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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심유진은 멍해졌다.

“데이트를... 해서 뭐 하시게요?”

허택양이 고개를 숙이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안 믿으실 수도 있지만...”

허택양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뭔가 큰 결심이라도 내린 사람처럼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사실 유진 씨가 직원들을 교육하는 걸 본 그날에 유진 씨한테 첫눈에 반했어요. 경주로 발령 낸 것도 사실 사심이었고요.”

심유진은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정신줄을 잡고 억지로 웃으면서 말했다.

“대표님, 자꾸 이런 장난치지 마세요.”

허택양은 그녀가 자신의 말을 안 믿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정중하게 얘기했다.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 저 정말 유진 씨를 좋아해요.”

장난기가 하나도 없는 진중한 태도에 심유진도 조금 당황했다. 고백을 못 받아본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받았던 고백 중에 이번처럼 이렇게 당황스러운 적은 또 처음이었다. 왜냐하면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허택양은 직장 상사였기에 너무 단칼에 거절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났다.

“죄송해요, 전 이미 결혼을 했어요.”

심유진은 허태준이 선물한 반지를 하고 오지 않은 걸 또 한 번 후회했다. 허택양의 낯빛이 어두워지는 게 보였다.

“정말 결혼한 거예요 아니면 절 속이는 거예요?”

“정말이에요. 안 믿기시면 혼인 신고서라도 가지고 올게요.”

당연히 정말 가져올 생각은 없었다. 그러면 허태준과의 관계가 폭로될 것이다.

“그럴 필요는 없어요.”

허택양의 대답을 듣고 심유진은 한시름 놓였다.

“결혼을 했건 말건 별 차이가 없으니까요.”

허택양이 사악하게 웃었다.

“영원한 부부가 어디 있겠어요. 제가 노력하면 되죠.”

허택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두 손으로 심유진 앞의 책상을 짚은 채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제가 포기하지 않으면 돼요. 언젠가는 저한테 올 거라고 믿어요”

허택양은 말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나갔다. 심유진은 방금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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