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헌은 하마터면 컵에 머리를 맞을 뻔하고 서둘러 자리에서 물러갔다.난처했던 성혜인은 그 장면을 보고 놀라, 임경헌을 따라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이리 와봐요!”화가 난 반승제는 한껏 차가워진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성혜인도 몸이 굳어지고 말았다. 머리가 지끈지끈했지만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려세우며 쓴웃음을 지었다.“네? 대표님?”반승제는 그녀를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생긴 건 확실히 괜찮지만, 내가 사무실에서 그런 짓을 할 정도는 아닌데. 내 스타일이 아니야... 그러니 확실히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 거야.’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피식 코웃음을 쳤다.“해고되셨습니다. 다시 돌아올 필요 없어요. 재무부에 가서 월급 타가세요.”그러더니 반승제는 이내 인사부에 전화를 걸었다.“새 비서 뽑아줘요.”그 말을 들은 인사부 직원은 조금 어리둥절해졌다. 왜냐하면 온 회사 사람들이 반승제가 디자이너에게 빠져 그녀를 심인우를 대신할 비서로 고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비서를 바꾼다고?’그래서 그는 서둘러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그 심 비서님은요?”반승제는 그제야 아침에 자신을 비서라고 칭하며 온 남자가 떠올랐다.당시 반승제는 어째서인지, 심인우가 들어오자마자 페니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해고했다.그러나 이제 페니라는 사람은 완전히 반승제의 곁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그 사람더러 오라고 해요.”전화를 끊고, 그는 성혜인이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왜 아직도 안 가요?”그제야 정신을 차린 성혜인은 급히 몸을 돌렸다.하지만 걸음이 아주 느린 게, 마치 그가 다시 불러줬으면 하는 모양새였다.그렇게 성혜인은 BH그룹 건물 밖에 이르러서까지, 결국 아무런 부름도 받지 못했다.공교롭게도 그때, 성혜인은 심인우와 마주쳤다. 그는 웃는 듯 마는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페니 씨, 대표님께서 저더러 다시 출근하라 하시네요.”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성혜인은 문전박대를 당하고 또 문을 두드렸지만, 안유결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그러자 그녀는 목청을 높여 말했다.“감독님, 저는 감독님과 협력하러 왔습니다.”안에서 술을 따르고 있던 안유결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코웃음을 쳤다.‘협력하겠다고?’“감독님, 도라희 씨와의 일은 감독님께서 억울한 누명을 쓴 거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와드리고 싶어요. 만약 감독님께서 평생 이곳에 숨어 살고 싶으시다면, 저도 지금 당장 돌아가 보겠습니다.”그녀가 말을 끝마치자, 안에서는 술병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문이 다시 열렸다.안유결은 문 뒤에 서서 조금 흥분된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쪽은?”성혜인은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저는 S.M의 사장 성혜인이라고 합니다. 회사가 비록 아직 초보적인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감독님을 도와드릴 능력은 있습니다.”안유결은 명함을 받아들더니 문을 활짝 열었다.그러나 집안은 너무나도 어수선했다. 3평 남짓한 공간에는 작은 침대와 2인용 소파만 놓아도 꽉 찼다.그 외에도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그 위에는 온통 술이 놓여 있었고, 옆에 있는 통 안에는 더러운 옷들이 잔뜩 쌓여있었다.안유결은 침대에 앉았고 성혜인과 장하리는 소파에 앉았다.“어떻게 도와주시려고요?”“감독님, 도와드리는 데는 조건이 있습니다.”안유결은 그녀를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 마치 성혜인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가 없는가를 가늠하듯 말이다.성혜인은 당당하게 그의 시선을 받아들였다.현재 별수가 없었던 안유결은 옆에 있던 술잔을 갖고 와 또 술을 따랐다.“보시다시피, 저는 뭘 드릴만 한 조건이 아닙니다.”“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감독님의 재능입니다. 만약 제가 감독님을 도와 전처와의 일을 해결해드린다면, 감독님은 앞으로 우리 회사의 감독님이 되셔야 합니다. 저희가 준비한 시나리오만 받으시면서요.”성혜인은 이 말을 하며 일부러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벽에는 온통 최근 몇 년 사이 흥행한 영화나 드라마의 포스터가
