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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이기적인 사람

성혜인은 휴지를 뽑아서 반승혜에게 건네줬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내치고 말았다.

“승제 오빠는 아직도 페니 씨가 누군지 모르죠? 사람 속이는 거 재밌어요? 오빠를 불륜남으로 만드니까 재밌냐고요! 두 사람 이혼까지 했다면서 오빠가 알게 될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 아니, 페니 씨는 애초에 자기 생각밖에 안 했죠? 그러니까 오빠 몰래 이런 빅엿을 준비했겠죠... 역시 성씨 집안사람은 하나같이 이기적이네요.”

반승혜는 흐느끼면서 밖으로 달려 나갔다. 성혜인도 뒤따라 나가기는 했지만 엘리베이터 문에 가로막혀 결국 쫓아가지 못했다.

반승혜는 오늘 큰 용기를 내서 성혜인을 찾아온 것이었다. 원래는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정리했었지만, 사무실 문을 열어 낯선 모습의 그녀와 마주한 순간 수치심이 확 솟아올라 이성이 가출하고 말았다.

그녀는 차에 돌아간 다음에도 한참이나 흐느꼈다. 반승제가 기억을 되찾자마자 바로 진실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녀는 반승제가 계속 성혜인에게 속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이때 반승혜의 핸드폰이 짧게 울렸다. 성혜인에게서 문자가 온 것이었다.

「미안해요, 승혜 씨. 저도 마음 같아서는 알려주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찌질한 변명이야...’

성혜인의 문자를 보고 나니 반승혜는 더욱 정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두 사람은 여러 번 만났었다. 반승혜가 성혜인에게 ‘새언니’의 뒷담화를 한 횟수만 해도 두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분명 나를 바보라고 생각했겠지? 본인 앞에서 뒷담화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반승혜는 결국 서러움이 터져 목 놓아 울었다.

같은 시각, 성혜인은 난감한 표정으로 미간을 누르며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사무실 안에 들어선 장하리는 그녀의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바로 위로 삼아 말을 걸었다.

“사장님, 제가 점심 식사를 준비해 드릴까요?”

“대본 일은 어떻게 됐어요?”

“조금 전 이미 알아보러 갔으니, 지금쯤 직원들이 성원예대에 도착했을 거예요.”

성주대학교의 예술대학은 영화의 요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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