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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사소한 흔들림

전화가 망설임 없이 끊어지자, 성혜인은 어쩔 수 없이 가구를 들이기로 했다.

가구 역시 모두 그녀가 직접 고른 것들이었는데, 일찍이 업체와 가격을 상의했었다.

그녀는 현장에 있으며 가구들을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가구를 전부 옮기려면 3일 정도가 걸릴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반승제가 현장에 와서 볼 때면, 네이처 빌리지의 공사 건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성혜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3일 뒤, 그녀는 또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성혜인을 해고하겠다고 얘기한 뒤로, 3일 동안 한 번도 반승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의 전화를 받았을 때, 반승제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네이처 빌리지에 가봐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조금 기다려요.”

조금만 기다리라는 반승제의 말에 성혜인은 그가 곧 현장에 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가 네이처 빌리지 입구에서 장장 3시간을 기다려 거의 얼음 조각상이 될 뻔하고 나서야 반승제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또 이날 마침 눈이 내려 그는 우산을 들고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입구에 서 있던 성혜인은 추위에 얼어 코끝이 새빨개졌고 몸도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

이윽고 반승제는 우산을 접어 차에 넣고는 그녀의 앞에 다가서며 말했다.

“갑시다.”

추위에 떨며 성혜인은 이를 덜덜 떨었고 발도 굳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반승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성혜인도 힘겹게 그를 따라나섰다.

문은 전자식으로 설계된 양문이었다.

“대표님, 비밀번호를 설정하셔야 합니다.”

말할 때마다 그녀는 추위에 이를 벌벌 떨었다. 볼도 어느새 새빨개진 상태였다.

반승제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러자 성혜인은 그가 비밀번호를 훔쳐볼까 걱정해서 그러는 줄 알고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반승제는 자신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설정했다.

집안에 들어서서, 그는 훌륭하게 설계된 내부를 보며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성혜인도 그를 따라 걸었다.

“대표님, 마음에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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