그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화가 난 탓인지 눈동자도 조금 충혈된듯했다.성혜인은 계약서를 갖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감독님은 영원히 도라희 씨가 준 수모를 기억하시면 됩니다.”“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너무 흥분한 나머지 안유결은 말을 끝마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성혜인은 주변을 살펴보았고 코끝에는 온통 술 냄새로 가득했다.“싸우기 전에 일단 먼저 몸부터 잘 추스르세요. 술 같은 건 마시지 말고요.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안유결의 얼굴은 순간 시뻘게졌다. 누명을 덮어쓰기 전에, 그는 늘 충실하고 건강한 나날을 보냈다.하지만 현재 이 좁은 골목에서 살며, 그는 언제나 도라희의 팬에게 발각될 걱정으로 전전긍긍했다. 이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그는 술로써 자신을 마비시켰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알겠습니다.”성혜인의 굳건한 눈빛으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주었다.“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감독님께 연락할 겁니다.”말을 끝마치고, 성혜인은 곧바로 자리를 떴다.긴 골목을 벗어나서야 그녀는 공기가 많이 맑아진 것 같다고 느껴졌다.값싼 향수 냄새, 하수구에서 나는 쓰레기 냄새, 그리고 술 냄새는 골목 전체에 퍼져있었다. 오늘 직접 와서 보지 않았다면, 성혜인은 제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차에 올라탄 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장하리는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돌아오는 길에 성혜인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그건 병원에서 걸어온 전화였다. 내용은 다름 아닌 차유하가 깨어났고 경찰이 증거를 수집하러 갔는데, 성혜인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묻는 것이었다.“합의 같은 건 절대 보지 않겠습니다. 법정에서 내린 판결이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전화를 끝마치자, 이내 도라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성혜인 씨는 정말 아버지의 유골에는 관심조차 없나 보죠? 내가 사료에 섞어서 돼지한테 먹여도 두렵지 않은가 봐요?”성혜인은 옆에 기대 손끝을 약간 떨더니 피식 웃
도라희는 연예계의 사람이다 보니 진정한 재벌 가문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따라서 성혜인이 반씨 집안과 약간의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 리 없었다.그녀는 두 팔을 끼고 오만한 자세로 서 있었다.“성혜인 씨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나 본데, 나한테 미움 사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요?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만약 나랑 싸우겠다면, 다음은 무릎 꿇는 것처럼 쉽지 않을 거예요.”도라희는 인기가 없는 배우들을 대할 때에도 이런 수작을 부렸다.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신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말이다.하필이면 인터넷에 도라희의 팬들도 많아, 인기가 없는 배우들은 전혀 그녀를 상대하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그만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차유하 씨의 일은 제가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라희는 자신의 한정판 가방을 들어 성혜인을 내리치려 했다.그러자 성혜인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내 그녀는 발로 도라희를 배를 힘껏 찼다.도라희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멀리 떨어져 나갔다.이윽고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떨리는 손가락으로 성혜인을 가리키며 말했다.“감히 날 때려? 너 내가 얼마나 많은 팬이 있는지 몰라?”성혜인은 우스워하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죄송한데, 진짜 몰라서요.”도라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너 딱 기다려!”도라희는 차로 돌아가더니 곧바로 자신의 SNS를 켰다. 그녀의 SNS에는 50만 명의 팔로워가 있었는데, 모두 열정적인 팬들이라 그녀가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밑에 댓글을 달며 도라희의 안부와 정신건강을 걱정하며 묻곤 했다.도라희는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 지인에게 진단서를 떼달라고 부탁하고, 그 진단서를 찍어 SNS에 올렸다.「세상에 정말 이렇게 막무가내인 여자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단지 가족을 대신해 사과하러 갔을 뿐인데, 결국 저에게 손찌검하더군요.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던 그때의 트라
