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261 - Chapter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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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모든 사람들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귀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의심을 하면서 말이다.“뭐라고... 하셨나요?” 심청은 소리 내서 물었다. 그리고 허태준 뒤에 서 있는 총지배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총지배인은 원망스런 눈길로 그녀를 노려다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신들, 그리고 객실부 사람들 전부 짤렸습니다.” 허태준은 다른 방법으로 말해보았다. “이렇게 말하면 알아들으셨나요?”“왜죠?” 심청은 불만스레 질문을 하였다. “객실부가 확실히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회개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부 가라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았나요?”“기회는 회개할 마음가짐이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허태준은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당신들은, 자격이 없죠.”심청은 무척이나 황당하였다.“장 지배인님!” 그는 총지배인을 불렀다. “객실부 직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시켜주신다면서요? 저희는 준비가 다 되었는데 지금 이것은 뭐 어쩌자는 거예요?”그녀가 교육을 언급하자 총지배인은 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이 사람들이 성심껏 교육을 받으려 한다면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겠는가! 그도 덩달아 일자리를 잃게 만들다니!“이제 와서 교육이 생각나나 보지? 아까까지만 해도 본때를 보여준다더니, 우습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심청과 객실부 모든 사람들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아까전에 너무 격렬하게 토론한 탓에 총지배인이 그곳을 지나간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내부적으로나 얘기하고 불평을 표시하는 것쯤은 일이 되지 않았지만 총지배인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하다니 이것은 모욕이다.“우리는 그냥...” 심청은 머리를 쥐어짜서 말 같지도 않은 핑계를 댔다. “네티즌들한테 하도 며칠 동안 욕을 먹었더니 원한이 차서요. 그런 데다 계속 우리 아래였던 대구시 로열이 이제는 우리 머리 위에 기어 올라가는 것 같아서... 저희도 그냥 분풀이로 얘기한 것뿐이에요. 진짜로 그렇게 행동할 생각은 없었어요.”“그냥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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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객실부 매니저가 다 이런 태도로 일을 하니 아랫사람들이 얼렁뚱땅 넘어가고 뉴스에까지 나와 그룹에 먹칠하는 것이 놀랍지 않네요.” 허태준의 말에는 가시가 있었다.그는 더 이상 이 사람들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가서 이직 수속을 밟으세요. 반 시간만 줄 겁니다. 반시간후에 여기 또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보안요원이 올라와서 짐을 챙기는 것을 도와줄 겁니다.”객실부 사람들 모두 어쩔 수 없이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유독 심청만이 이 결과가 믿기지 않는 듯 허태준이 떠나간 후 총지배인을 붙잡고 울분을 토로했다. “장 지배인님, 방금 그 이상한 사람은 누구예요? 누군데 우리를 짤라라 한다고 짜르나요? 무슨 권리로?”이때가 되어서야 총지배인은 반성하기 시작했다.얼마나 눈이 멀었으면 심청을 객실부 매니저로 승급시켜 줬을까?“그룹 허 대표님이야.” 그는 심청의 손을 떨쳐내고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그룹 아래 모든 호텔은 다 그분 것이야. 무슨 권리로 널 짜르겠니?”심청은 멍해졌다. 마음은 바닥으로 떨어졌다.감히... 그런 분의 심기를 거슬렀다니?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니 총지배인의 분노어린 마음은 조금씩 통쾌해졌다. 내뱉는 말도 더욱 신랄했다. “아래 안내데스크한테서 들었는데 허 대표가 대구시의 심 매니저와 같이 왔다고 하네. 아까 자네들이 여기서 했던 말들은 나뿐만 아니라 허 대표도 한 글자 빼놓지 않고 다 들었다네. 로열을 떠나면 아예 다른 업계에 종사하도록 해. 허 대표 스타일로 봐서 자네는 국내 호텔업계에서 일자리를 얻기 힘들걸세. 그리고 자네들은——” 그의 눈길은 심청처럼 질겁해 있는 다른 사람들을 향했다. “계속 심 매니저를 따라서 시중이나 들어주게나!”**심유진은 혼자 방안에서 좌불안석이었다.심청이 중도에 전화를 끊었지만 들어야 할 포인트는 전부 들었다.허태준이 객실방 사람을 전부 짜른 데에는 아무래도 심청이 바람을 놓은 데 있을 것이다.