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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허태준의 말대로 객실부 신입사원들은 이튿날에 전부 도착하였다.

동시에 새로운 총지배인이 온다는 소식도 같이 전해 들렸다.

심유진은 의자에 앉아있기도 바쁘게 대회의실에서 열릴 미팅에 참석해야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번 회의는 전부 호텔 측 경영진이 참석하는 회의다. 당연히 새 상사와 인사하고 회사의 전망과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인 듯했다.

심유진은 경주로열의 직원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이 낯설었다. 또한 어제 허태준의 귀띔도 명기하여 회의실에 들어가자마자 노트북을 들고 구석에 앉았다.

주변에서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곧 여기에 나타날 새로운 상사에 관한 얘기였다.

그들은 상사의 성별, 나이, 생김새, 성격에 대해 갖가지 추측을 하였다. 동시에 아름다운 염원을 갖고 있었다.

“총지배인이 친절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회의실대문은 메일에서 공지한 아홉 시에 제때 열렸다. 한 사람이 문을 열자 연이어 세 사람이 걸어들어왔다.

제일 처음에 들어온 사람은 어제 심유진이 공구실 밖에서 만났던 그 남자였다!

그는 회의실을 가로질러 총지배인의 자리에 앉았다. 그사람과 같이 온 다른 사람들은 분산되어 그의 양쪽에 앉았다.

남자는 마이크를 집은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자기소개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로열 호텔에 새로 온 총지배인 허택양이라고 합니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삽시간에 회의실에 “허지배인님” 소리가 가득 찼다.

심유진은 놀라움 속에서 정신을 가까스로 차렸다.

그러니 허태준과 닮았지. 혈연관계가 있는 사촌 형제였구나!

허택양의 시선은 회의실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심유진의 얼굴에 떨어졌다.

심유진은 똑똑히 보았다. 그가 그녀를 향해 웃는 모습을.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회의 내용은 상상했던 것만큼이나 무료했다. 다들 겉치레식으로 얘기했다.

심유진은 필기하는 척하고 허택양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썼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그한테 이름이 불렸다.

“객실부 심 매니저님—”

허택양이 발언하자 회의실의 모든 눈빛은 심유진에게로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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