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501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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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별이는 그제야 완전히 깼다.그는 입을 삐죽거리면서 여전히 평온하게 누워있는 허태준을 바라보며 심유진한테 물었다.“저 오늘 유치원에 안 가면 안 돼요? 허삼촌이 아직 아파서 집에서 돌봐줘야 해요!”별이는 유치원을 좋아했다. 그래서 심유진은 그가 일부러 학교를 가지 않으려는 수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진심으로 허태준이 걱정이 되어서 남아서 돌봐주고 싶거나 아니면 허태준에 대한 마음이 다른 친구들과 같이 놀려는 마음보다 크거나 둘 중 하나였다.심유진의 마음은 혼란했다.별이가 허태준과 더 가까워질수록 감정이 더 좋아질수록 그녀는 더 무서웠다.그녀는 생각했다. 언젠가 별이가 허태준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면, 꼭 허태준이 그의 아빠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 자신은 어떻게 거절할까.─그녀는 그때 가서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허태준은 물론 별이와 같이 있고 싶을 것이다.이 아이는 그에게 행복과 만족감을 주었다. 이런 감정은 그가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들이었다. 심지어 그는 잠시나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비통함과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알콜이나 약물없이 잠에 들수 있었다.하지만 오늘 중요한 일이 있었다. 더욱이나 심유진도 아이를 수업에 빠지게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그래서 심유진이 입을 열기 전에 허태준은 입을 열었다.“나는 다 나았으니 별이도 엄마 말씀대로 유치원에 가야지. 저녁에 삼촌이 같이 게임해줄게. 그럴까?”심유진은 허태준을 두날밤 거두어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이시각 그녀는 그더러 오지 말라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별이는 머뭇거리면서 물었다.“진짜 다 나았어요?”그의 걱정은 거짓이 아니었다.허태준은 그의 이마를 별이의 눈앞에 대었다.“만져봐. 안뜨겁지?”별이는 심유진이 하던 것처럼 허태준의 이마를 만지고 자신의 이마를 만지면서 온도를 비교하더니 결론을 냈다.“네. 이제 안 뜨거워요.”“그렇다니까!”허태준은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별이의 볼을 꼬집었다.“내 걱정은 하지마. 얼른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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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허태준은 그들과 같이 문을 나섰다.오늘은 허할아버지의 발인이 있는 날이다. 그는 장례의식은 놓쳤지만 가봐야 했다.심유진은 그의 몸이 걱정되어 휴식을 잘 취한 뒤 떠나라고 했지만, 그의 이유를 듣자 더 강요하지 않았다.그들 셋은 집아래에서 헤어졌다.심유진은 별이와 같이 차에 탔고 허태준은 홀로 집으로 갔다.심유진은 여전히 걱정이 되어 그가 몇발자국 걷자 불러세우고 특별히 당부했다.“만약 불편하다면 저한테 바로 전화를 해요.”허태준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차는 허태준의 옆을 지났다.별이는 창문을 내려 허태준을 향해 소리쳤다.“허삼촌!”그는 자리에 꿇고 앉아 격동되어 손을 흔들었다.“허삼촌, 저녁에 잊지 말고 나랑 놀러 와야 해요!”허태준은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흔들어 보이고 소리높여 대답했다.“좋아.”“약속했어요!”차는 이미 멀리 떠났다. 별이는 허태준이 들리게 몸을 반쯤 창밖으로 내밀면서 소리높여 외쳤다.너무 위험한 행동에 심유진은 급히 별이를 끌어내고 창문을 닫았다.하지만 별이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그는 심유진한테 물었다.“엄마. 매일저녁마다 허삼촌을 집에 요청해서 같이 놀아도 돼요?”심유진은 차가운 얼굴을 하고 대답했다.“안돼! 엄마가 말했지. 허삼촌은 바빠. 그리고 허삼촌의 아이도 있고.”그녀는 일부러 허아리 얘기를 꺼냈다. 별이의 잡념도 끊어내고 자신의 생각도 끊어내게.─별이와 허태준의 친밀한 행동을 보는 순간 그녀는 허태준이 별이의 아빠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나중에 생각해 보면 등골이 서늘해났다.그녀는 별이와 달랐다─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눈앞에것만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잘 알았다. 그녀와 허태준은 절때 미래가 없다는 것을.그래서 그녀는 별이처럼 푹 빠지면 안 됐다.정신을 차리게끔 자신을 독촉해야만 했다.별이는 금세 풀이 죽었다.그는 물었다.“허삼촌은 저보다 베이비를 더 좋아하겠죠?”