그녀 때문에 한 개 부서 모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 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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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심청은 약속대로 당신을 맞이하지 않았어. 고객의 컴플레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부러 당신을 난처하게 하고 싶은 거야. 회사도 계열호텔지간에 경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어 해. 하지만 그것은 다같이 성장하기 위함이지 서로를 억누르라는 게 아니야. 심청이 오늘 한 행동과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고 회개심마저 없는 점은 로열에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해. 그녀의 팀도 똑같이 로열에 맞지 않을 거야. 물론 내가 이렇게까지 한데에도 이유가 있어——다른 부서 사람들도 알아야지. 그룹 내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태업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심유진은 시름이 놓이는 동시에 조금 실망했다——허태준은 역시 감정이 앞서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녀는 그가 이렇게까지 일을 벌인 것이 그녀를 위한것이라고 생각했다——어리석었다.그녀는 머리를 숙였다. 긴 머리카락은 부끄러워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럼 새로 온 직원들은 언제 도착하나요? 저는 심청의 업무를 잠시 대신해 줄 수 있지만 객실부에는 저 혼자라... 아마 어려울 것 같은데요.”“다른 호텔의 직원을 잠시 데려오라고 했어. 한 군데에서만 오진 않을 거야. 신입사원의 적응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조금 더 신경 써줘야 할 것 같아.”“네.” 심유진은 대답했다.“좋아. 그럼 일 얘기는 다 된 것 같고.” 허태준은 더 이상 진지한 표정을 하지 않았다. 얼굴 윤곽은 부드러워졌다.그는 심유진한테 손을 내밀었다. “이리 와.”심유진은 그의 크고 건조한 손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허태준은 입술을 오므리고 다가와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자고 싶지 않다며? 오후에 일도 없는데 나랑 같이 본가에 갔다 오자.”심유진은 지금 자도 되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허태준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잡고 문을 나섰다. 그녀를 차에 “압송”하였다.**인왕동은 경주시의 시내 중심에 있다. 경주시에서도 이름있는 부자 동네다.신문에 나는 정치계 유명 인사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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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허 할아버지는 제자리에 멈춰 섰다. 두 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한 쌍의 눈은 처음에는 허태준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아예 심유진한테 고정되었다.“이분은?” 허태준한테 묻는 말이었지만 눈길만은 심유진한테서 떨어지지 않았다.허태준은 심유진을 자신과 더 가까이 붙게 하고 대답했다. “제 색시 심유진이예요.”허 할아버지는 놀랐다. 목소리도 높아졌다. “색시?!”심유진도 놀랐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허태준한테 달라붙었다.허태준이 데려가려는 곳이 경주에 독거하고 있는 집인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 집으로 올 줄은 몰랐다.진작 알았다면 죽어도 그이를 따라나서지 않았을 것이다.“네.”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3일에 혼인신고 하였습니다.”허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눈을 둥그렇게 떴다. 그는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허리 위치까지 들고는 심유진을 의식하고 도로 내려놓았다.그는 허태준한테 경고의 눈빛을 보내고는 심유진한테 말을 걸었다.“유진이?” 그는 삽시간에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방금 전의 냉정함은 온데간데없고 말투는 무척이나 상냥스러웠다. 심유진이 놀라서 달아날까 봐서였다. “어떤 한자를 쓰는고?”심유진은 허태준의 손을 꽉 잡았다. 손바닥은 그의 것과 빈틈없이 붙어있었다. 맞잡은 손에서 그의 몸에서 전해져오는 에너지를 받았다——이 기운은 그녀한테 안정감을 주었다.오랜 직장 생활은 그녀한테 남들보다 강한 임기응변 능력을 갖추게 하였다. 심유진은 방긋 웃고는 조심스레 얘기했다. “달이라는 뜻으로 유진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약간의 떨림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였다.“그렇구나.” 허 할아버지는 실눈을 하면서 웃었다. “아름다운 이름이로구나. 뜻도 좋고.”겉치레 인사라는 것을 알지만 심유진은 여전히 칭찬에 얼굴이 붉어졌다.경주는 북방에 위치하여 있어 경주의 겨울은 바다 근처에 있는 남방 도시 대구의 겨울보다 훨씬 추웠다. 