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1 - 챕터 190

1347 챕터

제181화

병상 반대편에 앉은 강현석이 담담하게 말했다.“양집사님, 꿀물을 좀 준비해 주세요.”분부를 받은 양집사가 떠나자, 병실에는 혼수상태에 빠진 세윤이를 제외한 두 사람만 남았다. 소독수 냄새가 가득한 공기 사이로 강현석이 낮게 말했다.“이번 일은 감사합니다. 앞으로 무슨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세요.”“저는 세윤이를 아주 좋아하니까 기꺼이 도울 수 있어요. 게다가…….”도예나가 약간 씁쓸한 말투로 이어서 말했다.“세윤이는 틀림없이 몰래 집에서 뛰어나와 저를 찾아오려고 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거예요.”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가라앉았고, 손으로 눈썹 쪽을 가리고 있어 표정이 완전히 드러나 보이지 않았다.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강현석이 입을 열었다.“세윤이가 확실히 도예나 씨를 좋아하긴 하죠.”도예나가 살짝 웃으며 병상에 누워 있는 강세윤에게 손을 뻗어 얼굴을 만졌다.공항에서 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강한 호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후에 세윤이가 몇 번이나 자신을 찾아왔을 때, 마음의 벽이 이미 무너졌다.수아와 제훈이를 제외하고, 그녀의 마음 속에 세번째로 들어온 아이가 바로 강세윤이었던 것이다.도예나가 고개를 들어 진지한 표정으로 강현석을 바라보았다.“세윤이가 몰래 뛰쳐나와 저를 찾아오다가 사고를 당했어요. 나중에 수아도 몰래 나갔다가 사고를 당할까 봐 겁이 나요. 수아가 어떤 이유로 당신 곁에 나타나든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해줄 수 있어요?”“그럼요.”강현석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그 소녀는 순진한 천사처럼 그의 세계에 나타났다. 그리고 줄곧 냉담했던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왜 사람들이 다들 딸을 원하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겨우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만약 수아가 자신의 딸이라면, 성남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딸로 키울 자신이 있었다.도예나의 시선이 강현석과 부딪히며, 그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그의 수아에 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수아는 강현석을 그렇게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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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그리고 그는 왠지 이 여자와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눈빛을 느낀 도예나는 얼른 화제를 돌려서 병상에 누워 있는 강세윤에게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지금은 아프지 않아도 마취가 풀리면 아파서 울지도 몰라. 그때가 되면 교통사고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게 되겠지! 세윤아, 만약 다음에 나를 찾아오고 싶으면 전화를 하고 와. 그럼 아줌마가 너를 데리러 갈게. 오늘처럼 마음대로 몰래 집에서 뛰쳐나오면 다시는 너를 만나지 않을 거야!”또박또박 엄하게 혼내는 말을 듣고, 강세윤은 눈물을 흘리며 억울해했다.“예나 아줌마, 그렇게 보고 싶은데, 참을 수 없는데 어떻게 참을 수가 있어요… 안아주고 뽀뽀해달라고 하고 싶은데…….”눈을 크게 뜨고 말하는 그의 모습이 마치 버려진 강아지처럼 불쌍하다는 생각에, 도예나는 마음이 약해져 고개를 숙이고 그의 이마에 뽀뽀했다.그리고 이 장면을 본 강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갑자기 강세윤에게 질투심이 생겼다.“저도 뽀뽀해 드릴게요!”강세윤이 도예나의 목을 껴안고 얼굴에 뽀뽀하자, 도예나가 얼른 그의 손을 잡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아직 링거를 맞고 있으니까 이러지 말고 제대로 누워 있어!”그 말을 들은 강세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두 눈은 도예나의 몸에 달라붙어 떠나지 않았다.그때, 병실 입구에 한 그림자가 옆으로 천천히 숨었다.가슴을 어루만지는 도설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분노했다. 전에 도예나가 강세윤에 대해 언급할 때는, 그녀가 강씨 집안에 대해 조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방금 상황으로 봤을 때 도예나는 진작부터 강세윤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심지어 아주 친밀한 사이!강세윤은 그녀와 도예나 사이를 알면서도 이렇게 도예나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도대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는 한 걸까?그리고 강현석, 이 남자는 도씨 가문과 도예나 사이의 원한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여자가 강세윤 곁에 나타나는 걸 허락하다니…….도예나가 강세윤에게 못된 짓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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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강세훈은 세 살 반부터 사업을 접하기 시작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이 회사는 강씨 그룹이 2년 전에 투자를 철회하려고 했던 자회사이고, 파산 선고를 하루 앞두고 그가 인수했다. 그리고 훈전과학기술회사는 그의 경영을 거쳐 이제 강씨 그룹 산하 제3순위의 자회사로 성장했다.이제 막 회의를 끝낸 강세훈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여태껏 자신 있는 모습이었던 그는, 마음이 편치 않을 때만큼은 네 살 된 아이 같은 불안감을 드러냈다.그의 옆에 있던 젊은 보좌관 오연희가 공손하게 말했다.“도련님, 오늘 일은 거의 다 하셨으니 이제 돌아가서 쉬시겠어요?”하지만 강세훈은 고개를 저었다. 명치를 잡은 그는 계속 뭔가 불편함을 느꼈다.설마 세윤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휴대폰을 꺼내 양집사에게 전화하려고 할 때, 갑자기 휴대폰이 진동했다. 어머니의 전화인 걸 확인한 그는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어머니, 무슨 일이세요?”