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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그녀의 부담감

반승제는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모습에 임경헌도 두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설득을 계속했다.

“페니 씨가 좋아하는 사람은 남편처럼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어요. 반대로 형은 너무 잘났으니까 부담감이 들었겠죠. 그러니 속상해할 필요 없어요.”

“내가 어딜 봐서 속상하다는 거야? 그따위 여자가 뭐라고.”

반승제는 담담한 표정으로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다 말고 무언가 생각났는지 그는 또다시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페니는 이혼했어. 그 남자도 이제는 버림받은 전남편일 뿐이지.”

반승제는 차에 올라탔다. 성혜인의 문자 한 통에 영화관까지 달려온 자신이 우스운지 피식 웃으면서 말이다.

그는 또 가슴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아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그렇게 호텔에 도착한 다음 온시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화 매출액이 6000억 원을 넘길 것 같다면서 말이다.

“축하해, 승제야. 너랑 페니 씨, 투자 금액의 5배는 벌 것 같네.”

반승제의 신경은 ‘페니’라는 두 글자를 듣기만 해도 곤두섰다. 영화 투자에 관한 일을 기억하지 못했던 그는 그저 짧게 대답만 했다.

반대로 영화 매출액보다는 가십거리에 관심이 더 많았던 온시환은 이때 스캔들 기사를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반승제에게도 알려줬다.

“오늘 밤 온수빈 씨가 여자랑 영화 보러 갔다는데? 여자 사진이 희미하기는 하지만... 어쩐지 페니 씨 같다?”

온시환은 기사들을 연이어 훑어보기 시작했다. 온수빈의 인기에 갓 개봉한 영화의 열기까지 더해지니 그는 짧은 한 시간 만에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했다.

온시환은 피식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좋네, 수빈 씨 덕분에 공짜 홍보도 하고. 만약 매출액이 8000억 원까지 올라간다면 너랑 페니 씨는 10배 넘게 벌 수 있을지도 몰라. 또 다른 수입까지 더해지면...”

온시환은 한참이나 혼잣말을 했다. 반승제가 전화를 끊기라도 한 듯 조용한 것을 보고는 의아한 말투로 그를 불러봤다.

“승제야?”

반승제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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