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심유진은 별이를 말릴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그냥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조심히 가요.”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당부했다. 별이는 허태준 차에 처음 타보는 것이기에 뒷좌석 중간에 단정하게 앉아있었다. “삼촌, 저 기분이 너무 좋아요.” 별이의 말에 허태준이 물었다. “왜?” “삼촌이 유치원에 데려다주잖아요!” 별이의 입꼬리가 점점 올라갔다. “맞다, 그리고 삼촌...” 별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선생님이 물어보면 삼촌이 우리 아빠라고 해도 돼요?” 아빠라는 두 글자에 허태준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럼.” 허태준은 기쁘면서도 씁쓸한 기분을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대답했다. 별이는 그 대답에 속으로 몰래 기뻐했다. “그럼 친구들이 물어봐도 그렇게 말해도 돼요?” “당연히 되지.” 허태준은 온 세계에 알리지 못하는 게 한이였다. 하지만 집안사람들부터 처리하는것이 첫 순서였다. 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허태준을 재촉했다. “삼촌, 우리 더 빨리 가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별이는 허태준의 손을 잡았다. 평소랑 다르게 허리도 쭉 펴고 턱도 치켜든 채 걸음걸이마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허태준은 그런 별이를 보며 웃음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한창 등교시간이라 아이를 데리고 등교하는 부모들이 매우 많았다. 유치원 입구는 사람으로 가득 차있었고 아이들이 장난을 치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와 매우 시끄러웠다. 그런 혼란 속에서도 허태준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존재였다. 부모님들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허태준을 빤히 쳐다봤다. 심지어 어떤 여자아이는 허태준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얘기하기까지 했다. “엄마, 저 삼촌 엄청 잘생겼어!” 그 말을 들은 별이는 더욱 의기양양해졌다. 친구들이 별이를 둘러싸고 물었다. “별아, 이분은 누구셔?” “우리 아빠야!” 허태준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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