그는 유난히 긴장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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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허태준은 집으로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 차를 끌고 묘원에 갔다.허할아버지는 예전에 이 말을 했었다. 허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꼭 와이프와 같이 묻어달라고. 허할머니를 혼자 두게 되면 외로워 할까봐여서였다.허할머니의 묘지는 경주시 외곽의 양산에 있었다.양산은 경주시에서 제일 큰 공동묘원이었고 북쪽은 풍경이 수려한 단하호가 있었다.산 아래에는 최강 호수풍경을 자랑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곳은 전문개발이 되어 한평에 몇천만원씩 하는 고급묘원이 지어졌다. 묘원은 완전 폐쇄식으로 운영이 되었고 문어구에는 경비들이 지키고 있었다. 원내 곳곳에도 사람들이 순찰을 하고 있었다.돌아가신자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들어갈수 없었다.매년 청명절이면 허태준은 할아버지와 같이 묘원으로 가 할머니를 뵙곤 했다. 허할머니의 묘지 위치는 눈을 감고서도 찾을 수 있었다.하지만 보는 눈들이 있어 묘원 문어구에서 허태준은 허아주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물었다.“양산의 묘원에 왔습니다. 할아버지는 어느 구역에 묻혔나요?”전화기너머에서는 엄숙하고 슬픈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장례의식은 여전히 진행중이었나 보다.허아주머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북쪽의 단하원으로 오렴. 들어와서 경비한테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면 알려줄 거야.” 허태준은 산기슭을 따라 반 바퀴를 돌아 북쪽에 위치한 단하원에 도착했다.단하원의 경비는 몇 해 동안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허태준을 알고 있었다.허태준이 길을 물어볼 때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허선생님과 부인은 합장된 것이 아닌가요?”“네.”허태준은 담담히 설명을 했다.“하지만 저는 기억이 안 납니다.”경비는 눈을 크게 떴다. 의문스러웠지만 쉽게 말을 걸 만큼 친하지 않았기에 더 얘기하지 않았다.“앞으로 쭉 가시다가 왼쪽으로 꺾으시면 됩니다...”허태준은 경비의 지시대로 순리롭게 묘지에 도착했다.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보였다.그들은 허할아버지와 허할머니의 묘지앞에 줄을 서서 서 있었다.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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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둘째삼촌이 입을 열자 허씨 집안 사람들은 허태준한테 책망을 하기 시작했다.허할아버지가 생전에 허태준에 대한 편애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의 가시였다. 그래서 그들은 허태준을 난처하게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허아주버님은 허태준을 대신해 사과를 하여 분위기를 만회하려 하였으나 그 사람들은들은체도 하지 않았다.둘째삼촌은 허태준을 가리키면서 욕을 했다.“할아버지의 빈소도 지키지 않고 장례에도 지각하는 불효자식은 할아버님의 유산을 나눠갈 자격이 없다!”장례식장에서 모순을 일으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난처해하지 않도록 허태준은 반박을 하지 않고 참았다.둘째삼촌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허태준은 기가 찼다.“제가 지각한 것이 불효라면 영정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무덤 앞에서 소란을 일으켜 편히 쉬시지 못하게 하는 것은 효도인가요?”둘째삼촌은 흠칫했다.“저는 할아버지의 유산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허태준은 말했다.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는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당신들도 포기해야 합니다.”허태준은 둘째삼촌 일가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야 공평하죠.”둘째삼촌의 얼굴은 시커멓게 변했다. 노여움에 욕을 퍼부었다.“버릇을 고치지 못했구나!”허태준은 웃었다.“삼촌도 마찬가지 아닌가요?”허택양은 얼굴의 눈물을 닦고 앞으로 다가와 둘째삼촌을 잡았다.“아버지, 그만하세요. 태준이 형도 지각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잖아요.”그가 이렇게 얘기하자 둘째삼촌도 가만히 있었다─아니면 허태준과 끝장을 보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누구한테도 득이 될 게 없었다.둘째삼촌은 허태준을 흘끔 보고는 돌아섰다.“그래. 저 양심도 없는 승냥이새끼를 상대하지 않겠어!”그가 조용해지자 다른 사람들도 뭐라 하지 못했다.허태준의 가족은 상당한 위엄이 있었다. 그는 지금 기억을 잃었고 마침 둘째삼촌이 앞장을 서니 다른 사람들도 불난집에 부채질을 했다.장례는 계속되었다.