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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정신병원에 데려가 보세요

이어 박주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락해보니 역시 배 교수님이 받으시더라고. 말로는 우리 예진이 성적이 아주 좋대. 줄곧 1등을 놓치지 않는다면서 말이야. 배 교수님도 많이 보살펴주시는 것 같은데 쟤가 어떻게 나쁜 물이 들겠어. 우리 집에도 어렵사리 성주대 학생이 나왔잖아. 나는 야근하는 것도 막 기쁘지 뭐야? 최근 심사가 잦아서 많이 힘들긴 하지만, 동료들이 예진이가 성주대 학생이라는 말을 듣고 모두 부러워하더라고. 나중에 졸업하면 분명히 큰돈을 벌 수 있을 거야, 우리 예진이는.”

그 말을 들은 박예진은 몸에 무형의 족쇄가 채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벽을 짚고 천천히 쪼그려 앉아 울려고 했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때, 김애은이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를 보고는 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밖에서 뭐 해? 네 아빠도 이미 돌아오셨는데 왜 아직도 꾸물거리고 있어? 이따가 그 6000원 어떻게 쓸 건지 잘 말해봐.”

박예진은 묵묵히 걸어 들어갔다.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에서 그녀가 문을 닫자, 틈새로 새어 나오던 불빛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렇게 그녀는 불이 켜진 ‘상자’ 속에 갇혀 방향을 잃었다.

...

아침 일찍 깨어난 성혜인은 대충 아침을 먹고 가방을 들어 집 문을 나섰다.

회사에 도착해 사무실 의자에 앉자, 심인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페니 씨, 대표님께서 돌아오라네요...”

어젯밤 결재한 서류를 막 보낸 성혜인은 그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올랐다.

“대표님 무슨 병 있는 거 아니에요?! 심 비서님, 저 정말 농담 하는 거 아닙니다. 한번 정신병원에 데려가 보세요. 대표님이 머리를 다치시더니 바보가 된 게 틀림없어요!”

심인우는 놀라 손을 흠칫 떨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통화가 스피커 모드로 켜져 있어 성혜인의 욕설은 훤히 다 들렸다.

심지어 한글자 한글자 너무 똑똑하게 들려, 사무실에서는 메아리가 울렸다.

심인우는 서둘러 성혜인에게 눈치를 줬다.

“페니 씨, 이곳으로 돌아오는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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