 여전히 식을 줄 몰랐다.하지만 이러한 일들에 반태승은 더 관여하지 않았고, 오직 반승제가 깨어날 수 있는지 없는지에만 관심을 가졌다.현재 반승제는 비록 깨어나긴 했지만, 머리에 이상이 생겨 나중에 더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성혜인은 등을 뒤로 기대더니 다른 한 손으로 빨갛게 된 자신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눈가는 조금 촉촉해진 것 같았다.‘바보같은 놈.’그때, 밖에서 누군가 들어오더니 자료들을 그녀의 앞에 놓았다.“성혜인 씨, 이건 도라희, 안유결 이혼의 진실입니다. 도라희 씨가 불륜남과 집에서 바람을 피우고 있었는데 안유결 씨가 그 장면을 목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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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내 일에 참견하는 겁니까?

성혜인은 입을 꾹 다문 채, 몸을 돌려 거실로 돌아갔다.그러더니 그녀는 고개를 돌려 침실 쪽을 바라보았다.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아 틈새로 옅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그러나 거실의 불은 꺼져 깜깜한 상태였다. 다행히도 소파가 크고 에어컨이 있어 춥지 않았다.그녀는 쿠션을 머리 아래에 베고 누워, 그렇게 잠이 들었다.하지만 반승제는 머리가 너무 아파 쉽사리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 심지어 현기증이 동반되는 것 같기도 했다.“페니 씨.”그가 부르자 성혜인은 순간 잠에서 벌떡 깨어났다. 침실 입구에 도착하자 그녀는 반승제가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누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진통제 있어요?”그녀가 방 안에 들어가 약상자를 살펴보았으나 진통제는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약방에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비록 이 시간대에 문을 여는 약방은 극히 적었지만, 반승제가 이리 아파하는 것을 본 성혜인은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기로 했다.지금의 제원은 이미 겨울에 들어섰다. 그녀는 목도리를 꽁꽁 감싸고 호텔을 나선 후 근처 작은 길로 걸어갔다.다행스럽게도 그곳의 약방은 아직 문을 닫기 직전이었다.성혜인이 두 통의 진통제를 구매하고 떠나려는데, 몇 명의 술 취한 남자들이 비틀대며 안으로 들어왔다.그래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몇 발자국 물러서며 그 사람들과 멀리하려 했다.하지만 남자들은 그녀의 이쁘장한 외모를 보고는 순간 눈빛을 반짝였다.이내 그중 두 명의 남자들이 그녀를 에워싸고, 다른 두 남자가 그녀의 뒤에 섰다.“이쁜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약을 사러 오다니, 혹시 피임약 사러 온 건 아니지?”시각은 어느새 새벽 2시가 다 되어가 확실히 늦은 시간이기는 했다.성혜인의 안색은 안 좋게 변하고 말았다. 그녀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남자들도 같이 왼쪽으로 움직여 누가 봐도 그녀를 쉽게 놓아주려는 생각은 없는 거로 보였다.그들은 음흉한 눈빛으로 성혜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이미 약도 샀는데, 우리랑 좀 더 놀까? 약 한 번 더 먹어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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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어떻게 페니 씨도 잊어버릴 수가 있어요!

성혜인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심장이 꼭 무언가에 의해 잡힌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다.반승제는 호텔 방향으로 걸어갔고, 그녀는 그의 뒤를 따라 걸을 수밖에 없었다.길을 가다 말고 반승제가 우뚝 멈춰서, 성혜인은 그의 등에 부딪히게 됐다.그가 화를 낼까 두려웠던 성혜인은 서둘러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렸다.방에 돌아와 그녀는 반승제에게 진통제를 건네주었다.“여기 진통제입니다.”하지만 반승제는 진통제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받지 않았다.“손에 난 상처부터 처리해요.”말을 끝마치고, 그는 곧바로 침실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성혜인은 거실 소파로 걸어가 약상자를 꺼낸 다음, 힘겹게 자신의 손바닥에 약을 발랐다.고생하며 사 온 진통제는 테이블 위에 그대로 둔 채 말이다.소독을 끝마치고 약을 바른 후, 그녀는 소파 한쪽에 기댔다.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성혜인은 얼마 안 지나 그렇게 잠이 들었다.그날 밤, 그녀는 꿈을 꾸었는데 다름 아닌 반승제가 싸우는 꿈이었다.꿈속에서 그는 아주 노련한 기술로 주먹을 날리고 있었고, 성혜인이 그를 말리려는데 귀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어려서부터 내 일에 참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그 순간 성혜인은 꿈에서 깨고 말았다. 이마에는 온통 식은땀으로 가득 찼고 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 뒤로 그녀는 다시 잠이 들 수 없었다. 반승제가 고백한 그 날 밤, 세상 어느 누가 좋아하는 여자를 이틀이나 가둬놓고 못살게 군 뒤 고백하는 남자가 있냐 속으로 생각하며 성혜인은 그저 반승제가 우습게 느껴졌다. 심지어 정신병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말이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반승제는 좋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대해준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부대 안에서 거친 사내들과 어울리며 배운 것은, 그가 말한 것처럼 “좋아하면 하는 것”일 테다.말이 너무 저속해 반승제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진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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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아쉬운 듯한 기분

