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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속았다는 수치스러움

반승제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리고 시선은 자연스레 성혜인의 목으로 향했다. 그녀가 반항하지 못할 때 그냥 죽여버릴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꿈속에서 나쁜 일이라도 당하고 있는지 눈초리를 파르르 떠는 성혜인의 모습을 보니 분노도 금세 식었다. 그래서 반승제는 이만 몸을 일으켜 성큼성큼 침실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고요한 밤은 빠르게 지나고 어느덧 아침이 왔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깨어난 다음에도 깨지 않았다. 스케줄대로 일어나 출근 준비를 마친 반승제는 그녀를 신경 쓰지도 않고 호텔을 떠났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떠난 지 한 시간이 되어서야 서서히 눈을 떴다. 어젯밤의 기억은 짧은 영상처럼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많은 부분이 삭제되었지만 반승제가 결국 와줬다는 것은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반승제보다 더욱 인상 깊었던 건 7명의 남자에게 둘러싸이던 순간이다. 욕망에 휩싸인 남자들의 눈빛보다 더 역겨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성혜인은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서 한참이나 토했다. 피부에는 소름이 오소소 돋았고 구역질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밥을 먹지 않은 탓에 토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신물밖에 없었는데도 말이다.

반승제의 호텔방에 한시라도 남아있고 싶지 않았던 성혜인은 부랴부랴 포레스트로 돌아갔다. 그리고 새 핸드폰에 새 전화번호를 만들도록 지시하고 속이 따듯해지는 영양죽까지 먹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기 방에서 샤워하고 난 성혜인은 해가 질 때까지 깊은 잠을 잤다. 그리고 깨난 다음 진통제 한 알을 더 먹고 나서야 생리통이 진정된 것 같았다.

초저녁, 성혜인은 회사로 향했다. 안유결의 사건이 아직도 인터넷에서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그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었다.

성혜인은 어느덧 안유결이라는 훌륭한 감독과 온수빈이라는 훌륭한 배우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S.M이 아직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순리롭게 발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훌륭한 대본만 있으면 되었다.

“감독님, 저희가 대학로 근처에서 투자자를 찾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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