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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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전에도 내가 이렇게 키스했어요?

가슴이 차가웠다. 그중 절반이 밖으로 다 드러나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했다.하지만 그가 또 압박하는 바람에 성혜인은 침을 꼴깍 넘겼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성혜인은 기억을 잃고 누구도 믿지 않는, 심지어 지금 총까지 들고 있는 반승제를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가슴에서는 어느새 축축함과 반승제의 이 놀림이 느껴져 왔다.놀란 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았지만, 먼 곳에는 한 무더기의 시체가 있어 하는 수 없이 급히 시선을 거뒀다.반승제의 머릿결에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났고 등 근육은 잔뜩 성이 난 듯 보였다.그렇게 10분 동안 키스하고 나서야 그는 몸을 일으켜 세워 성혜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그녀의 얼굴을 어느새 새빨갛게 변해, 차갑기만 했던 얼굴에 생기가 도는 듯 했다.“전에도 내가 이렇게 키스했어요?”성혜인은 왠지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임경헌 씨 말을 기억했던 거구나.’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반승제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앞으로는 안 그럴 겁니다.”‘개자식.’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반승제의 뒤를 따랐다. 그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하고는, 창문이 깨진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성혜인의 목도리가 현장에 떨어졌지만, 이미 바닥에 있는 피가 묻은 탓에 다시 줍지 않았다.반승제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침을 한번 삼켰다.‘그래도 보는 눈은 있었나 보네, 적어도 입에 침이 마를 정도니까.’그는 긴 손가락으로 핸들을 꽉 잡고는 시선을 거두고 가속페달을 밟았다.성혜인은 밖에 서서 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이런 변태의 낭만적인 자극은 쉽게 사람을 흐리게 만든다니까.’그녀는 등을 뒤로 기대 한동안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야, 차를 몰고 포레스트로 향했다.10시가 되자, 도라희는 또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성혜인 씨, 인제 보니 정말 나랑 좋게 얘기할 마음이 없나 봐요? 좋아요. 조금 이따 당신 아버지 유골을 하수구에 버리겠어요. 그리고 인터넷에 성혜인 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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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남을 밟고 올라서려 하다니!

하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올바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았다. 특히 그 녹취록 안에 있는 발길질 소리들로 보아, 안유결이 얼마나 심한 폭력을 당했는지 알 수 있었다.도라희는 분명 자신이 먼저 바람을 피워놓고, 되레 뻔뻔하게도 안유결이 자신에게 가정폭력을 가했다고 말했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못될수가 있지? 정말 못 들어주겠네. 안 감독님이 너무 안됐어.」「듣는 내가 다 도라희를 한 대 치고 싶네. 안 감독님의 명예, 사업, 돈 모두 가로채 가놓고는 세상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하다니!」「보통 사람이 이렇게 괴롭힘을 당했다면 일찍 자살하고 말았을 거야. 도라희 이 여자 정말 독하네. 퉤! 이름 석 자 올리는 것도 더러워!」인터넷은 곧 욕설로 가득 찼고,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한편 도라희는 자신이 또 폭행을 당했다고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사람들은 또 매번 도라희의 드라마가 방영될 때 마다 안유결이 욕을 먹은 일을 떠올렸다. 그녀의 드라마가 전부 가정폭력에 연관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독한 여자! 살길을 내어주지도 않으면서 남을 밟고 올라서려 하다니!」「이런 여자를 만나다니, 안 감독님 재수가 없으셔도 너무 없으시네요!」「도라희는 연예계에서 나가라! 우리 눈앞에서 꺼지란 말이야! 여러분, 우리 도라희의 모든 작품에 보이콧합시다!」「보이콧!」사람들은 연신 도라희에게 욕을 퍼부었고, 놀란 도라희는 감히 집 밖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서둘러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안유결에게 연락을 취했다.현재 그녀를 구해 줄 사람은 오직 안유결뿐이었다. 여론도 모두 안유결이 일으킨 것이기 때문에 그가 직접 나서줘야 이 상황이 가라앉을 수 있었다.“여보, 내가 정말 잘못했어.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지마, 응? 지금 당장 게시물 삭제하고 나한테 유리한 글을 올려. 그리고 지금 당장 재혼해서 앞으로 둘이 행복하게 잘 지내자. 당신 감독 계속하고 싶은거 아니야? 내가 최대한 힘 써서 당신 지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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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키스하기에 매력적인 여자

