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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니 이미 오전 시간이 지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고 심유진만 사무실에 남아 심청이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를 정리하고 있었다.

사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자 심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허택양이 미소를 지은 채 입구에 서있었다.

“바빠요?”

심유진이 벌떡 일어섰다.

“총 지배인님.”

“아이고,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나이도 비슷하니까 그냥 택양 씨라고 불러요.”

심유진은 허택양의 살가운 모습에 깜짝 놀랐다. 갑자기 허태준이 했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도 직장 상사신데 그렇게 부를 순 없죠. 허 대표님이라고 부를게요.”

비록 이 호칭은 그를 허태준과 헷갈리게 했지만 심유진은 어떻게든 허택양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허택양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편하실 대로.”

허택양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다정함이 심유진을 불편하게 했다. 심유진은 딱딱한 어투로 말을 돌렸다.

“근데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허택양의 시선은 심유진의 얼굴을 떠나지 않았다.

“혹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있는지 물어보러 왔어요. 호텔 위생에 관한 일로 인터넷이 뜨겁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고 우리 호텔도 투숙객이 점점 줄어들어요. 심유진 씨가 회사 경영부문이랑 얘기해서 저희가 얼마나 열심히 개선하고 있는지 대외적으로 기사를 하나 냈으면 좋겠어요.”

심유진은 회사 일에는 항상 진심이었다.

“네, 오후에 그쪽 책임자랑 얘기해 볼게요.”

“전 오후에 바로 기사를 냈으면 좋겠는데요. 그러니까 지금 같이 밥 먹으면서 얘기해 보죠.”

허택양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심유진은 그걸 거절할 자격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나섰다.

허택양은 구내식당이 아니라 호텔의 식당에 있는 룸을 잡았다. 경영부문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심유진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침에 허택양을 따라 회의실로 들어온 두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심유진은 그들이 허택양의 비서들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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