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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반승제의 장난감

성혜인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사람이 바랄 걸 바라야죠. 이 말은 나보다는 윤단미 씨한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윤단미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유리를 힘껏 두드리면서 외쳤다.

“야! 이 쓰레기 같은 년아! 난 이런 짓을 하고도 부모님께 사랑받을 수 있지만 넌 아니야! 넌 자기가 어디에서 온 지로 모르지! 잡종! 더러운 잡종! 반승제한테 버림받은 잡종!!!”

성혜인은 덤덤한 표정으로 수표에 10억이라는 숫자를 적었다.

“윤단미 씨는 곧 출국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평생 귀국을 제한받게 되겠죠. 앞으로 제원에서 만날 일은 없겠네요.”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짓을 하는데?! 난 아직 지지 않았어!”

윤단미는 결국 감정이 격해져서 경찰에 끌려가고 말았다. 성혜인은 비참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녀가 눈앞에서 사라졌는데도 마음도 전혀 편하지 못했다.

윤단미가 감옥에 가는 것은 단연 최고의 결말일 것이다. 하지만 성혜인은 그녀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풀어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돈까지 주게 생겼다. 그러니 오죽 서러웠겠는가?

성혜인은 어두운 안색으로 경찰서를 나섰다. 하필이면 이때 그녀는 경찰서 안에 있던 설우현과 마주쳤다.

설우현은 회색 코트에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성혜인은 코너를 돌다가 그의 품에 부딪혔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성혜인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그리고 시선을 숙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페니 씨?”

“아, 안녕하세요...”

성혜인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설우현이 왜 경찰서에 있는지 궁금한 표정으로 말이다. 그녀의 호기심을 보아낸 설우현은 길가에 세워져 있는 차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제원의 도둑들은 참 대담하더라고요. 차 바퀴까지 도둑 맞힐 수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성혜인은 당연히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설우현의 차를 힐끗 봤다. 설우현의 롤스로이스는 바퀴 네 개가 모두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로고까지 뽑힌 것을 보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을 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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