비석이 세워지자 사람들은 줄을 서서 향불을 올렸다. 허태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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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답례품을 줄 때 허아주머니는 허태준한테 2인분을 주었다.“이건 형민이랑 심유진꺼야.”허아주머니는 말했다.“둘이 오지 않았으니 니가 갖다주렴.”귀중한 물건이 아니었기에 여형민 것만 있었다면 두말하지 않고 허아주머니한테 돌려주었을 것이다. 하지만─이것은 심유진을 만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이기도 하다.허태준은 답례품을 챙기고 말했다.“네.”**아침미팅이 끝난 후 심유진은 병원으로 갔다.육윤엽은 침대에 누워있었고 탁자위에는 노트북이 놓여져 있었다.그는 이마를 찌푸린 채 열심히 보고 있어 심유진이 들어온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육선생님.”심유진은 그를 불렀다.육윤엽은 깜짝 놀라 올려다보았다.그리고 이내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왔군요.”그는 노트북을 닫고 침대곁에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으세요!”그의 열정은 심유진의 예상밖이었다.그녀의 착각인지 모르겠으나 그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속에는 모종의...자상함이 있었다.그는 늘 그녀한테 친절했지만 이러한 정서를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심유진은 어쩔바를 몰라서 그의 눈빛을 피했다. 그리고 과일바구니를 침대 옆 탁자위에 올려놓으면서 물었다.“과일 좀 드시겠어요?”육윤엽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아니예요.”심유진은 “네.”하고 대답하고 의자에 앉았다.육윤엽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눈에 웃음은 참을래야 참을 수 없었다.“오늘은 안바쁘나봐요?”그는 물었다.“네.”심유진은 거짓말을 했다─그녀의 업무는 바쁘지 않을 때가 없었다.“김욱이 그러는데 어제 허선생님 집에 갔다가 아가씨를 봤다고 하네요.”육윤엽의 시선은 더욱 뜨거워졌다. 얼굴의 웃음도 조금 사라졌다.그가 이번에 경주에 오게 된 목적은 YT그룹과 합작을 하기 위함이다. YT의 최고 권력자가 돌아가시게 되니 그는 가봐야 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해서 의사가 병원을 떠나지 말라고 하니 어쩔수 없이 김욱을 자신을 대신해서 보내야 했다.하지만 김욱이 거기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심유진은 김욱이 누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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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육윤엽은 사람을 시켜 사영은을 조사했다─그녀도 한때는 잘나갔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많았기에 조사하는 데 큰 힘이 들지는 않았다.그녀와 심훈의 결혼은 주목을 끌었었다─예전에 심훈과 같이 있을 때 숨기느라 급급한 모습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두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고 사람들마다 부러워하는 잉꼬부부였다.결혼후 일 년도 되지 않아 사영은은 심훈을 위해 딸 심연희를 낳았다.소문에 사영은이 심연희를 낳을 때 난산 때문에 목숨까지 잃을 뻔 하였다고 한다. 심훈은 와이프를 위해 어른들이 아들을 낳으라고 부담을 줄 때 시종 둘째 아이를 갖지 않았다고 한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심훈이 대중을 유도하기 위한 연막작전이었다.사실 심훈이 아들에 대한 갈망은 집안 어르신 못지않다. 심연희를 낳은 후 사영은은 두 아이를 임신한적이 있었다. 외국에서 딸아이인 것을 확인하자 두 아이 모두 낙태했다. 여러번의 유산은 그녀의 자궁에 문제가 생기게 했고 임신능력을 상실하게 했다. 심훈은 그제야 어쩔 수 없이 아들을 낳으려는 생각을 버렸다.하지만 이것은 육윤엽이 관심하는 일이 아니다.그가 유일하게 알고 싶은 것은 자기 딸의 행방이다.사영은이 그에게 쓴 마지막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그녀는 이미 아이를 보냈고 새로운 생활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그가 이 편지를 보게 되었을 때는 이미 삼년이 지났고 그녀도 심훈한테 시집을 갔다.그는 당연히 그녀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심훈과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한테 두사람의 과거에 대해 까발릴 수 있었다.심지어 그는 중혼죄로 그녀를 기소하여 그녀의 명성에 먹칠할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때의 그는 그녀에 대한 죄책감이 원한을 초과했다.그는 그녀가 한 모든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녀의 행복을 빌 수 있었다.