“세훈아, 네 동생한테 일이 좀 생겼어…….”도설혜가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하자, 강세훈은 갑자기 일어났다.한 시간 전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그 말은 강세윤에게 사고가 난 지 적어도 한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서야 연락이 오다니!강세훈은 서둘러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엄마, 세윤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거죠? 지금은 어떻게 됐어요?”“스포츠카에 치여 날아가 피를 많이 흘렸어.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는데…….”강세훈의 마음이 바닥으로 가라앉았고, 비틀거리며 땅에 쓰러질 뻔했다.“그런데 수술이 잘 끝나서 깨어났어. 세훈이 너는 걱정하지 마…….”그 말을 듣고서야 강세훈은 다시 살아난 것만 같은 기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세윤이는 어느 병원에 있어요?”“너무 조급해하지 마. 내가 너에게 전화한 건 다른 걸 알려주고 싶어서야.”병원 입구에 서 있는 도설혜의 눈꼬리가 온통 음침했고, 입술을 깨물며 내는 목소리에는 기괴한 차가움이 배어 있다.“세윤이는 도씨 빌딩 문어귀에서 교통사고가 난 거야. 도예나를 보고 급히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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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엄마, 이 일은 제가 사람을 보내 조사할 테니 일단 안심하세요. 누구도 세윤이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예요.”“그 여자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피를 기증해서 세윤이를 구했으니, 당분간은 별 일 없겠지만… 지금 네 아버지의 신임을 얻었으니 이 기회를 틈타 뭔가 일을 꾸밀 게 분명해! 세훈아, 나는 정말 그 여자가 너와 세윤이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워. 차라리 나를 해치지…….”“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두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강세훈이 바로 전화를 끊고, 보좌관 오연희를 돌아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도씨 그룹 건물 입구에서 난 교통사고 사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요.”“네.”오연희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강세훈은 기사에게 분부했다.“병원으로 갑시다.”평온하게 도로를 달리던 차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오연희는 교통경찰의 전화를 받았다.“건군로는 일년 내내 차가 막히는 편이라서, 차들의 평균 속도는 시속 20km 이내예요.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든 차는 정지된 상태였는데, 그 은색 스포츠카만 갑자기 모퉁이를 돌아 뛰쳐나와 아이를 들이받았죠. 그 차만 아니었다면 참극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그 차는 아이를 친 후에 또다시 서너 대의 차를 들이받고 나서 도주했어요. 건군로에서 북쪽으로 도망쳤는데, 거기는 CCTV가 없어서 아직 가해자를 찾지 못했어요…….”듣고 있던 오연희는 미간을 찌푸렸다.“번호판을 조회해도 못 찾나요?”“강씨 가문과 관련된 일인데, 진작 다 조사해 봤죠. 스포츠카는 훔친 거고, 번호판은 가짜예요. 저희 쪽에서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고 의심하고 있어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 글자 한 글자를, 강세훈은 모두 똑똑히 들었다.어머니의 추측을 믿지 않았던 그는 이제 정말 믿을 수밖에 없었다.훔친 차에, 가짜 번호판, 그리고 CCTV에 찍히지 않은 가해자의 얼굴…….즉, 상대방은 이미 교통사고가 발생할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만약 건군로가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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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세윤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도예나 씨가 마침 현장에 있었고, 그 여자의 혈액에 세윤이를 구했죠. 아빠는 이 모든 게 너무 공교롭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강세훈이 느릿느릿 말했다. 나지막하고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는 4살 된 아이 같지 않았다.“도예나 씨가 이번 교통사고를 일부러 계획했다고 의심하는 거야?”강현석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강세훈이 답했다.“동기는 충분해요. 아버지도 엄마와 도예나 씨 사이의 원한을 아시잖아요.”“그 여자가 그랬을 리 없어.”강현석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교통사고 건은 이미 누군가 그에게 보고했고, 오랫동안 계획된 사고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대담하게 자신의 아들에게 손을 대다니. 하지만, 그 사람이 도예나일 리가 없다.“아빠, 아직 제대로 조사도 안 했는데 어떻게 그 여자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만약 정말 그 여자가 한 짓이라면요?”강세훈의 목소리가 다소 차가워졌다.“그 여자가 세윤이에게 그랬을 리가 없어. 네 동생을 구해준 은인이니 의심하지 마.”강현석의 말에, 강세훈의 시커먼 눈동자가 더욱 어두워졌다.과연 어머니의 말이 맞다. 도예나 그 여자는 이미 완전히 아버지의 신임을 얻었다.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했을 뿐인데 아버지가 이렇게 불쾌해하다니.이 여자에 대한 아버지의 믿음이 너무 깊은 데다, 이 믿음을 이용해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아버지, 진상이 모두 밝혀지기 전에 도예나가 세윤이에게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강세훈이 말을 반쯤 했을 때, 잠들어 있던 강세윤이 갑자기 눈을 떴다.“형, 그게 무슨 말이야?”강세윤이 분노하며 눈을 부릅떴다.“예나 아줌마가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고 친아들처럼 대하는데, 어떻게 일부러 사고를 낼 수가 있어? 어떻게 증거도 없이 그런 말을 해?”