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347 챕터

제351화

연회장 모든 사람의 시선이 도예나에게로 향했다.“제 언니 연주 실력이 엄청나요.”도설혜가 웃으며 말했다.“언니, 다들 언니가 연주하는 게 듣고 싶다고 하네요. 언니도 한 곡해요.”도예나가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웃었다.“저는 잘 못 해요.”도설혜가 그녀를 비웃었다.‘당연히 그렇겠지. 5년 전 8개월 동안 갇혀있다가 아이들과 해외로 가서 살았고 그 후에는 돈을 벌어 아이들을 키우느라 피아노 연습할 여유가 어디 있었겠어?'‘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아무리 훌륭한 실력이라도 녹슬었겠지.’‘그러니 이번에야말로 도예나를 누를 수 있는 좋은 기회야!'도설혜는 벅찬 마음을 누르며 또다시 말을 꺼냈다.“언니, 너무 겸손해하지 마요. 언니가 얼마나 연주를 잘하는지 함께 피아노를 배웠던 사람들이 다 알 걸요.”“이미 몇 해동안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아서 이젠 어떻게 연주하는지 잊어버렸어.”도예나가 덤덤하게 말했다.그녀는 강 부인에게 잘 보일 필요도, 이 연회장 그 누구에게도 잘 보일 필요가 없었으므로 피아노를 연주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거절할수록 도설혜는 그녀가 피아노에 자신이 없어 그런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그런데 언니가 어젯밤에 사모님을 위해 연주곡을 준비했다고 하지 않았어?”도설혜가 눈을 깜빡였다.“이렇게 좋은 기회에 한번 연주하는 게 어때? 연주가 어설퍼도 마음이 전해지면 되는 거야.”연회장 수많은 사람이 도예나의 미모에 홀려 그녀의 연주를 궁금해했다.“그래요, 도예나 씨. 어디 한번 연주해 봐요. 못하면 뭐 어때요? 편하게 하시면 돼요.”도예나가 웃으며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또각또각 도설혜 앞으로 걸어갔다.“설혜가 이렇게 극구 요청할 줄은 몰랐네요. 부끄러운 실력이라 너그럽게 들어주세요.”그녀는 무대로 올라가 건반 위로 손을 올렸다. 이 피아노는 평범한 피아노라 음정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아까 도설혜가 연주할 때에도 여러 음정이 틀린 것을 발견했었다.이건 전문가가 아닌 이상 발견할 수 없는 것이었다
더 보기

제352화

“도예나 씨는 얼굴도 이렇게 아름다우신데 피아노 실력도 남다르니 정말 대단해요…….”‘아악!'도설혜는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어떻게 된 거야!'‘왜 도예나가 오히려 사람들의 찬사를 받게 된 거지!'그녀의 의도는 이런 게 아니었다…….그러나 도설혜가 아무리 후회해도 연회장 사람들이 도예나를 향한 마음을 되돌릴 수 없었다.아름다운 미모만으로도 수많은 이목을 끌 수 있었는데 출중한 실력까지 더해지자 모든 사람이 도예나에게로 시선을 떼지 못했다.아니나 다를까 도예나가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또 다른 남자가 작업을 걸어왔다.그러나 이번에는 강현석이 한 발 더 빨랐다.그는 까만 눈동자에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피아노를 연주할 줄 안다고 말한 적이 없었지 않아요?”도예나가 무덤덤하게 말했다.“물어본 적도 없었잖아요.”‘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피아노를 칠 줄 안다고 말해야 하는 건가? 그리고 자신이 강현석과 그 정도로 사이가 가까운 것도 아닌데.'강현석은 그녀의 옆선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까 도설혜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어렸을 때 함께 배웠던 거였어요?”도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뭐 그런 셈이죠.”그녀는 과거에 대해 입을 열고 싶지 않아 했다. 18살 이전의 과거는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그러나 강현석은 자꾸 과거를 물어왔다.“성남시 1고등학교 다녔었어요?”도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왜 자꾸 이런걸 물어보는 거예요?”“그러면 성남시 1고등학교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던 적이 있어요?”강현석은 드디어 자신이 가장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방금 도예나가 연주할 때 그는 그때 학교에서 보았던 작고 어렸던 뒷모습이 떠올랐었다.그는 그 사람이 도설혜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어쩌면 도예나일지도 몰랐다…….‘아니 그 사람이 도예나였으면 좋겠어…….'그는 왜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몰랐다.도예나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지만 남자의 강력한 시선에 입술을 매만지다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그때 학업 스트레스가
더 보기