─그는 단지 자신의 아이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그는 암암리에 사영은과 심훈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심연희외에 그들옆에는 다른 아이가 나타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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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그녀는 별이더러 허태준한테 전화를 하게 하였다.한참 있다가 허태준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여자아이의 목소리였다.허아리가 아니면 누구겠는가?별이는 핸드폰을 잡고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심유진은 눈가를 찌푸리고 전화를 끊었다.“허삼촌은 오늘저녁 베이비와 있어줘야해서 못 오신대.”그녀는 말했다.별이는 실망했다.그는 입을 삐죽하였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허삼촌은 거짓말쟁이야!”그는 말했다. 말투는 유난히 억울했다.심유진은 그의 고개를 어루만지면서 품에 안았다.“허삼촌은 거짓말쟁이가 아니야.”그녀는 허태준을 위해 변명하고 있었다.“삼촌은 그냥...갑자기 다른 일이 생겨서 너한테 알려주는 것을 까먹었을 뿐이야.”그녀는 별이가 허태준한테 이루어지지 못할 환상을 갖는 게 싫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태준이 별이의 마음속의 형상이 파괴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허태준은 진심으로 별이한테 잘해줬기 때문이다.“게임이 하고 싶으면 엄마가 같이해줄게.”심유진은 별이를 기운 차리게 하기 위해 큰 희생을 하려고 했다.별이는 냉정했다.“엄마는 게임을 너무 못해요!”별이는 말했다.“저혼자 하는게 더 낫겠어요.”심유진은 화가 나 별이를 내쫓을번 했다.**별이는 결국 혼자서 게임을 했다.게임도중 별이는 여러번 한탄했다.“허삼촌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심유진은 노트북을 안고 소파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한 번도 별이와 말을 건 적이 없었다─심유진은 아직도 별이한테 삐지고 있었다.벨소리가 울렸다.심유진은 시계를 바라봤다. 아홉시가 되고 있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별이는 삽시간에 게임 컨트롤러를 버리고 격동되어 일어났다.“허삼촌일거예요!”별이는 소리치면서 현관으로 달려갔다.“누구세요?”별이는 문에 얼굴을 바짝 대고 물었다.문밖에서는 허태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야.”별이의 웃음은 점점 커져갔다. 별이는 빠르게 문을 열었다.“허삼촌!”별이는 허삼촌을 꼬옥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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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허태준은 늦게 와서 앉은지 얼마 되지 않아 별이가 잠을 자야 할 시간이 되었다.예전같으면─어제까지만 해도 별이는 재촉하지 않아도 조용히 잤는데 오늘은 거실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한테 달라붙은 강아지처럼 허태준의 팔을 꼬옥 껴안고 큰 눈으로 불쌍하게 허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허삼촌~”별이는 애기같은 목소리로 기대에 찬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저랑 같이 자줄거죠?”허태준은 감히 대답할수 없었다. 그래서 심유진을 바라보면서 힌트를 요구하고 있었다.심유진은 자연히 거절을 했다.“허삼촌은 바빠.”별이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허태준도 실망했다.심유진은 별이를 허태준한테서 떼놓으려고 했다.“얼른 씻고 가서 자.”심유진은 별이를 방까지 데려다주었다.별이는 너무나도 가기 싫었다. 한걸음 걸으면 세번을 돌아서서 보았다. 그리고 허태준한테 눈치를 줬다.허태준도 별이와 헤어지는게 아쉬웠지만 그는 심유진이 더 무서웠다. 그래서 어깨를 으쓱하고는 어쩔수 없는 눈빛을 보냈다.**심유진은 별이가 샤워하고 나오는것까지 쳐다보고 있었다. 허태준은 쇼파에서 이미 잠들었다.그는 이마를 찌푸린채 자고 있었다. 턱에는 시퍼렇게 수염이 올라오고 있어 초췌해 보였다.이 며칠동안 잘 지내지 못한듯 했다.심유진은 그를 깨우지 못했다. 그래서 방에서 이불을 꺼내와 그의 몸에 덮어주었다.허태준은 깊게 잠들지 않아 몸에 뭐가 눌리워지자 눈을 떴다.심유진은 허리를 굽히고 그의 이불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두사람의 얼굴은 몇센티 거리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허태준은 심유진의 모공까지 볼수 있었다.그는 흠칫했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심유진은 그의 움직임에 머리를 돌렸다. 얼굴에는 민망한 표정이었다.“깼어요?”그녀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허태준은 완전 깼다.“아니.”그는 목이 나간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팔꿈치로 윗몸을 일으켰다.그는 태양혈자리를 누르면서 물었다.“별이는 자?”심유진은 “네.”하고 대답했다. 