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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핍박

성혜인은 배윤수가 그녀를 위협하지는 않았냐고 묻고 싶었다. 그러나 박예진이 시선을 이리저리 두는 것을 보니 두 사람의 만남이 누군가에게 들킬까 두려워하는 것이 분명했다.

“좋아요, 예진 씨. 이건 우리 회사 주소예요, 연락 기다릴게요.”

박예진은 한번 보고는 주소를 외우고 성혜인이 건네준 쪽지를 돌려주었다.

“외우면 돼요.”

이렇게 조심스러운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핍박을 받았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성혜인은 회사로 돌아가 서류를 처리하며 박예진의 소식을 기다렸다.

저녁 5시가 되어서, 그녀는 택배를 받았고 안에는 만 3천 원 가량이 끼워져있었다.

모두 세 개의 대본이었는데 모두 수기로 작성된 것이었다.

첫 대본을 펼쳐본 그녀의 눈에는 경이로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건 한편의 훌륭한 수사극이었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마지막이 되어서야 누가 범인인지 맞출 수 있었다.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살인 수법은 두피가 다 저려날 지경이었다.

정말 22살 여학생이 쓴 거라고는 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한눈에 충격을 받은 성혜인은 곧이어 두 번째, 세 번째 대본도 열어보았다.

첫 번째는 수사극, 두 번째는 인간성에 초점을 맞춘 내용, 세 번째는 또 수사극이었다.

보아하니 박예진은 이런 사건들을 통해 다른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것 같았다.

성혜인은 조금 흥분해서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진 씨, 이 세 개 대본 제가 다 가져갈게요. 가격은 예진 씨가 마음대로 불러도 돼요.”

그러나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박예진이 아니라 중년 남성의 목소리였다.

“그쪽은?”

성혜인은 그가 박예진의 아버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자 그녀의 마음은 순간 확 무거워졌다.

“저는 예진 씨 친구예요, 예진 씨는요?”

박주완의 얼굴은 안 좋게 구겨져 있었다. 그와 김애은은 오늘 모두 일찍 퇴근했는데, 박예진이 몰래 몇 번이나 피임약을 샀다는 동네의 소문이 듣고 말았다.

조금 전 그들은 이미 박예진을 압박하며 물었지만, 그녀는 줄곧 입을 열지 않고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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