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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안유결의 결심

그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화가 난 탓인지 눈동자도 조금 충혈된듯했다.

성혜인은 계약서를 갖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감독님은 영원히 도라희 씨가 준 수모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

너무 흥분한 나머지 안유결은 말을 끝마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성혜인은 주변을 살펴보았고 코끝에는 온통 술 냄새로 가득했다.

“싸우기 전에 일단 먼저 몸부터 잘 추스르세요. 술 같은 건 마시지 말고요.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안유결의 얼굴은 순간 시뻘게졌다. 누명을 덮어쓰기 전에, 그는 늘 충실하고 건강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현재 이 좁은 골목에서 살며, 그는 언제나 도라희의 팬에게 발각될 걱정으로 전전긍긍했다. 이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그는 술로써 자신을 마비시켰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성혜인의 굳건한 눈빛으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주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감독님께 연락할 겁니다.”

말을 끝마치고, 성혜인은 곧바로 자리를 떴다.

긴 골목을 벗어나서야 그녀는 공기가 많이 맑아진 것 같다고 느껴졌다.

값싼 향수 냄새, 하수구에서 나는 쓰레기 냄새, 그리고 술 냄새는 골목 전체에 퍼져있었다. 오늘 직접 와서 보지 않았다면, 성혜인은 제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차에 올라탄 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장하리는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성혜인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그건 병원에서 걸어온 전화였다. 내용은 다름 아닌 차유하가 깨어났고 경찰이 증거를 수집하러 갔는데, 성혜인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묻는 것이었다.

“합의 같은 건 절대 보지 않겠습니다. 법정에서 내린 판결이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전화를 끝마치자, 이내 도라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

“성혜인 씨는 정말 아버지의 유골에는 관심조차 없나 보죠? 내가 사료에 섞어서 돼지한테 먹여도 두렵지 않은가 봐요?”

성혜인은 옆에 기대 손끝을 약간 떨더니 피식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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