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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가슴이 떨리다

성혜인은 반승제를 배신했다. 그러니 반승제도 성혜인을 없애버리는 것이 현명했다.

저녁, 침대에 누운 반승제의 머릿속에는 또다시 물안개로 가득 찬 욕실이 떠올랐다. 떨림은 입술부터 가슴까지 점점 아래로 전해졌다.

반승제는 서서히 몸을 일으키더니 한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고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든 물안개 속의 사람을 보려고 집중하기는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든 반승제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한 여자와 부둥켜안은 채 좁은 차 안에 있었다.

“남편 몰래 나랑 만나는 거, 재미있지 않아?”

이 목소리는 분명히 반승제의 것이었다.

새벽 3시, 반승제는 눈을 번쩍 떴다. 온몸을 휘감은 흥분감 때문에 다시 잠들기는 그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심호흡하고 나서 한겨울에 찬물 샤워하러 욕실로 향했다.그리고 샤워가 끝난 다음에야 약간 살 것 같았다.

...

이튿날 아침, 성혜인은 회사로 가서 안유결에게 대본을 보여줬다. 그의 마음에 드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비록 안유결을 천재 감독의 길로 이끈 것은 사극 드라마였지만, 그가 촬영한 스릴러 드라마도 마찬가지로 유명했다.

대본을 보고 난 안유결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상기된 안색으로 말했다.

“사장님, 이 대본들은 어디에서 구한 거예요?”

“성주대의 학생한테서요. 실력이 대단하죠?”

안유결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대본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S.M에 큰 기대가 없었던 그의 가슴이 이토록 다채로운 대본에 세차게 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네요. 이런 대본이라면 얼마든지 촬영할 수 있어요. 부디 저한테 맡겨주세요!”

안유결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성혜인은 한시름 놓았다.

“온수빈 씨를 남자주인공으로 쓰는 건 어때요? 얼마 전 금방 상영한 영화 덕분에 홍보 효과가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여자주인공은 오디션으로 신인을 뽑았으면 해요.”

“온수빈 씨의 연기력이라면 충분히 믿고 맡길 수 있죠. 하지만 추리물 드라마는 투자금이 엄청 필요할 거예요.”

“400억이면 될까요?”

안유결은 손을 흠칫 떨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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