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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큰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 거야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이 떠난 후, 그녀는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배윤수의 뒤를 따랐다.

배윤수는 올해 50세로 더는 젊은 나이가 아니었다. 구레나룻의 머리카락도 모두 희게 변했다.

사무실 가는 길에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모두들 깍듯하게 배윤수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나 배윤수의 개인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얼굴에 있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턱으로 의자를 가리키며 박예진에게 앉으라는 표시를 줬다.

박예진은 올해로 22살로 대학교 3학년 학생이 되었다.

그녀는 천천히 한 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고, 두려움에 두 다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아까 페니 씨 만나러 갔지? 대본은 줬어?”

“줘... 줬습니다.”

말을 끝마친 박예진은 어깨를 한껏 움츠렸다. 배윤수를 감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배윤수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예진이 뭐 다른 말은 하지 않았겠지?”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박예진은 놀래 흠칫 떨었다.

“아뇨, 아무것도 안 말했습니다.”

배윤수는 피식 웃더니 이내 몸을 숙여 그녀를 확 끌어안았다.

“넌 아직 최고가 아니야. 페니는 대단하다고 할 인물이 아니라 영화계에 큰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 거야. 대본 주니까 그쪽에서 뭐래?”

박예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페니 씨는 그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저더러 다시 수정하라 했어요.”

배윤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콧방귀를 꼈다.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겠지. 내가 대본을 준 건 그저 설씨 가문 아들 체면을 봐서 어쩔 수 없이 준거니까. 넌 그저 대충 수정하고 보내면 돼, 네가 고친 게 마음에 안 들도록 말이야.”

말을 끝마친 다음, 그는 자신의 손을 박예진의 다리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그녀는 또 한 번 흠칫 떨었다.

배윤수는 그녀가 이토록 자신을 무서워하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그는 다리에서 손을 거둬 다시 그녀의 목덜미에 대고, 계속 아래로 내려가 어깨뼈를 만졌다.

“예진이 최근 살 좀 빠진 것 같네, 돌아가서 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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