제353화

강현석은 자신이 다가가기만 하면 도예나가 자주 두려워했던 걸 생각해냈다.‘나를 무서워하는 걸까? 내가 다가가는 게 두려운 걸까?'강현석이 입을 열려는 찰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는 도예나의 어깨에서 손을 내리며 부드럽게 말했다.“연회장이 많이 시끄럽죠? 베란다에서 바람 좀 쐬어요.”그 말을 끝으로 그 역시 자리를 옮겨 전화를 받았다.핸드폰 너머로 어눌한 한국어가 들려왔다.“강현석 씨, 안녕하세요. 캐서린이에요. 혹시 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캐서린 씨, 안녕하세요.”강 부인이 호주에서 홀로 지낼 때 캐서린이라는 사람이 자주 강 부인의 곁을 지켰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처음에 강현석은 캐서린이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캐서린은 심리학을 연구하는 의사였고 강 부인을 자주 찾아뵈었던 건 연구의 목적이 있었던 것이었다…….나쁜 의도는 아니었으므로 강현석은 그녀와 강 부인의 만남을 막지 않았었다.그리고 그녀와 강 부인은 몇 년 동안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다.강현석은 캐서린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지만 일이 바빴던 탓에 몇 년 동안 만날 기회가 없었다.“제가 어머님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요. 강씨 별장 앞으로 배달이 갔다고 하는데 초대장이 없어서 입장이 안 된다고 하네요. 강현석 씨가 직접 가져다주시면 안 될까요?”한국어가 어눌한 탓에 그녀는 짧은 몇 마디를 1분이나 늘여놨다.강현석은 전화를 쥐고 밖으로 걸어갔다. 입구에 선물 상자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이 보였다. 그는 양 집사에게 선물을 가지고 들어와도 된다고 말을 전했다.“고마워요, 캐서린 씨. 선물은 이미 전해 받았어요.”그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잠시만요!”캐서린이 다급하게 말했다.“제 연락처 저장하세요. 제가 보내드릴 게 있어요.”강현석이 덤덤히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고 캐서린이 문서 하나를 보내왔다.“제가 어머님을 대상으로 쓴 심리 상담 보고예요. 어머님이 몇 년 동안 홀로 호주에 계시면서
더 보기

제354화

“여긴 다른 사람도 없으니까 빙빙 돌리지 말고 제대로 말해.”도설혜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전에부터 그랬잖아, 성남시만 떠난다면 뭐든지 해주겠다고. 이 말 아직도 유효하니까 기회 잘 잡는 게 좋을 거야.”“왜 내가 성남시에 남아있는 걸 그렇게 두려워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도예나가 와인잔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나른하게 늘어져 있었다.“내가 돌아오자마자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내가 사라지길 바랐었지. 난 또 도씨 가문 후계자 문제 때문인 줄 알았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과는 아예 상관이 없는 일이었어…….”도설혜는 긴장되어 손끝이 떨려왔다.그녀는 눈앞의 사람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돌아와서 도씨 가문의 모든 걸 빼앗으려 한 거 아니었어? 나는 절대 빼앗기지 않을 거야…….”“허!”도예나가 헛웃음을 터뜨렸다.도예나는 와인잔을 내려놓고 상반신을 도설혜 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내리 깐 시선에 위압감이 느껴졌다.“강씨 가문 사모 자리에 비하면 도씨 가문 후계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안 그래? 도설혜, 너는 내가 강씨 가문 사모가 되는 게 두려운 거잖아!”“꿈 깨!”도설혜가 이를 악물었다.“너, 얼굴 믿고 나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강현석은 너를 가지고 놀 뿐이라고. 그러다가 질리면 널 버리고 나한테로 돌아올 거야. 나는 두 아들의 친모니까, 반드시 나와 결혼을…….”“그래?”도예나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소리 내서 웃음을 터뜨렸다.그 웃음소리에 도설혜는 소름이 돋았다. 마치 온몸이 발가벗긴 것 같았다…….“강씨 그룹 두 도련님, 강세훈과 강세윤이 정말 네가 낳은 아들이 맞아?”도예나가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뱉었다. 말은 가시가 되어 도설혜의 가슴에 찍혀갔다.도설혜는 숨이 가빠지는 게 느껴졌다.“당연히 내가 낳은 아들이지. 내가 열 달 임신해서 배 아파 낳은 아들…….”도예나는 가차 없이 도설혜의 말을 끊었다.“정말 궁금해서 그래. 어떻게 강씨 가문 사람들을
더 보기