임경헌은 하마터면 컵에 머리를 맞을 뻔하고 서둘러 자리에서 물러갔다.난처했던 성혜인은 그 장면을 보고 놀라, 임경헌을 따라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이리 와봐요!”화가 난 반승제는 한껏 차가워진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성혜인도 몸이 굳어지고 말았다. 머리가 지끈지끈했지만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려세우며 쓴웃음을 지었다.“네? 대표님?”반승제는 그녀를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생긴 건 확실히 괜찮지만, 내가 사무실에서 그런 짓을 할 정도는 아닌데. 내 스타일이 아니야... 그러니 확실히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 거야.’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피식 코웃음을 쳤다.“해고되셨습니다. 다시 돌아올 필요 없어요. 재무부에 가서 월급 타가세요.”그러더니 반승제는 이내 인사부에 전화를 걸었다.“새 비서 뽑아줘요.”그 말을 들은 인사부 직원은 조금 어리둥절해졌다. 왜냐하면 온 회사 사람들이 반승제가 디자이너에게 빠져 그녀를 심인우를 대신할 비서로 고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비서를 바꾼다고?’그래서 그는 서둘러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그 심 비서님은요?”반승제는 그제야 아침에 자신을 비서라고 칭하며 온 남자가 떠올랐다.당시 반승제는 어째서인지, 심인우가 들어오자마자 페니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해고했다.그러나 이제 페니라는 사람은 완전히 반승제의 곁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그 사람더러 오라고 해요.”전화를 끊고, 그는 성혜인이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왜 아직도 안 가요?”그제야 정신을 차린 성혜인은 급히 몸을 돌렸다.하지만 걸음이 아주 느린 게, 마치 그가 다시 불러줬으면 하는 모양새였다.그렇게 성혜인은 BH그룹 건물 밖에 이르러서까지, 결국 아무런 부름도 받지 못했다.공교롭게도 그때, 성혜인은 심인우와 마주쳤다. 그는 웃는 듯 마는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페니 씨, 대표님께서 저더러 다시 출근하라 하시네요.”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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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저는 뭘 드릴만 한 조건이 아닙니다

성혜인은 문전박대를 당하고 또 문을 두드렸지만, 안유결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그러자 그녀는 목청을 높여 말했다.“감독님, 저는 감독님과 협력하러 왔습니다.”안에서 술을 따르고 있던 안유결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코웃음을 쳤다.‘협력하겠다고?’“감독님, 도라희 씨와의 일은 감독님께서 억울한 누명을 쓴 거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와드리고 싶어요. 만약 감독님께서 평생 이곳에 숨어 살고 싶으시다면, 저도 지금 당장 돌아가 보겠습니다.”그녀가 말을 끝마치자, 안에서는 술병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문이 다시 열렸다.안유결은 문 뒤에 서서 조금 흥분된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쪽은?”성혜인은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저는 S.M의 사장 성혜인이라고 합니다. 회사가 비록 아직 초보적인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감독님을 도와드릴 능력은 있습니다.”안유결은 명함을 받아들더니 문을 활짝 열었다.그러나 집안은 너무나도 어수선했다. 3평 남짓한 공간에는 작은 침대와 2인용 소파만 놓아도 꽉 찼다.그 외에도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그 위에는 온통 술이 놓여 있었고, 옆에 있는 통 안에는 더러운 옷들이 잔뜩 쌓여있었다.안유결은 침대에 앉았고 성혜인과 장하리는 소파에 앉았다.“어떻게 도와주시려고요?”“감독님, 도와드리는 데는 조건이 있습니다.”안유결은 그녀를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 마치 성혜인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가 없는가를 가늠하듯 말이다.성혜인은 당당하게 그의 시선을 받아들였다.현재 별수가 없었던 안유결은 옆에 있던 술잔을 갖고 와 또 술을 따랐다.“보시다시피, 저는 뭘 드릴만 한 조건이 아닙니다.”“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감독님의 재능입니다. 만약 제가 감독님을 도와 전처와의 일을 해결해드린다면, 감독님은 앞으로 우리 회사의 감독님이 되셔야 합니다. 저희가 준비한 시나리오만 받으시면서요.”성혜인은 이 말을 하며 일부러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벽에는 온통 최근 몇 년 사이 흥행한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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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안유결의 결심