“안유결, 아직도 모르겠어? 이런 말 해봤자 아무런 소용 없어. 누구도 당신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당신은 그저 버림당한 불쌍한 벌레에 지나지 않아.”“분명히 네가 그 여자 연예인을 매수하고, 의사까지 매수해서 내가 가정폭력을 저질렀다고 했잖아! 독한 것, 내가 귀신이 되어서도 너는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다!”그가 분노하며 소리지를 수록, 도라희는 더욱 기뻐했다.하지만 이내 뭔가 미심쩍다는 것을 느낀 도라희가 옆에 있던 보디가드를 부르며 물었다.“저 사람 몸 다 수색해봤어?”만약 핸드폰이나 녹음기 같은 게 있다면 일이 복잡하게 될 테니 말이다.그녀는 매번 사람을 시켜 안유결을 위협할 때마다 이 점을 주의했었다. 때문에 안유결은 여태껏 아무런 약점도 잡지 못했다.“이미 다 수색해보았습니다. 핸드폰과 녹음기는 이미 저희가 다 버렸습니다.”그 말에 도라희는 순식간에 화가 몰려왔다.‘정말 녹음기를 준비했던 거야?’도라희는 또 한 번 안유결의 얼굴을 걷어찼다. 날카로운 그녀의 하이힐 굽에 맞은 안유결은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보호하며 잔뜩 몸을 웅크렸다. 눈빛은 온통 굴욕감으로 찬 채 말이다.“안유결, 지금 쓰레기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다시 여론을 뒤집으려고? 그건 다음 생에나 꿈꾸시지!”말을 끝마치고 그녀는 몸을 돌려 자신의 보디가드에게 말했다.“잘 좀 처리해봐, 적어도 한 달은 침대에 누워있게 말이야. 어디 또 한 번 덤벼들 생각할 수 있나 없나 보자고! 이런 쥐새끼는 평생 캄캄한 하수구에 숨어 살아야 해!”“알겠습니다!”이윽고 주먹과 발길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안유결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고, 도라희는 멀지 않은 곳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한 시간 후, 폭력이 그제야 천천히 멈추기 시작했다.도라희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맞은 안유결을 혐오에 찬 눈빛으로 힐끗 바라보았다.“밖에 내다 버려! 죽게 만들어서는 안 돼, 이 빌어먹을 놈이 전에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거든. 일단 죽게 되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성혜인은 반승제의 차와 마주쳤다.반승제의 차는 한 골목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는데, 차 유리가 누군가에 의해 깨진 상태였다.순간 마음이 덜컹한 성혜인은 서둘러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누구도 받지 않았다.그녀는 또 심인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심인우는 오늘 밤 반승제가 직접 운전해 호텔로 돌아갔다고 알려주었다.성혜인은 곧장 차에서 내려 곰곰이 생각하더니, 그 골목길을 따라 안으로 걸어갔다.골목 깊은 곳은 축축했고, 불빛도 깜빡 거리는 게 몇 년 동안 수리를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바닥에는 쓰러진 몇 명의 남자들과 함께 피가 낭자하게 흐르고 있었다.그걸 본 성혜인은 다리가 나른해졌다. 그러던 그때, 총알 한 발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성혜인은 그대로 굳어져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이윽고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오자 그녀는 깜빡거리는 가로등 아래 벽에 기대섰다.총알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스쳐지나 등 뒤에 있는 벽에 꽂혔다.놀란 성혜인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특히 총을 든 남자가 반승제라는 걸 발견하고 말이다.반승제는 성혜인이 이곳에 있을 줄 몰랐다. 그녀임을 알아차렸을 때, 총알은 다행히도 성혜인을 비껴갔다. 그렇지 않았다면 성혜인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성큼성큼 걸어와 성혜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단지 이렇게 많은 시신을 보고 놀란 것이라 여기고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뭐하러 왔어요?”“대표님, 다치신 데 없으시죠?”반승제는 흠칫하며 총을 더욱 꽉 잡았다.‘정말 이상한 여자야. 분명히 이 광경이 매우 무서울 텐데... 바닥은 온통 피고 심지어 자신은 총에 맞아 죽을 뻔했는데, 나한테 다친 데는 없냐고 물어?’보통 사람이 이 광경을 봤다면 일찍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심지어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반승제를 악마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이름이 페니라고 했나?”성혜인은