지금 도라희는 감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었다.안유결과 이혼할 당시 그녀가 악을 쓰고 아이의 양육권을 가지려 한 것은, 그 아이가 안유결의 아이가 아닌 그녀가 다른 사람과 낳은 자식이었기 때문이다.그녀의 불륜남은 비서뿐만이 아니었다. 도라희는 안유결 몰래 방탕하게 놀았지만, 고지식한 그는 줄곧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 아이를 안유결에게 넘겨준다면, 그건 곧 증거를 제시하는 것과 같았다.이제 그녀는 다시 일어날 희망이 사라지게 되었다.그러나 아직 아이를 빌미로 글을 지어낼 수는 있었다.이윽고 도라희는 서둘러 새로운 게시물을 올렸다.「내게 아무리 잘못이 있다고 한들, 아이는? 안유결 당신은 아이의 생사에 대해서 조금도 개의치 않아? 아이는 우리 둘의 아이야. 하지만 당신은 한 번도 관심을 둔 적이 없지. 그러면서 내 사업을 망치려 들다니, 대체 당신이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어.」하지만 이 게시물의 댓글 창도 곧 만여 개의 욕설로 도배되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유결은 또 새로운 게시물을 올렸다.「아이는 제 아이가 아닙니다. 당시 몰래 아이의 머리카락을 보관해 친자확인을 해봤거든요. 도라희, 당신 지금 아이를 빌미로 글을 지어내서 내 뺨을 내리치겠다는 거야? 남자로 생겨, 너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고, 너 때문에 진흙탕에도 빠졌는데, 아이마저도 내 아이가 아니었어. 그런데도 너는 결코 네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지.」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유결은 목이 터져라 욕을 하지도 않고 그저 증거만 내보일 뿐이었다.지금도 그는 도라희의 질책 앞에서 여전히 화를 내지 않았다.그러나 글의 힘은 매우 강했다.많은 사람들은 그가 올린 게시물을 읽고 마음이 시려졌다.그리고 또 도라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제 모두는 그녀가 다시 일어날 수 없다는것을 잘 알고 있었다.도라희 본인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어 차라리 물건을 챙기고 출국하려 했다.차유하의 부모가 그녀를 찾아왔다. 그들은 차유하가 감옥에 가지 않게 도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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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사소한 흔들림

전화가 망설임 없이 끊어지자, 성혜인은 어쩔 수 없이 가구를 들이기로 했다.가구 역시 모두 그녀가 직접 고른 것들이었는데, 일찍이 업체와 가격을 상의했었다.그녀는 현장에 있으며 가구들을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었다.가구를 전부 옮기려면 3일 정도가 걸릴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반승제가 현장에 와서 볼 때면, 네이처 빌리지의 공사 건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성혜인은 한숨을 내쉬었다.3일 뒤, 그녀는 또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가 성혜인을 해고하겠다고 얘기한 뒤로, 3일 동안 한 번도 반승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그녀의 전화를 받았을 때, 반승제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네이처 빌리지에 가봐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조금 기다려요.”조금만 기다리라는 반승제의 말에 성혜인은 그가 곧 현장에 올 줄 알았다.하지만 그녀가 네이처 빌리지 입구에서 장장 3시간을 기다려 거의 얼음 조각상이 될 뻔하고 나서야 반승제는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또 이날 마침 눈이 내려 그는 우산을 들고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입구에 서 있던 성혜인은 추위에 얼어 코끝이 새빨개졌고 몸도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이윽고 반승제는 우산을 접어 차에 넣고는 그녀의 앞에 다가서며 말했다.“갑시다.”추위에 떨며 성혜인은 이를 덜덜 떨었고 발도 굳어진 것 같았다.하지만 반승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성혜인도 힘겹게 그를 따라나섰다.문은 전자식으로 설계된 양문이었다.“대표님, 비밀번호를 설정하셔야 합니다.”말할 때마다 그녀는 추위에 이를 벌벌 떨었다. 볼도 어느새 새빨개진 상태였다.반승제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러자 성혜인은 그가 비밀번호를 훔쳐볼까 걱정해서 그러는 줄 알고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그제야 반승제는 자신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설정했다.집안에 들어서서, 그는 훌륭하게 설계된 내부를 보며 이곳저곳 돌아다녔다.성혜인도 그를 따라 걸었다.“대표님, 마음에 드세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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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왜 나한테 화풀이야?!