그의 피곤한 행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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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그는 견지를 했다. 심유진도 더 말리지 않았다.“그럼 별이랑 같이 자세요.”허태준은 이불을 헤집고 쇼파에서 일어났다.“먼저 샤워할게.”“잠깐만요.”심유진은 그를 불러세웠다.“왜?”허태준은 의혹스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사실...일부러 별이 때문에 와줄 필요가 없어요.”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심유진은 이말을 입밖에 내뱉었다.“다른 뜻은 아니고 따님이랑 더 같이 있으셔야 될것 같아서.”그녀는 허아리가 싫었지만 그 아이가 동정이 되었다.허아리의 몸에서 어렴풋이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허아리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이 결핍했다.그런 외로움, 슬픔과 공포는 타인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허태준은 허아리와 친하지 않은 원인에 대해 설명해 줬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심유진을 설득시키지 못했다.“그 또래의 아이들은 부모님의 내심한 교육이 필요해요. 엄마가 일이 생겼고 허태준씨도 나몰라라 하면...아이의 성격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어요.”허태준은 한숨을 쉬었다.“사실 나도 당신과 이 얘기를 하고 싶었어.”그는 뒤에 소파를 가리키면서 심유진한테 물었다.“앉을래?”심유진은 그와 나란히 앉고 물었다.“무슨 얘기를요?”“아이를 어떻게 교육하는지에 대해.”허태준의 번뇌는 얼굴에 가득했다.“허아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당신도 잘 알 거야. 엄마랑 있을 때는 그나마 덜했는데 선생님은 여전히 아리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힌다고 해. 오늘도 같은 반 남자아이를 다치게 했어. 어머니는 할아버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내가 갔거든. 그 남자아이는 잘못한 게 없어. 아리의 길을 실수로 막았을 뿐이야. 그걸로 아리는 아이의 얼굴을 때려서 붓게 만들었거든...나는 인내심이 없어. 이런 상황에서 때리고 싶었는데─안돼. 당신은 별이를 잘 교육했지. 그래서 지도를 받을까 해.”심유진은 자신이 아이를 교육하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일이 바빠서 별이에 대한 훈계는 하은설만도 못했다.그녀더러 허태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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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심유진은 알람이 울리자 별이를 깨우러 옆방으로 갔다.안방에서 나오자 크고 작은 두 남자가 이미 잘 차려입고 주방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엄마, 와서 아침을 먹어요! 허삼촌이 했어요!”별이는 흥분에 겨워 심유진한테 손을 흔들었다.“완전 맛있어요!”심유진은 반신반의하면서 걸어갔다.허태준의 아침은 간단했다. 계란후라이, 베이컨 그리고 그녀가 사 오자마자 서랍장에 넣어놔 꺼내보지도 못한 스파게티였다. 그는 끓인 후 후추소스를 넣고 볶았다.공기 중에는 맛있는 음식 향이 났다.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그녀는 별이의 맞은켠에 앉고 포크를 들었다.“수고하셨어요.”심유진은 약간 미안한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아프신데 아침까지 준비하시고...”“두날동안 거두어준 방값이라 치지.”허태준은 웃으면서 턱으로 그녀의 앞에 놓인 접시를 가리켰다.“먹어봐.”허태준의 솜씨는 같이 살 적에 경험해 본 적이 있었다─꽤나 괜찮았다.하지만 예상밖인것은 기억을 상실한 후에도 솜씨가 녹슬지 않았다는 것이다.“맛있어요.”한입 먹고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그쵸!”별이는 우쭐했다. 심유진이 칭찬한 사람이 별이인것 마냥.심유진은 별이를 노려보았다. 별이는 심유진의 눈빛을 못 본 척했다.별이는 허태준을 불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허삼촌, 앞으로 우리 집에 자주 와서 밥을 해주면 안 돼요?”그는 물었다.“음식이 너무 맛있어요! 제가 먹어본것중에 제일 맛있어요!”이렇게 허태준을 칭찬하니 심유진은 질투를 했다.매일 메뉴를 갈아가면서 저녁을 해주고 퇴근하기도 전부터 저녁에는 어떤 야채를 사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허태준의 아침에 지다니.“물론이지.”허태준은 흔쾌히 승낙했다.“별이만 좋다면 매일 와서 해줘도 되지.”“진짜요?!”별이의 눈은 동그래졌다. 하늘의 별처럼 빛이 났다.“가짜.”심유진은 늘 하던 것처럼 찬물을 끼얹었다. “허삼촌이 우리 집 전업셰프니? 아니면 별이가 허삼촌한테 월급을 줄꺼야?”별이는 입을 삐죽하고는 포크로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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