그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화가 난 탓인지 눈동자도 조금 충혈된듯했다.성혜인은 계약서를 갖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감독님은 영원히 도라희 씨가 준 수모를 기억하시면 됩니다.”“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너무 흥분한 나머지 안유결은 말을 끝마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성혜인은 주변을 살펴보았고 코끝에는 온통 술 냄새로 가득했다.“싸우기 전에 일단 먼저 몸부터 잘 추스르세요. 술 같은 건 마시지 말고요.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안유결의 얼굴은 순간 시뻘게졌다. 누명을 덮어쓰기 전에, 그는 늘 충실하고 건강한 나날을 보냈다.하지만 현재 이 좁은 골목에서 살며, 그는 언제나 도라희의 팬에게 발각될 걱정으로 전전긍긍했다. 이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그는 술로써 자신을 마비시켰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알겠습니다.”성혜인의 굳건한 눈빛으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주었다.“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감독님께 연락할 겁니다.”말을 끝마치고, 성혜인은 곧바로 자리를 떴다.긴 골목을 벗어나서야 그녀는 공기가 많이 맑아진 것 같다고 느껴졌다.값싼 향수 냄새, 하수구에서 나는 쓰레기 냄새, 그리고 술 냄새는 골목 전체에 퍼져있었다. 오늘 직접 와서 보지 않았다면, 성혜인은 제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차에 올라탄 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장하리는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돌아오는 길에 성혜인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그건 병원에서 걸어온 전화였다. 내용은 다름 아닌 차유하가 깨어났고 경찰이 증거를 수집하러 갔는데, 성혜인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묻는 것이었다.“합의 같은 건 절대 보지 않겠습니다. 법정에서 내린 판결이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전화를 끝마치자, 이내 도라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성혜인 씨는 정말 아버지의 유골에는 관심조차 없나 보죠? 내가 사료에 섞어서 돼지한테 먹여도 두렵지 않은가 봐요?”성혜인은 옆에 기대 손끝을 약간 떨더니 피식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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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미움을 산 대가

도라희는 연예계의 사람이다 보니 진정한 재벌 가문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따라서 성혜인이 반씨 집안과 약간의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 리 없었다.그녀는 두 팔을 끼고 오만한 자세로 서 있었다.“성혜인 씨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나 본데, 나한테 미움 사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요?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만약 나랑 싸우겠다면, 다음은 무릎 꿇는 것처럼 쉽지 않을 거예요.”도라희는 인기가 없는 배우들을 대할 때에도 이런 수작을 부렸다.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말이다.하필이면 인터넷에 도라희의 팬들도 많아, 인기가 없는 배우들은 전혀 그녀를 상대하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그만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차유하 씨의 일은 제가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라희는 자신의 한정판 가방을 들어 성혜인을 내리치려 했다.그러자 성혜인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내 그녀는 발로 도라희를 배를 힘껏 찼다.도라희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멀리 떨어져 나갔다.이윽고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떨리는 손가락으로 성혜인을 가리키며 말했다.“감히 날 때려? 너 내가 얼마나 많은 팬이 있는지 몰라?”성혜인은 우스워하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죄송한데, 진짜 몰라서요.”도라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너 딱 기다려!”도라희는 차로 돌아가더니 곧바로 자신의 SNS를 켰다. 그녀의 SNS에는 50만 명의 팔로워가 있었는데, 모두 열정적인 팬들이라 그녀가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밑에 댓글을 달며 도라희의 안부와 정신건강을 걱정하며 묻곤 했다.도라희는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 지인에게 진단서를 떼달라고 부탁하고, 그 진단서를 찍어 SNS에 올렸다.「세상에 정말 이렇게 막무가내인 여자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단지 가족을 대신해 사과하러 갔을 뿐인데, 결국 저에게 손찌검하더군요.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던 그때의 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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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존엄성을 짓밟는 것