반승제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문으로 걸어갔다.그러나 이윽고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큰 힘에 어깨가 부딪혀 그는 옆으로 치우쳐졌다.곁눈질로 보니 차가운 표정의 여자가 그의 옆으로 지나가는 게 보였다.그녀가 일부러 어깨를 친 걸 알아챈 반승제는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솟아올랐다.그래서 그는 손을 뻗어 성혜인을 확 끌어 잡아당겼다.화가 나긴 성혜인도 마찬가지라 강하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두 사람의 몸이 뒤로 젖히더니 함께 소파로 넘어지고 말았다.반승제는 성혜인의 턱을 잡더니 말했다.“분명히 체면 봐줬을 텐데, 왜 나한테 화풀이야?!”성혜인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눈가도 어느새 시뻘게졌다. 그래서 그녀는 반승제를 세게 물었다.반승제는 그녀의 억울한 표정을 보더니 천천히 손에 힘을 풀기 시작했다.그러자 성혜인은 이 기회를 틈타 그를 확 밀쳐버렸다.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10억짜리 수표를 주웠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머리가 어지러워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만 같았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앞으로는 이런 거래 하지 않을 테니까요.”그녀가 끝까지 버티는 모습을 본 반승제는 순간 왠지 모를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짜증이 났다. 더군다나 떠올리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 났다.머리가 어지러웠던 성혜인은 그렇게 비틀거리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반승제는 성큼성큼 그녀를 따라나서며 굳은 말투로 말했다.“아픈 것 같은데, 아무한테나 전화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해요.”어쨌든 그는 직접 데려다주지 않을 것이었다. 성혜인을 이해득실을 따지지 못하는 여자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말을 끝마치고 반승제는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누군가 뒤를 따라오는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성혜인이 창백한 안색으로 문 어구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하는 수 없이 그는 다시 그녀에게로 되돌아갔다.“왜 그래요?”성혜인은 자신의 배를 움켜잡으며 너무 아파 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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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반승제 VS 생리대

반승제는 몰과 진통제를 들고 몸을 돌렸다. 소파에 축 늘어져 있는 성혜인의 모습을 보고는 묘한 기시감이 들어서 잠깐 멈칫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했다.“먹어.”반승제는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성혜인에게 억지로라도 진통제를 먹였다. 하지만 의식이 온전치 않았던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알약을 자꾸만 뱉어냈다.인내심이 금세 바닥 난 반승제는 손가락으로 알약을 잡고 목구멍 깊은 곳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성혜인이 헛구역질을 시작한 다음에야 손가락을 빼고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성혜인은 비몽사몽 눈을 떠서 반승제를 바라봤다. 하얀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녀의 타액이 묻은 손으로 자그마한 얼굴을 반이나 가린 것을 보고 반승제는 어쩐지 에로틱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다른 사람의 타액이 피부에 닿았는데도 반승제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결벽증이 그토록 심한 반승제가 말이다. 그는 황급히 손을 빼내더니 무엇이라도 떠올려 보려고 했다. 하지만 기억이란 떠올리고 싶다고 해서 쉽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었다.생각이 많아지기 전에 몸이라도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반승제는 컵을 들고 성혜인에게물을 먹였다. 자칫 사레에 걸릴 뻔한 그녀는 잠깐 기침하다가 또다시 헛구역질했다. 하지만 알약을 게워 내지는 못했다.반승제는 에어컨을 틀고 담요까지 찾아내서 성혜인에게 덮어줬다.사실 반승제는 지금 다른 사람을 보살필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성혜인이 자신과 특별한 사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도무지 모르는 척 지나갈 수가 없었다. 그의 직감이 그는 아무 여자에게나 곁을 내어줄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반승제는 요즘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반씨 가문에 대해 대충 알아본 것만으로도 이미 그를 죽이려 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가 기억을 잃은 뒤로 모두 위선의 가면을 벗어던졌는지라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직면하고도 반승제는 속상함을 느끼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가족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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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저도 모르게 향하는 시선