가슴이 차가웠다. 그중 절반이 밖으로 다 드러나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했다.하지만 그가 또 압박하는 바람에 성혜인은 침을 꼴깍 넘겼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성혜인은 기억을 잃고 누구도 믿지 않는, 심지어 지금 총까지 들고 있는 반승제를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가슴에서는 어느새 축축함과 반승제의 이 놀림이 느껴져 왔다.놀란 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았지만, 먼 곳에는 한 무더기의 시체가 있어 하는 수 없이 급히 시선을 거뒀다.반승제의 머릿결에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났고 등 근육은 잔뜩 성이 난 듯 보였다.그렇게 10분 동안 키스하고 나서야 그는 몸을 일으켜 세워 성혜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그녀의 얼굴을 어느새 새빨갛게 변해, 차갑기만 했던 얼굴에 생기가 도는 듯 했다.“전에도 내가 이렇게 키스했어요?”성혜인은 왠지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임경헌 씨 말을 기억했던 거구나.’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반승제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앞으로는 안 그럴 겁니다.”‘개자식.’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반승제의 뒤를 따랐다. 그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하고는, 창문이 깨진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성혜인의 목도리가 현장에 떨어졌지만, 이미 바닥에 있는 피가 묻은 탓에 다시 줍지 않았다.반승제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침을 한번 삼켰다.‘그래도 보는 눈은 있었나 보네, 적어도 입에 침이 마를 정도니까.’그는 긴 손가락으로 핸들을 꽉 잡고는 시선을 거두고 가속페달을 밟았다.성혜인은 밖에 서서 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이런 변태의 낭만적인 자극은 쉽게 사람을 흐리게 만든다니까.’그녀는 등을 뒤로 기대 한동안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야, 차를 몰고 포레스트로 향했다.10시가 되자, 도라희는 또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성혜인 씨, 인제 보니 정말 나랑 좋게 얘기할 마음이 없나 봐요? 좋아요. 조금 이따 당신 아버지 유골을 하수구에 버리겠어요. 그리고 인터넷에 성혜인 씨
하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올바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았다. 특히 그 녹취록 안에 있는 발길질 소리들로 보아, 안유결이 얼마나 심한 폭력을 당했는지 알 수 있었다.도라희는 분명 자신이 먼저 바람을 피워놓고, 되레 뻔뻔하게도 안유결이 자신에게 가정폭력을 가했다고 말했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못될수가 있지? 정말 못 들어주겠네. 안 감독님이 너무 안됐어.」「듣는 내가 다 도라희를 한 대 치고 싶네. 안 감독님의 명예, 사업, 돈 모두 가로채 가놓고는 세상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하다니!」「보통 사람이 이렇게 괴롭힘을 당했다면 일찍 자살하고 말았을 거야. 도라희 이 여자 정말 독하네. 퉤! 이름 석 자 올리는 것도 더러워!」인터넷은 곧 욕설로 가득 찼고,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한편 도라희는 자신이 또 폭행을 당했다고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사람들은 또 매번 도라희의 드라마가 방영될 때 마다 안유결이 욕을 먹은 일을 떠올렸다. 그녀의 드라마가 전부 가정폭력에 연관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독한 여자! 살길을 내어주지도 않으면서 남을 밟고 올라서려 하다니!」「이런 여자를 만나다니, 안 감독님 재수가 없으셔도 너무 없으시네요!」「도라희는 연예계에서 나가라! 우리 눈앞에서 꺼지란 말이야! 여러분, 우리 도라희의 모든 작품에 보이콧합시다!」「보이콧!」사람들은 연신 도라희에게 욕을 퍼부었고, 놀란 도라희는 감히 집 밖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서둘러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안유결에게 연락을 취했다.현재 그녀를 구해 줄 사람은 오직 안유결뿐이었다. 여론도 모두 안유결이 일으킨 것이기 때문에 그가 직접 나서줘야 이 상황이 가라앉을 수 있었다.“여보, 내가 정말 잘못했어.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지마, 응? 지금 당장 게시물 삭제하고 나한테 유리한 글을 올려. 그리고 지금 당장 재혼해서 앞으로 둘이 행복하게 잘 지내자. 당신 감독 계속하고 싶은거 아니야? 내가 최대한 힘 써서 당신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