공기도 건조하여 찬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갈 때면 칼로 베인 듯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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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허 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봐오던 차가운 손주가 심유진 앞에서는 이리도 따뜻하고 자상하게 행동하여 심유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너희들 결혼문제는 부모님이 아셔?” 할아버지는 허태준한테 물었다. 강경한 태도는 심유진을 대할 때와의 자상함과는 전혀 달랐다.“아직은 모릅니다.” 허태준은 성실하게 대답했다. “구정이 지나서 심유진을 데려가고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알리려 했는데 급히 경주에 출장을 오게 되어서요. CY에도 일이 있고 해서 같이 왔습니다. 아침에 경주에 도착해서 오후에 바로 할아버지 뵈러 왔습니다. 어때요, 할아버지는 제 마음속에 영원한 일등이에요.”그는 일부러 예쁜 척을 했다. 할아버지의 안색도 좋아지셨다.그는 손에 든 지팡이를 흔들고는 허태준을 때리는 시늉을 하였다. “뭔 바보 같은 소리냐! 결혼을 했으면 색시가 일등이어야지.”허태준은 큰 깨달음을 얻은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 말씀이 지당한 말씀입니다.”그는 옆의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그녀도 쑥스러운지 고개를 깊이 파고들었다. 귀 끝은 빨개서 피가 나올 것만 같았다.“앞으로는 색시가 제 마음속의 일등입니다.”그는 심유진의 늘어진 머리카락을 귓등으로 넘겨주었다. 손끝은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스쳐 지나 소름이 났다.허태준은 만족스럽게 웃고는 일부러 “색시.” 하고 불렀다.심유진의 가슴은 더 빠르게 뛰었다. 체온도 상승하는 것 같았다.“네?” 그녀는 억지로 대답을 하였지만 허태준의 눈을 마주 볼 용기가 안 났다.“나도 당신 마음속의 일등인가?” 그는 물었다.이런 쑥스러운 질문이라니... 심유진은 이 질문을 한 사람이 허태준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연기를 잘해서 몰입이 된다하면 끝까지 하는 타입이다.그녀는 불편함을 참고 맞춰주었다. “물론이죠.”진짜인 것처럼 보이려고 그녀는 그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허태준의 까만 눈동자는 반짝였고 웃음이 가득했다.“색시...” 그의 눈빛은 부드럽게 변했다.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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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허태준 한 사람만 있었다면 허 할아버지의 지팡이는 아마 진작에 내려쳐졌을 것이다.하지만 심유진도 허태준과 전선을 통일한 것 같아 허태준한테 화를 내면 심유진한테도 화를 내게 된 것 같았다.몇 년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손주며느리인데 함부로 놀라게 할 수는 없었다.“그럼 지금부터 조율을 하거라.” 허 할아버지는 명령했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은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허태준한테 말했다. “유진이한테 맞춰줘라. 그러면 날짜는 정해지지 않겠느냐?”“네.” 허태준은 잘도 대답을 하였다.이제 모든 압력은 심유진한테로 돌아왔다.그녀는 화가 나 그를 노려보았다. “팀원”을 버리고 도망가는 행위는 비열한 행위였다.“유진아 네 생각은 어떠냐?” 허 할아버지는 그녀에게 물었다.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정이 지나면 상사한테 물어볼게요. 결혼 휴가는 언제 써도 될지를요.”“좋다.” 허 할아버지는 드디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나는 또 내가 죽을 때까지도 이 불효 손주가 장가가는 것을 못 보나 했다!”“할아버지는 오래 앉으셔야죠! 못 보긴 뭘 못 봐요!” 허태준은 말하면서 심유진과 맞잡은 손을 흔들어 보였다. “손주며느리를 이렇게 데려왔잖아요?”허 할아버지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지만 눈가에 미소는 가려지지 않았다.**허 할아버지는 말씀을 잘하셨다. 심유진을 붙잡고 온 오후를 얘기 나눴다. 물을 마실 때 빼고는 입이 쉴 새가 없었다. 그는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 심유진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바로 다른 화제로 뛰어넘어 한시도 분위기가 가라앉은 적이 없었다.그의 언행과 행동거지는 심유진이 “재벌 가족”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렸다. 그녀는 진심으로 이 자상하고 귀여운 어르신이 좋았다.저녁을 먹고 나서 허 할아버지는 둘을 자고 가라 하였으나 허태준은 거절했다. “심유진이 내일 아침부터 일하러 가야 해서요. 호텔에 묵는 게 더 편할 것 같아요. 너무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어서요.”심유진은 그의 옆에서 멋쩍게 웃었다.여기에서 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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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그렇겠지.” 