제355화

도설혜의 입술에 거의 핏기가 없어졌다. 그녀는 도예나보다 강현석을 두려워했으니.강현석은 무자비하고 냉혹한 사람이라 적을 처리할 때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만약 도설혜가 자신을 4년 동안 속였다는 걸 알아버린다면 그녀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도예나, 나 좀 도와줘…….”도설혜가 도예나의 손을 덥석 잡고 애원했다.강씨 가문의 사모가 되려는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젠 자신의 목숨과 도씨 가문의 목숨만 살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강현석 씨는 아직 아이들 일을 몰라…….”도예나가 덤덤하게 말했다.그러자 도설혜가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강현석이 모른다면 기회는 아직 있어.'“그렇다면 이 일에 대해 너 말고 누가 또 알고 있는데?”도설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예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냉소하며 말했다.“왜,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을 모두 죽여버린다면 비밀이 영원히 지켜질 것 같아?”도설혜가 표정을 굳혔다.“이미 친자확인 보고서를 이메일로 작성해놓았어.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동으로 강씨 가문 모든 사람한테로 이메일이 전송될 거야.”도예나가 덤덤하게 말했다.“만약 내 손가락 하나 건드린다면 네 비밀은 언제든지 공개될 거야.”도설혜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이렇게 화가 나고 불안했던 적은 없었다. 도설혜는 당장 눈앞의 사람의 목을 조르고 싶었다.“당분간 비밀은 지켜줄게.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어. 넌 그냥 얌전히 있어. 감히 내 아이들을 건들 생각하지 말고.”도예나가 차갑게 말했다.“아이들한테서 멀리 떨어진다면 당분간 강현석 씨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을게.”도설혜는 점차 평정심을 되찾았다.그녀는 도예나의 미소를 바라보며 천천히 물었다.“왜 강현석 씨에게 아이들의 일을 밝히지 않는 거야? 네가 세훈이와 세윤이의 친모이고 제훈이와 수아도 자신의 아이들임을 안다면 넌 강씨 가문 사모가 될 수 있을 텐데…….”“모든 사람이 너처럼 허영심이 많은 건 아니야.”도예나는 커피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말했다.“난 강씨 가
더 보기

제356화

강현석이 인상을 썼다.“어머니, 제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땐 아이들의 큰 이모인 줄 몰랐어요.”“이제 알았으니 포기할 때가 된 거지.”강 부인이 차갑게 말했다.“도씨 가문의 둘째 딸이 아이들을 낳아줬는데 첫째 딸과 결혼했다는 소문이 돌면 사람들이 우리 가문을 얼마나 손가락질할지 생각해 보았느냐!”두 아이의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도예나는 무심결에 그 말을 엿듣게 되었다.그녀의 눈에는 충격, 놀라움, 의아함…… 등의 감정이 뒤섞여있었다…….현재 애인 사이라고는 하지만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그런데 지금 이 남자는 강 부인의 앞에서 그녀를 좋아한다고, 어떤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녀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강 부인은 층계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하던 말을 멈췄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도예나의 얼굴을 확인하고 점차 도예나의 옆에 서 있던 두 아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방금 연회장에서 강 부인은 많은 사람이 성남시 최고 미녀의 두 아이에 대해 의논하고 있던 걸 들었었다. 들은 바에 의하면 서울 진씨 가문의 아이들이라는데 이건 거의 루머에 가까운 말이라고 했다…….강 부인의 차갑던 얼굴은 수아의 포동포동한 얼굴을 마주했을 때 순식간에 많이 유해졌다.도예나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강 부인에게로 다가갔다.“사모님, 시간이 많이 늦어 아이들과 함께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이 두 아이가 당신의 아이들인가요?”강 부인이 천천히 물었다.“올해 몇살이나 되는가요?”강 부인은 이 말을 끝으로 수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 했다.그러나 수아는 겁먹은 표정으로 빠르게 도예나의 뒤로 몸을 숨겼다.“어머니, 수아가 낯을 많이 가려요.”강현석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바래다주고 올게요.”그는 한손으로 수아를 품에 안고 다른 한손으로는 도예나의 허리를 감은 채로 나란히 별장을 벗어났다.강 부인이 소파에 앉아 잠시 골똘히 생각했다.그리고 옆에서 연회장을 정리하고 있던 양 집사를 불렀다.
더 보기

