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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내 일에 참견하는 겁니까?

성혜인은 입을 꾹 다문 채, 몸을 돌려 거실로 돌아갔다.

그러더니 그녀는 고개를 돌려 침실 쪽을 바라보았다.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아 틈새로 옅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거실의 불은 꺼져 깜깜한 상태였다. 다행히도 소파가 크고 에어컨이 있어 춥지 않았다.

그녀는 쿠션을 머리 아래에 베고 누워, 그렇게 잠이 들었다.

하지만 반승제는 머리가 너무 아파 쉽사리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 심지어 현기증이 동반되는 것 같기도 했다.

“페니 씨.”

그가 부르자 성혜인은 순간 잠에서 벌떡 깨어났다. 침실 입구에 도착하자 그녀는 반승제가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누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진통제 있어요?”

그녀가 방 안에 들어가 약상자를 살펴보았으나 진통제는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약방에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 시간대에 문을 여는 약방은 극히 적었지만, 반승제가 이리 아파하는 것을 본 성혜인은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지금의 제원은 이미 겨울에 들어섰다. 그녀는 목도리를 꽁꽁 감싸고 호텔을 나선 후 근처 작은 길로 걸어갔다.

다행스럽게도 그곳의 약방은 아직 문을 닫기 직전이었다.

성혜인이 두 통의 진통제를 구매하고 떠나려는데, 몇 명의 술 취한 남자들이 비틀대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몇 발자국 물러서며 그 사람들과 멀리하려 했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녀의 이쁘장한 외모를 보고는 순간 눈빛을 반짝였다.

이내 그중 두 명의 남자들이 그녀를 에워싸고, 다른 두 남자가 그녀의 뒤에 섰다.

“이쁜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약을 사러 오다니, 혹시 피임약 사러 온 건 아니지?”

시각은 어느새 새벽 2시가 다 되어가 확실히 늦은 시간이기는 했다.

성혜인의 안색은 안 좋게 변하고 말았다. 그녀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남자들도 같이 왼쪽으로 움직여 누가 봐도 그녀를 쉽게 놓아주려는 생각은 없는 거로 보였다.

그들은 음흉한 눈빛으로 성혜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미 약도 샀는데, 우리랑 좀 더 놀까? 약 한 번 더 먹어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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