허태준도 돌아보고 나서는 한숨을 쉬었다. “부모님이랑 삼촌들도 모시고 살려고 여러 번 시도를 해봤는데 할머니와 살던 집을 떠나지 못하시겠대.”물론 더 중요한 이유도 있었다—할아버지가 대표하는 것은 YT그룹에서의 최고 권력자다. 어느 아들 집에 가서 살든지 타인의 의심과 불만을 사는 것은 뻔한 일이다.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집안 파벌 싸움은 심유진이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심유진은 감탄했다. “이 세상에 아직도 할아버지 같은 순정남이 있다니!”허태준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나도 있는데”라는 말을 뱃속으로 삼켰다.“남으려면 남든지.” 그는 돌아갈 준비를 하였다.심유진은 다급히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됐어요. 할아버지도 휴식하고 계실 텐데. 나중에 또 오면 때는 묵도록 할게요.”허태준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허태준은 심유진과 얘기를 나눴다. “우리 할아버지가 좋아?”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이미 허태준의 마음속에 있었다.“좋지요.” 심유진은 전혀 감추려는 마음이 없었다. “솔직히 처음 뵜을 때는 어려운 분인 줄 알았어요!”“사실 상대하기 어려운 분이야.”허태준은 할아버지 뒷담화를 하였다. “성격도 괴팍하고 꼭 내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내셨어. 나도 어릴 때부터 맞으면서 자랐는데. 지팡이를 몇 개 날려 먹었는지 몰라.”“네?”심유진은 허태준이 묘사한 인물과 허 할아버지를 연계시키기 어려웠다.“진짜로요? 거짓말이 아니고요?”“내가 왜 너한테 거짓말을 하겠어.” 허태준은 웃었다. “네 앞이라 많이 약해지셨어. 아마도 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나 봐.”심유진은 얼굴이 빨개졌다. “허태준 씨를 예뻐하시니 저도 예뻐하는 거겠죠.”이러한 이유도 없지 않아 있지만 허태준은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진심으로 “손주며느리”가 아닌 심유진이라는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사촌 형제들도 다들 장가가고 애들을 낳았지만 할아버지는 그들의 와이프한테는 심유진한테 대하는 것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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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스위트룸은 너무 커서 청소부 두 분이서 청소를 해야 했다.허태준은 심유진과 각각 한 사람씩 감독하기로 했다. 그들의 모든 행위가 규범에 맞는지를 보장하기 위해서다.폭로의 영향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스위트룸이라 차별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두 분의 청결 작업 과정에는 일전의 폭로된 영상 속 실수들은 하나도 없었다.하지만 심유진은 그들이 아직 미숙하다는 것을 알아챘다—원래는 이런 프로세스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했다.중도에 허태준의 조수가 캐리어를 들고 왔다. 안에는 두 주일 동안 갈아입을 옷가지들과 새 침구류 세트였다.심유진은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필경 경주시 로열에서 위생적인 이슈가 터졌고 그의 결벽증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기 때문이다.그녀는 그와 진짜 부부가 아닌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 때문에 힘들어 머리카락까지 빠질 것 같았다. **객실부 경영진은 전부 이직을 하였다. 하지만 새 직원들도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심유진은 아침 일찍 나머지 인원들과 미팅을 하여 당사 상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청소부들한테 초보적인 교육을 시켜주었다.그녀는 대구에서의 스킬을 그대로 발휘하여 직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하였다.아마도 예전 업무 방식이 손에 익었던 탓인지 대다수의 직원들은 그녀의 “새로운 정책”에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불만이 있었다. 다들 듣는 둥 마는 둥하여 심유진이 질문할 때마다 그들은 대답을 못했다.심유진은 나름 성격이 온화한 사람이었으나 이 사람들의 태도근만에 완전히 뿔이 났다.그녀는 그들한테 한바탕 화를 내고 말했다.“일하기 싫다면 지금 나가도 좋습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나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청소부만 하더라도 로열에서 주는 월급은 다른 호텔의 두 배를 넘어섰다.“다들 나가지는 않겠다고 하니 무조건 제 요구대로 하셔야 합니다!”심유진은 말했다.그녀가 순찰을 돌 때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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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저랑 심 매니저는 다릅니다. 