“안유결, 아직도 모르겠어? 이런 말 해봤자 아무런 소용 없어. 누구도 당신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당신은 그저 버림당한 불쌍한 벌레에 지나지 않아.”“분명히 네가 그 여자 연예인을 매수하고, 의사까지 매수해서 내가 가정폭력을 저질렀다고 했잖아! 독한 것, 내가 귀신이 되어서도 너는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다!”그가 분노하며 소리지를 수록, 도라희는 더욱 기뻐했다.하지만 이내 뭔가 미심쩍다는 것을 느낀 도라희가 옆에 있던 보디가드를 부르며 물었다.“저 사람 몸 다 수색해봤어?”만약 핸드폰이나 녹음기 같은 게 있다면 일이 복잡하게 될 테니 말이다.그녀는 매번 사람을 시켜 안유결을 위협할 때마다 이 점을 주의했었다. 때문에 안유결은 여태껏 아무런 약점도 잡지 못했다.“이미 다 수색해보았습니다. 핸드폰과 녹음기는 이미 저희가 다 버렸습니다.”그 말에 도라희는 순식간에 화가 몰려왔다.‘정말 녹음기를 준비했던 거야?’도라희는 또 한 번 안유결의 얼굴을 걷어찼다. 날카로운 그녀의 하이힐 굽에 맞은 안유결은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보호하며 잔뜩 몸을 웅크렸다. 눈빛은 온통 굴욕감으로 찬 채 말이다.“안유결, 지금 쓰레기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다시 여론을 뒤집으려고? 그건 다음 생에나 꿈꾸시지!”말을 끝마치고 그녀는 몸을 돌려 자신의 보디가드에게 말했다.“잘 좀 처리해봐, 적어도 한 달은 침대에 누워있게 말이야. 어디 또 한 번 덤벼들 생각할 수 있나 없나 보자고! 이런 쥐새끼는 평생 캄캄한 하수구에 숨어 살아야 해!”“알겠습니다!”이윽고 주먹과 발길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안유결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고, 도라희는 멀지 않은 곳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한 시간 후, 폭력이 그제야 천천히 멈추기 시작했다.도라희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맞은 안유결을 혐오에 찬 눈빛으로 힐끗 바라보았다.“밖에 내다 버려! 죽게 만들어서는 안 돼, 이 빌어먹을 놈이 전에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거든. 일단 죽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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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내가 왜 전에 키스했었나요?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성혜인은 반승제의 차와 마주쳤다.반승제의 차는 한 골목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는데, 차 유리가 누군가에 의해 깨진 상태였다.순간 마음이 덜컹한 성혜인은 서둘러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누구도 받지 않았다.그녀는 또 심인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심인우는 오늘 밤 반승제가 직접 운전해 호텔로 돌아갔다고 알려주었다.성혜인은 곧장 차에서 내려 곰곰이 생각하더니, 그 골목길을 따라 안으로 걸어갔다.골목 깊은 곳은 축축했고, 불빛도 깜빡 거리는 게 몇 년 동안 수리를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바닥에는 쓰러진 몇 명의 남자들과 함께 피가 낭자하게 흐르고 있었다.그걸 본 성혜인은 다리가 나른해졌다. 그러던 그때, 총알 한 발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성혜인은 그대로 굳어져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오자 그녀는 깜빡거리는 가로등 아래 벽에 기대섰다.총알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쳐지나 등 뒤에 있는 벽에 꽂혔다.놀란 성혜인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특히 총을 든 남자가 반승제라는 걸 발견하고 말이다.반승제는 성혜인이 이곳에 있을 줄 몰랐다. 그녀임을 알아차렸을 때, 총알은 다행히도 성혜인을 비껴갔다. 그렇지 않았다면 성혜인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성큼성큼 걸어와 성혜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단지 이렇게 많은 시신을 보고 놀란 것이라 여기고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뭐하러 왔어요?”“대표님, 다치신 데 없으시죠?”반승제는 흠칫하며 총을 더욱 꽉 잡았다.‘정말 이상한 여자야. 분명히 이 광경이 매우 무서울 텐데... 바닥은 온통 피고 심지어 자신은 총에 맞아 죽을 뻔했는데, 나한테 다친 데는 없냐고 물어?’보통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일찍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심지어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반승제를 악마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이름이 페니라고 했나?”성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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