“페니야.”반승제의 부름에 성혜인은 약간 움찔했다. 아무래도 잠든 것은 아닌 듯했다. 그래서 반승제는 편의점 주머니를 그녀의 앞으로 던졌다.“알아서 골라 써.”세상 무심하게 말하고 난 반승제는 다시 노트북을 무릎에 놓고 일하기 시작했다.진통제가 드디어 효과를 보기 시작했는지 통증이 조금 가신 것 같아 성혜인은 몸을 반쯤 일으켜 주머니 안의 물건을 확인했다. 의외로 기저귀형까지 있는 것을 보고는 그녀는 약간 놀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는 속옷을 버리게 생긴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대표님, 혹시 바지를 빌려주실 수 있나요?”반승제는 몸을 흠칫 떨었다. 얼굴은 불쾌한 듯 약간 찡그러졌다. 하지만 성혜인의 식은땀으로 젖은 머리카락과 핼쑥한 얼굴을 보니 그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픈 사람과 이것저것 따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반승제는 침실 안으로 들어가더니 정장 바지 하나 대충 들고나와서 성혜인에게 던져줬다. 그녀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부끄러웠지만 어떻게든 몸을 씻어야 이성적인 생각이 가능할 것 같아 반승제의 바지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이때 반승제는 갑자기 신경을 곤두세우더니 몸을 확 일으켰다. 성혜인이 화장실로 가는 것을 보고 결벽증이 도졌던 것이다.“설마 내 화장실을 쓰려고?”성혜인은 창백한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반승제는 이마의 신경이 다 툭툭 뛰는 것 같아 바로 호텔 로비에 전화를 걸었다. 같은 층의 다른 스위트룸에 사람이 있는지 묻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성혜인은 반승제의 반응도 개의치 않은 채 성큼성큼 화장실로 향해 걸어갔다. 그의 당황한 표정을 보니 어쩐지 속이 후련하기도 했다. 그러자 그는 성큼성큼 성혜인을 따라가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호텔 직원이 데리러 올 때까지 가만히 있어. 내 화장실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성혜인은 머리를 들어 반승제를 바라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왜요? 저희 화장실에서 한 적도 있는데요?”‘젠장!’갑작스레 알게 된 엄청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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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성혜인이 납치당하다

“마음에 들면 선물로 드릴게요.”반승제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예상 밖의 대답에 반기태는 한참이나 핸드폰을 든 채로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반승제가 성혜인을 잊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그래도 반기태는 계획을 계속 진행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반승제도 허락했으니, 계획을 진행하는 편이 미래 기억을 떠올린 그에게 더욱 큰 고통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고통은 그가 성혜인에 대한 마음과 정비례할 것이다....호텔에서 나간 성혜인은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택시를 잡고 올라타자마자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서서히 잠들었다.어느 순간 차가 세차게 흔들렸고 성혜인은 약간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운전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기사님, 저는...”성혜인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운전기사가 갑자기 차 속도를 높였다. 이제야 이상함을 눈치챈 성혜인은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운전기사가 갑자기 급정거하며 차를 세웠다.성혜인은 관성으로 인해 차량 앞좌석에 머리를 박았다. 그녀가 어리둥절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운전기사는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아 갔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억지로 머리를 들게 했다.짝!뺨을 맞은 성혜인은 머리가 옆으로 홱 돌아갔다.“제기랄, 가만히 있지 못해?! 또다시 신고하려 들었다가는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줄 알아!”온몸에 힘이 다 빠졌던 성혜인은 반항도 하지 못한 채 차가운 표정으로 운전기사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어폰을 통해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운전기사는 또 중얼중얼 욕설을 내뱉으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같은 시각, 전화를 끊고 난 반승제는 이만 회의를 하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쓰레기통 속에 버려진 정장에 기시감이 들었던 그는 핸드폰을 들고 심인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나랑 페니는 어떤 사이였죠?”심인우는 당황한 듯 잠깐 멈칫하다가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사귀는 사이는 아니었나요?”“네, 그건 아니었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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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차갑게 식은 마음

