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5화

허 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봐오던 차가운 손주가 심유진 앞에서는 이리도 따뜻하고 자상하게 행동하여 심유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너희들 결혼문제는 부모님이 아셔?”

할아버지는 허태준한테 물었다. 강경한 태도는 심유진을 대할 때와의 자상함과는 전혀 달랐다.

“아직은 모릅니다.”

허태준은 성실하게 대답했다.

“구정이 지나서 심유진을 데려가고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알리려 했는데 급히 경주에 출장을 오게 되어서요. CY에도 일이 있고 해서 같이 왔습니다. 아침에 경주에 도착해서 오후에 바로 할아버지 뵈러 왔습니다. 어때요, 할아버지는 제 마음속에 영원한 일등이에요.”

그는 일부러 예쁜 척을 했다. 할아버지의 안색도 좋아지셨다.

그는 손에 든 지팡이를 흔들고는 허태준을 때리는 시늉을 하였다.

“뭔 바보 같은 소리냐! 결혼을 했으면 색시가 일등이어야지.”

허태준은 큰 깨달음을 얻은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 말씀이 지당한 말씀입니다.”

그는 옆의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녀도 쑥스러운지 고개를 깊이 파고들었다. 귀 끝은 빨개서 피가 나올 것만 같았다.

“앞으로는 색시가 제 마음속의 일등입니다.”

그는 심유진의 늘어진 머리카락을 귓등으로 넘겨주었다. 손끝은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스쳐 지나 소름이 났다.

허태준은 만족스럽게 웃고는 일부러 “색시.” 하고 불렀다.

심유진의 가슴은 더 빠르게 뛰었다. 체온도 상승하는 것 같았다.

“네?”

그녀는 억지로 대답을 하였지만 허태준의 눈을 마주 볼 용기가 안 났다.

“나도 당신 마음속의 일등인가?”

그는 물었다.

이런 쑥스러운 질문이라니... 심유진은 이 질문을 한 사람이 허태준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연기를 잘해서 몰입이 된다하면 끝까지 하는 타입이다.

그녀는 불편함을 참고 맞춰주었다.

“물론이죠.”

진짜인 것처럼 보이려고 그녀는 그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허태준의 까만 눈동자는 반짝였고 웃음이 가득했다.

“색시...”

그의 눈빛은 부드럽게 변했다. 말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