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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허택양과 더는 마주치지 않기 위해 심유진은 며칠 동안 계속 객실 쪽에서 서성대다가 누군가 방으로 청소하러 들어갈 때가 되면 “기습”해 들어갔다.

습관을 기르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비록 직원들 모두 청소에 더욱 주의를 돌리고 있긴 했지만 잔 실수들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심유진은 살짝 귀띔만 해주고 넘어갔지만 상황이 심각하다 싶으면 기록을 하고 일정한 벌금도 내렸다. 그 규정을 따르지 않거나 처벌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심유진은 가차 없이 해고했다.

단 일주일 만에 심유진은 “마녀”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심유진은 이 별명에 딱히 반감이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스럽기까지 했다. 자신이 무서워서라도 일을 자각적으로 잘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부담스러운 점은 한주에 한 번씩 진행되는 회의에서 허택양이 자신을 콕 짚어서 칭찬해 줬다는 점이다. 그러고는 “마녀”라는 별명을 비웃기도 했다.

아마 원래의 의도는 다른 사람들도 심유진을 따라 배워서 직원들을 엄격히 교육하라는 뜻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심유진은 그 말에 담긴 비웃음을 느꼈다.

회의가 끝나고 심유진은 주방 쪽을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 두 명이 험담을 하는 걸 듣기도 했다.

“마녀라고 불리는 게 뭐가 자랑스럽다는 거지? 그냥 사람들한테 미운털 박혔다는 소리 아냐?”

“그냥 아무 이유나 가져다 붙여서 칭찬해 주고 싶으신 거겠지!”

“맞네... 지난번에 허 대표님이랑 단둘이 식사도 했다잖아. 내가 둘이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도 봤다니까.”

심유진은 소문이 이렇게 빨리 퍼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한 명 한 명 다 붙잡고 해명할 수도 없고 연예인들처럼 해명 기사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일주일만 있으면 이곳을 떠나게 될 테니 그때 가서 사람들이 뭐라 하건 딱히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심유진이 예상 못 한 부분이 있었다. 허택양이 본사에 심유진을 대구에서 이쪽으로 이직시켜 달라고 신청을 했다는 것이었다. 허택양은 이 일에 관해서 한 번도 심유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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