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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차갑게 식은 마음

성혜인은 아직도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두 명의 도우미에게 이끌려 한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반재인은 아직도 산산이 부서진 물건들을 짓밟으며 화풀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방안으로 들어온 여자를 발견한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

‘이게 누구야? 나를 이 꼴로 만든 반승제의 여자 아니야?’

반재인은 상기된 얼굴로 한쪽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물었다.

“반승제는 어떡하고 이 여자를 잡아 왔어?”

반재인은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반승제가 기억을 잃었다는 것도 당연히 몰랐다.

“반승제 씨의 머리에 문제가 생겨서 여러 사람을 잊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여자도 포함해서요. 조금 전에는 직접 마음에 들면 선물로 준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반승제의 짧은 말 한마디는 이렇듯 성혜인의 인생을 망쳐버리고 말았다.

경호원의 말을 들은 성혜인은 피식 웃었다. 씁쓸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서운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반승제는 늘 이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보잘것없는 쓰레기라도 되는 듯이... 성혜인은 수도 없이 반승제에게 버림받았었다. 그런데도 가끔 선심 쓰듯 베푸는 친절에 설렜다니, 성혜인은 그런 자신이 너무 우습고 답답했다.

이 순간 성혜인의 마음은 결국 차갑게 식고 말았다. 이제는 반승제를 다시 떠올린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반재인은 반승제가 성혜인을 잊었다는 말에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그녀의 머리채를 확 잡아당겼다.

가만히 서서도 비틀대던 성혜인은 전혀 반항하지 못했다.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픈 것이 진통제를 먹지 않은 것만 같았다.

반재인은 성혜인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어서는 소파 앞으로 갔다.

“이야~ 나한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 반승제도 참 무심하지, 한때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여자를 내쳐버리다니 말이야.”

반재인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장난감을 집어 들었다. 이는 남자구실을 못 하는 그를 대신해 먼저 잡혀 온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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