저는 절대로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규정을 지키지 않는 일을 발견하면 여지없이 당신들을 제 발로 나가게 하든지 아니면 제가 내쫓을 겁니다. ” 심유진은 자신을 냉혈한 “악인”으로 포장하여 자신의 관리에 복종하지 않는 저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려고 했다.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고 존중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일을 똑바로 해줬으면 했다.할 말을 끝마친 뒤 심유진은 떠나려 했다.그녀가 돌아서자마자 맞은 켠 방문이 활짝 열리면서 잠옷 차림을 한 젊은 남성이 비스듬히 문턱에 기대어 웃는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사람은 잘생겼다. 이목구비는 허태준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풍기는 아우라가 음유적이었다. 그리고 허태준한테서 느껴지는 다가가기 어려운 차가운 분위기도 없었다.심유진은 방금 목소리가 너무 커 그 사람을 방해한 줄 알고 연거푸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쉬시는 것을 방해했나요?”남자는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그는 장난기가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호텔에 새로 온 객실부 매니저신가요?”심유진은 이분이 일반 고객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아마도 큰 확률로 이 호텔과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다.“저는 단지 며칠만 대신할 뿐입니다. 곧 있으면 새 객실부 매니저가 올 것입니다.”그녀는 설명했다.“그런가요.”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서 반가워요.”그는 활짝 웃으면서 덧니를 보였다.“일을 마저 하세요. 방해하지 않을게요.”그는 말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심유진은 굳게 닫힌 방문을 몇 초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하였다. 그리고 의문을 품은 채 떠났다.방안에서 남자는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했다.“응. 아까 허태준과 같이 있던 여자를 만났어. 로열호텔 객실부 매니저인것 같던데.”“사람은…괜찮게 생겼어. 정소월이랑 닮았어. 아마도 허태준이 좋아하는 것이 이런 스타일일 거야.”“나?내가 가라고? 형, 이런 일 한 번이면 됐어. 또 하라니…허태준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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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허태준의 말대로 객실부 신입사원들은 이튿날에 전부 도착하였다.동시에 새로운 총지배인이 온다는 소식도 같이 전해 들렸다.심유진은 의자에 앉아있기도 바쁘게 대회의실에서 열릴 미팅에 참석해야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이번 회의는 전부 호텔 측 경영진이 참석하는 회의다. 당연히 새 상사와 인사하고 회사의 전망과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인 듯했다.심유진은 경주로열의 직원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이 낯설었다. 또한 어제 허태준의 귀띔도 명기하여 회의실에 들어가자마자 노트북을 들고 구석에 앉았다.주변에서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곧 여기에 나타날 새로운 상사에 관한 얘기였다.그들은 상사의 성별, 나이, 생김새, 성격에 대해 갖가지 추측을 하였다. 동시에 아름다운 염원을 갖고 있었다. “총지배인이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회의실대문은 메일에서 공지한 아홉 시에 제때 열렸다. 한 사람이 문을 열자 연이어 세 사람이 걸어들어왔다.제일 처음에 들어온 사람은 어제 심유진이 공구실 밖에서 만났던 그 남자였다!그는 회의실을 가로질러 총지배인의 자리에 앉았다. 그사람과 같이 온 다른 사람들은 분산되어 그의 양쪽에 앉았다.남자는 마이크를 집은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자기소개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로열 호텔에 새로 온 총지배인 허택양이라고 합니다.”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삽시간에 회의실에 “허지배인님” 소리가 가득 찼다.심유진은 놀라움 속에서 정신을 가까스로 차렸다.그러니 허태준과 닮았지. 혈연관계가 있는 사촌 형제였구나!허택양의 시선은 회의실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심유진의 얼굴에 떨어졌다.심유진은 똑똑히 보았다. 그가 그녀를 향해 웃는 모습을.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회의 내용은 상상했던 것만큼이나 무료했다. 다들 겉치레식으로 얘기했다.심유진은 필기하는 척하고 허택양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썼다.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그한테 이름이 불렸다.“객실부 심 매니저님—”허택양이 발언하자 회의실의 모든 눈빛은 심유진에게로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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