성혜인은 아직도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두 명의 도우미에게 이끌려 한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반재인은 아직도 산산이 부서진 물건들을 짓밟으며 화풀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방안으로 들어온 여자를 발견한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이게 누구야? 나를 이 꼴로 만든 반승제의 여자 아니야?’반재인은 상기된 얼굴로 한쪽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물었다.“반승제는 어떡하고 이 여자를 잡아 왔어?”반재인은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반승제가 기억을 잃었다는 것도 당연히 몰랐다.“반승제 씨의 머리에 문제가 생겨서 여러 사람을 잊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여자도 포함해서요. 조금 전에는 직접 마음에 들면 선물로 준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반승제의 짧은 말 한마디는 이렇듯 성혜인의 인생을 망쳐버리고 말았다.경호원의 말을 들은 성혜인은 피식 웃었다. 씁쓸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서운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반승제는 늘 이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마치 보잘것없는 쓰레기라도 되는 듯이... 성혜인은 수도 없이 반승제에게 버림받았었다. 그런데도 가끔 선심 쓰듯 베푸는 친절에 설렜다니, 성혜인은 그런 자신이 너무 우습고 답답했다.이 순간 성혜인의 마음은 결국 차갑게 식고 말았다. 이제는 반승제를 다시 떠올린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다.반재인은 반승제가 성혜인을 잊었다는 말에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그녀의 머리채를 확 잡아당겼다.가만히 서서도 비틀대던 성혜인은 전혀 반항하지 못했다.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픈 것이 진통제를 먹지 않은 것만 같았다.반재인은 성혜인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어서는 소파 앞으로 갔다.“이야~ 나한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네? 반승제도 참 무심하지, 한때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여자를 내쳐버리다니 말이야.”반재인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장난감을 집어 들었다. 이는 남자구실을 못 하는 그를 대신해 먼저 잡혀 온 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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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정신 나간 미친개

반기태는 당연히 반승제가 이 정도만 하고 멈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반승제를 얕잡아 봐도 한참 얕잡아 봤다. 이 세상에는 반승제가 하지 못할 일이 없었으니 말이다.그는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아 한참 어버버하다가 겨우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에게 지시했다.“얼른 페니를 데리고 와! 얼른!”반승제가 미쳐 날뛰도록 내버려 뒀다가는 별장 전체가 폐허로 되어버릴지도 몰랐다. 반기태가 큰마음 먹고 시내에 산 이 값비싼 별장이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만약 이번 일이 기사화된다면 그는 체면이 구겨져서 감히 외출도 못 할 것 같았다.반승제는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트럭을 후진시키며 다른 기둥도 무너뜨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 기둥이라면 이미 쓰러질 대로 쓰러져 얼마 남지 않았기에 별장이 무너지기까지도 얼마 남지 않은 셈이었다.이때 반승제는 잠깐 멈춰서서 머리를 돌렸다. 성혜인이 두 명의 경호원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조금 전보다 더욱 허약해 보였을 뿐만 아니라 가슴팍의 단추도 몇 개 풀어져 있었다.반승제는 이제야 차 문을 열어 바닥에 자빠져 있는 반기태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싸늘한 말투로 짧게 물었다.“누가 페니를 건드렸죠?”반기태는 몸을 후들후들 떨었다. 성혜인을 부축하고 있던 경호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미모에 눈이 멀어 탐하려고 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그들이었기 때문이다.반승제는 조수석에서 총을 꺼냈다. 권총이 아닌 한 방에 30발을 발사할 수 있는 SG 돌격소총을 말이다. 그러자 반기태는 눈을 크게 뜨며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반승제, 너... 너 쏘기만 해!!”탕탕탕!반기태가 말을 마치자마자 별장에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 명의 경호원은 가슴팍에 각각 10발씩 맞았다. 신이 와도 살리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반승제는 성혜인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확 끌어안았다.“페니는 제가 데려갈게요.”반승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총구는 반기태를 향해 있었다.반기태는 몸을 벌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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