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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둘째삼촌이 입을 열자 허씨 집안 사람들은 허태준한테 책망을 하기 시작했다.

허할아버지가 생전에 허태준에 대한 편애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의 가시였다. 그래서 그들은 허태준을 난처하게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허아주버님은 허태준을 대신해 사과를 하여 분위기를 만회하려 하였으나 그 사람들은들은체도 하지 않았다.

둘째삼촌은 허태준을 가리키면서 욕을 했다.

“할아버지의 빈소도 지키지 않고 장례에도 지각하는 불효자식은 할아버님의 유산을 나눠갈 자격이 없다!”

장례식장에서 모순을 일으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난처해하지 않도록 허태준은 반박을 하지 않고 참았다.

둘째삼촌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허태준은 기가 찼다.

“제가 지각한 것이 불효라면 영정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무덤 앞에서 소란을 일으켜 편히 쉬시지 못하게 하는 것은 효도인가요?”

둘째삼촌은 흠칫했다.

“저는 할아버지의 유산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허태준은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는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당신들도 포기해야 합니다.”

허태준은 둘째삼촌 일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야 공평하죠.”

둘째삼촌의 얼굴은 시커멓게 변했다. 노여움에 욕을 퍼부었다.

“버릇을 고치지 못했구나!”

허태준은 웃었다.

“삼촌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허택양은 얼굴의 눈물을 닦고 앞으로 다가와 둘째삼촌을 잡았다.

“아버지, 그만하세요. 태준이 형도 지각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잖아요.”

그가 이렇게 얘기하자 둘째삼촌도 가만히 있었다─아니면 허태준과 끝장을 보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누구한테도 득이 될 게 없었다.

둘째삼촌은 허태준을 흘끔 보고는 돌아섰다.

“그래. 저 양심도 없는 승냥이새끼를 상대하지 않겠어!”

그가 조용해지자 다른 사람들도 뭐라 하지 못했다.

허태준의 가족은 상당한 위엄이 있었다. 그는 지금 기억을 잃었고 마침 둘째삼촌이 앞장을 서니 다른 사람들도 불난집에 부채질을 했다.

장례는 계속되었다.

비석이 세워지자 사람들은 줄을 서서 향불을 올렸다. 허태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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