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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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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준은 집으로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 차를 끌고 묘원에 갔다.

허할아버지는 예전에 이 말을 했었다. 허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꼭 와이프와 같이 묻어달라고. 허할머니를 혼자 두게 되면 외로워 할까봐여서였다.

허할머니의 묘지는 경주시 외곽의 양산에 있었다.

양산은 경주시에서 제일 큰 공동묘원이었고 북쪽은 풍경이 수려한 단하호가 있었다.

산 아래에는 최강 호수풍경을 자랑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곳은 전문개발이 되어 한평에 몇천만원씩 하는 고급묘원이 지어졌다. 묘원은 완전 폐쇄식으로 운영이 되었고 문어구에는 경비들이 지키고 있었다. 원내 곳곳에도 사람들이 순찰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신자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들어갈수 없었다.

매년 청명절이면 허태준은 할아버지와 같이 묘원으로 가 할머니를 뵙곤 했다. 허할머니의 묘지 위치는 눈을 감고서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는 눈들이 있어 묘원 문어구에서 허태준은 허아주머니한테 전화를 해서 물었다.

“양산의 묘원에 왔습니다. 할아버지는 어느 구역에 묻혔나요?”

전화기너머에서는 엄숙하고 슬픈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장례의식은 여전히 진행중이었나 보다.

허아주머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북쪽의 단하원으로 오렴. 들어와서 경비한테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면 알려줄 거야.”

허태준은 산기슭을 따라 반 바퀴를 돌아 북쪽에 위치한 단하원에 도착했다.

단하원의 경비는 몇 해 동안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허태준을 알고 있었다.

허태준이 길을 물어볼 때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허선생님과 부인은 합장된 것이 아닌가요?”

“네.”

허태준은 담담히 설명을 했다.

“하지만 저는 기억이 안 납니다.”

경비는 눈을 크게 떴다. 의문스러웠지만 쉽게 말을 걸 만큼 친하지 않았기에 더 얘기하지 않았다.

“앞으로 쭉 가시다가 왼쪽으로 꺾으시면 됩니다...”

허태준은 경비의 지시대로 순리롭게 묘지에 도착했다.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허할아버지와 허할머니의 묘지앞에 줄을 서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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