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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화해하자는 건가?

박주완은 그녀를 발로 걷어차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예진이한테 전화를 걸어서 세 대본에 대한 얘기를 했어요. 교수님, 제가 교수님을 가장 신뢰하는 거 아시죠? 만약 누가 예진이 대본을 하나라도 사 간다면 그 사람은 우리 집의 큰 은인이 될 겁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점점 말을 안 듣는 것 같아요, 우리 몰래 연애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어휴, 도대체 어떻게 애를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랑 아내는 고생도 많이 하고 배움도 없어서...”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박예진은 바닥에서 일어나 박주완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아아악!!!”

그녀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그 광경을 본 김애은과 박주완은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정말이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들의 딸이라고는 전혀 믿을 수 없었다.

제 자리에 얼어붙은 두 사람을 뒤로하고, 박예진은 자신의 핸드폰을 빼앗아 밖으로 도망갔다.

이내 정신을 차린 박주완은 그녀의 그림자에 대고 마구 손가락질했다.

“쟤가 단단히 미쳤어, 지금 교수님이랑 전화하고 있는 게 안 보여?! 이게 대체 무슨 태도야! 교수님이 오해하시면 너 어쩌려고 그래!”

곁에 있던 김애은도 조급해져 박예진을 잡으러 따라 나갔다.

그러나 박예진은 이미 평소에 자주 오던 서점에 도착한 뒤였다. 그곳에는 무료로 제공하는 종이와 펜이 있었다.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성혜인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오직 하나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바로 그 세 대본을 전부 줄 테니, 전제는 성혜인이 배윤수를 패가망신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편지의 끝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페니 씨, 페니 씨한테 이렇게 비는 게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빌어볼게요. 저는 정말 더는 살고 싶지 않아요. 그 세 대본은 제가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대본이자 줄곧 어디 내놓고 싶어 하지 않은 ‘아이’였어요. 하지만 저는 페니 씨가 그것들을 잘 대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만약 돈을 벌게 된다면, 그 돈들은 모두 저희 엄마 아빠께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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