제357화

“내가 데려다줄게요.”강현석이 차 문을 당기며 부드럽게 말했다.도예나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제가 운전해서 왔으니 혼자 돌아가면 돼요.”강현석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말했다.“제가 도예나 씨 남자친구라는 걸 잊었어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바래다주는 건 당연한 일이죠.”도예나는 방금 강현석이 강 부인에게 하던 말을 떠올렸다.그래서 얼굴을 조금 붉힌 채로 물었다.“그럼 제 차는 어떻게 해요?”강현석이 바로 경호원 한 명을 불러왔다. 경호원이 도예나의 차를 운전해 그들의 뒤를 따르게 했고 강현석이 그녀와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운전했다.차는 천천히 달려 반시간이 지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도예나는 두 아이를 안아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바래다줘서 고마워요, 강현석 씨. 내일 봬요.”도제훈이 얌전히 손을 저었다.“안녕히 계세요, 현석 삼촌.”수아도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안녕.”아빠라는 말에 도예나는 자신이 애써 붙잡고 있던 평정심이 흐트러지는 걸 느꼈다.강현석이 강 부인 앞에서 했던 고백을 엿듣지 않았어도 그녀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그런데 나를 좋아한다고 했어…….' 왔는데 집에서 물 한잔 얻어먹으면 안될까요?”강현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운전을 오래 했더니 목이 좀 마르네요.”“……”‘야심한 밤에 여자 혼자 사는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건 의도가 너무 티 나는 게 아닌가?'그녀는 바로 거절하려고 했으나 수아가 이미 강현석의 손을 잡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현재 시간은 밤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평소라면 수아가 이미 잠이 들 시간이었다.도예나가 실내화로 갈아신으며 말했다.“강현석 씨, 먼저 앉아 계세요. 수아를 목욕시키고 먼저 재울게요. 이미 잠이 들 시간이 지나서요.”그녀는 강현석의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딸의 손을 잡고 바로 욕실로 향했다.도제훈은 소파에 앉아 책 하나를 펼쳤다. 무표정인 그의 얼굴에
더 보기

제358화

도예나는 할 말을 잃었다.‘4년 동안 헛 키웠어! 아빠가 나타나니 엄마는 안중에도 없다 이거야?'‘딸은 아빠 전생의 애인이라는 말이 있다더니…….'그녀는 입맛을 다시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도제훈을 찾았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아이는 책을 읽고 있었다.“제훈아, 이렇게 어려운 책은 조금 더 크고 나서 읽는 게 어때? 지금은 동화책 같은 걸 많이 읽는 게 좋을 것 같은데.”그녀는 도제훈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향했다.“시간이 많이 늦었으니까 빨리 씻고 자야지. 엄마가 씻겨줄까?”도제훈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혼자 할 수 있어요.”아이는 빠르게 갈아입을 옷가지를 가지고 욕실로 들어갔고 10분 뒤에 다시 나타났다.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니 아이가 더 얌전하고 착해 보였다.도예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방으로 돌아갔다.“엄마가 책 읽어줄까?”“네.”도제훈은 머리맡에 놓인 이야기책을 꺼냈다.도제훈의 이야기책은 모두 성구 속담을 다룬 이야기로 다른 동화책에 비해 난이도가 컸다.도예나는 침대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책을 읽어갔다. 세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쯤 도제훈의 새근새근하는 숨소리가 들려왔다.도예나는 전등을 끄고 살금살금 방에서 나왔다.방에서 나가자 강현석도 마침 수아의 방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수아는 잠이 들었어요.”강현석은 그녀와 나란히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조용한 밤에 낮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전율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강현석 씨도 이만 돌아가셔야죠.”“저번에도 말했을 텐데요. 강현석 씨라고 부르는 건 너무 딱딱하다고.”강현석이 걸음을 멈췄다. 까만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을 향했다.“현석씨, 아니면 현석이라고 불러줘요.”도예나는 머리가 지끈거렸다.남자친구가 되어달라는 말은 그녀가 먼저 꺼낸 것이었고 그녀가 말을 주워 담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그냥 현석 씨라고 부
더 보기

