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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돌팔이 의사

의사는 진찰 결과가 확실히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다소 어이가 없었다.

“아마 반 대표님은 그 여성분께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계시나 봅니다. 그래서 긴장되는 것일 수 있어요.”

반승제의 표정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돌팔이 의사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렇게 밖으로 나가다 때마침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세운과 마주쳤다.

진세운은 그를 아래 우로 훑어보며 물었다.

“어때?”

하지만 반승제는 그를 무시한 채 쓱 지나가 버렸다.

진세운은 그제야 반승제가 기억을 잃어 자신이 누군지 알지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는 수 없이 진세운은 방 안으로 들어가 의사에게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머리 부상에 의한 후유증 외에는 아주 건강하네.”

그의 말에 진세운은 조금 의아해졌다. 반승제가 직접 병원에 찾아올 정도면 분명히 몸에 불편을 느껴서일 테니 말이다.

“증상은 어떻답니까?”

의사는 갑자기 말을 하지 않고 몇 초 동안 망설이더니, 비로소 우물쭈물 한마디를 뱉었다.

“진 선생, 내가 보기에 이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서 비롯된 증상과 비슷하네. 심장이 빨리 뛰고, 긴장한 탓에 손바닥에 땀이 나고, 아마도 너무 흥분해서 약간 어지러운 것일 수도 있어.”

그러자 진세운은 살짝 눈썹을 추켜올리며 피식 웃었다.

“승제가 어떻게 말하던가요?”

“반 대표님은 그냥 나가셨어. 이걸 믿지 못하는 모양이셔.”

정말 믿을 수 없는 반응이었다. 좋아한다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감정 아닌가?

‘승제가 이런 감정조차 모른다고?’

그 시각, 반승제는 이미 병원을 떠난 뒤였다. 바깥의 찬 바람이 몸에 닿자, 그는 갑자기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승제는 담배 한 대를 꺼내 피우려고 했다. 그러나 몸은 여전히 조금 전 성혜인이 안겨준 즐거움에 잠겨 있었다.

한번 경험해보니, 더욱 맛보고 싶은 즐거움이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히 예전의 기억을 잃어버렸는데, 이상하게도 부대에 있을 적의 기억은 아주 또렷이 남아있었다.

한 무리의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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