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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부모의 ‘사랑’

박예진의 집은 가난했다. 그녀가 성주대에 합격한 후, 부모님은 시골에서 상경해 그녀와 함께 제원에서 지냈다.

그들은 성주대와 10km 떨어진 동네에서 살았다.

시골에 있던 집은 일찍 팔았다. 그녀의 아버지 박주완은 마침 그를 원하는 학교를 찾았고, 어머니인 김애은은 시골에서 그 지역의 채소를 갖고 오느라, 두 사람은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히 보냈다.

박예진은 어려서부터 철이 들어 줄곧 학업에 매진해왔다.

성주대에 합격한 그해, 그녀가 다닌 고등학교에서는 오랫동안 현수막을 걸어두기도 했다.

박주완의 엄격한 교육에 그녀는 나약한 성격의 소유자로 자라났다.

박예진의 용돈은 매일 4000원을 넘지 않았는데, 이건 부모님이 세운 기준이었다.

그러나 피임약 한 알의 가격이 거의 이 정도라, 점심과 등하교 교통비를 제외하면 도무지 살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온 박예진은 집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김애은은 여전히 부엌에서 바삐 돌아치고 있었다. 집은 고작 9평 남짓이었는데 하나는 거실, 하나는 주방 이렇게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었고, 겨우 몸을 돌릴 수 있는 작은 화장실 하나가 더 달린 구조였다.

“엄마, 저 6000원만 주시면 안 돼요?”

그녀는 부엌 한편에 서서 조심스레 이 요구를 제기했다.

프라이팬 위의 감자를 뒤집고 있던 김애은은 이 말을 듣자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또 돈 가져가서 뭐 하게? 아침에 이미 4000원 줬잖아? 우리 윗집 사람들, 그 집 딸도 대학생이라던데 매일 2000원만 갖고 다닌다더라. 듣자 하니 요즘 대학교 학식 가격도 싸서 2000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던데.”

“예진아, 너도 종일 다른 사람들과 비교 말고 부모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해. 우리 집은 그런 조건이 없어. 비길 거면 공부로 비겨. 너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우리 세 식구 모두 제원에 오기 위해서, 텃밭이며 집이며 전부 팔았어.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니 말 좀 들으렴.”

자리에 서 있던 박예진은 어딘가가 몹시 아파져 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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