제359화

도예나는 갑자기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18살 소녀가 아니라 23살이 넘었고 아이가 넷인 엄마였다……‘밖엔 정체불명의 사람이 잠복해있는데 강현석 이 사람은…….'도예나는 얼굴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강현석을 노려보았다.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거실의 샹들리에가 비쳤고 마치 수많은 별이 그녀의 눈에서 반짝이는 것 같았다.허리를 잡고 있던 강현석의 손은 점점 더 뜨거워졌다.그는 고개를 조금 숙인 채로 침을 꿀꺽 넘기며 자신을 억제했다…….“당신!”도예나는 화가 나서 그를 노려봤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녀는 강현석의 가슴을 세게 밀쳐내어 드디어 그 뜨거운 품에서 벗어났다.늘 침착하던 도예나였지만 이 순간에는 조금 이성을 잃을뻔했다.그녀는 몸을 돌리고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1분 시간 줄게요.”강현석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자신이 마치 뻔뻔스러운 변태가 된 기분이 들었다…….그는 식탁에 놓인 찬물을 꿀꺽꿀꺽 마시며 뜨거운 기운을 잠재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시 창가로 돌아왔다.진정된 그의 모습에 도예나가 입술을 매만지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가요.”그녀는 창가 옆의 문을 열고 베란다에서 벗어나 정원으로 나갔다.몇 걸음을 걸어 그들은 나무가 울창한 그곳에 도착했다……도예나는 나무에 몸을 숨긴 자가 한명이 아닌 두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모두 실력자라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녀가 낮은 소리로 강현석에게 물었다.“한 사람을 감당해줄 수 있어요?”강현석이 그녀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말했다.“먼저 방으로 돌아가 있어요. 제가 다 처리할게요.”도예나는 당연히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의 실력으로 둘은 버거워도 한 사람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잠이 들었고 그녀는 모험하고 싶지 않아 강현석과 함께하는 걸 택했다.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강현석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순식간에 그녀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그리고 강현석은 별장 담벼락에 세워
더 보기

제360화

강현석이 뚜벅뚜벅 걸어가 구두로 한 사람의 목덜미를 밟았다.그의 몸짓이 너무 빠르고 강력해 밟힌 그 사람은 목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같았고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얌전히 말을 할리가 없지.”강현석이 차갑게 웃으며 발에 힘을 꾹 주었다.밟힌 자는 숨을 헐떡이고 목에 핏줄이 드러났으며 언제든지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그들은 강현석의 몸에서 살기를 느꼈다.‘만약 밝히지 않는다면 오늘 여기서 죽을지도 몰라…….'“말할게요, 제가 말할게요!”다른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진씨 성을 가진 남자가 별장에 숨어들어 아이들을 훔쳐 오라고 지시했어요!”도예나가 그를 노려봤다.“진씨 성의 그 남자 이름이 뭐죠?”검은색 옷차림의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정말 모릅니다. 저희한테 2억을 줄 테니 3일 내로 해결하라고만 했어요. 성남시 사람 말투는 아니었어요…….”그 말에 도예나는 의심할 게 없이 진톈건이라고 생각했다.진씨 가문에서 두 아이를 훔쳐 오라고까지 지시했다. 이제 그 일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되었다…….강현석도 누구의 지시인지 알아차리고 차갑게 발을 떼고 말했다.“당장 꺼져!”그 두사람은 빠르게 줄행랑을 쳤다.“진씨 가문 일은 제가 해결할게요.”강현석의 손목을 돌리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요.”도예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녀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내일 진톈건씨와 얘기를 잘 나누고…….”“그 어떤 사람도 자기 자식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진씨 가문도 마찬가지고요.”강현석이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진씨 가문의 세력을 도예나 씨 혼자서 해결하기는 버거울 겁니다. 그러니 제가 알아서 할게요.”도예나가 입을 매만졌다.그녀가 두 아이와 강현석의 친자 확인 보고서를 보여준다면 진씨 가문은 바로 그만둘 게 뻔했다.그러나 도예나는 이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어떤 사람도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 강현석도 예외는 아니었으니.'‘제훈이와 수아의 신
더 보기
이전
1
...
3435363738
...
135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