그러자 강세훈이 조금 비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원래 아무 이유도 없이 잘해주는 사람은 없어. 게다가 그 여자와 우리 친엄마 사이에는 깊은 원한이 있지. 너는 그 여자가 왜 너에게 접근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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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그리고 한편으로는 강세윤을 이용해서 강씨 집안 전체의 신임을 얻다니, 도예나는 정말 보통 여자가 아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 놓을 수밖에.그때, 도예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강세윤과 영상 통화를 했다.“예나 아줌마, 왜 저를 보러 안 오세요?”강세윤이 무기력하게 말했다.“혼자 병원에 있으니까 너무 심심한데, 와서 같이 있어줄 수 있어요? 얘기하고 싶어요…….”도예나가 손에 든 국자를 흔들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내일 보러 갈게. 겸사겸사 내가 끓인 곰탕 한 그릇도 가져다 줄게!”“우와, 너무 좋아요! 나는 예나 아줌마가 제일 좋아요!”그의 반응에 도예나가 활짝 웃었다.“그래, 빨리 쉬어.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지 말고.”“저한테 굿나잇 뽀뽀해주세요!”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휴대폰 스크린에서 입을 삐죽 내밀고 있는 강세윤의 모습은 불쌍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웠다.웃음을 터뜨린 도예나는 휴대폰 스크린에 뽀뽀를 하고서야 전화를 끊었다. 끓인 곰탕을 들고 식탁으로 간 그녀는 두 아이가 눈을 크게 뜨고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너희들 왜 그런 표정이야?”“엄마, 방금 강세윤 목소리가 들렸는데, 입원했어요?”도제훈이 묻자, 도예나는 의자에 앉아 작은 소리로 말했다.“너 세윤이가 걱정되니?”강세윤이 집에 올 때마다, 제훈이의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그래서 당연히 제훈이가 강세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고, 오늘 그가 입원한 일도 두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훈이가 먼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물어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누가 걱정한다는 거예요…….”도제훈이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며 계속 말했다.“수아가 걔를 좋아하니까, 제가 대신 물은 거죠.”옆에 있던 수아의 눈동자도 걱정으로 물들어 있었다. 도예나는 그런 수아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입을 열었다.“오늘 오후에 세윤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지금은 괜찮아. 며칠 입원하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하니까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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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훈전과학기술회사는, 인터넷 미디어 회사이다. 2년 전 부도설이 나돌다가 인수된 뒤 돌연 기사회생해서 인터넷 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회사 배후 세력에 대해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도예나는 훈전과학기술회사의 자료를 힐끗 훑어보여 물었다.“오후 몇 시에 보자고 하던가요?”“2시 반, 반도카페에서요.”오전에 일을 처리한 도예나는 바로 차를 몰고 반도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10분 일찍 도착해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보기 시작했다.이 회사는 아무리 조사해도 관련 정보가 제한적이었고, 배후의 투자자 정보조차 없었다. 뭔가 대단한 세력이라도 있는 걸까? 이 회사가 왜 새로 설립한 자신의 회사와 사업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걸까?5분쯤 기다렸을 때,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옷깃을 여미고 일어나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에게 입을 열고 인사를 하려고 하던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왜 네가 들어와?”“왜 제가 들어오면 안 되죠?”담담하게 들어온 강세훈이 소파에 앉았다. 검은색의 작은 양복을 입은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카리스마가 넘쳤다.처음에 놀랐던 도예나는 곧 평온해졌고, 웃으며 물었다.“네가 훈전과학기술회사의 사장이니?”“그래요.”그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르게 도예나의 머릿속에 강현석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 사람은 크고 한 사람은 작았지만, 표정만큼은 틀에 새긴 듯 똑같았다.맞은편 소파에 앉은 도예나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몇 번 만났는데 아직 이름도 물어본 적이 없네. 이름이 뭐야?”강세훈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이 여자, 뭐지? 강세윤에게 그런 짓을 해놓고 자신의 이름조차 모른다고 하다니!그리고, 분명히 전에 이 여자에게 자신이 도설혜의 아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설마 그 후에 조사도 안 해봤단 말이야? 믿을 수 없어.도예나는 강세훈의 입가에 생긴 비웃음을 포착했다. 그리고 소파에 기대어 갑자기 웃었다. 왜 이 아이가 도설혜의 아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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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다 검토한 후, 서류를 닫은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꼬맹이, 이 서류는 누가 작성한 거야?”“도련님께서 작성하셨습니다.”오연희가 대신 대답하며 계속 말했다.“도 대표님, 아무 문제없으시면 서명해 주세요. 서명 후 효력이 발생합니다.”도예나는 가볍게 웃었다. 예쁘게 생긴 그녀는 웃을 때마다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서 요염한 기운을 풍겼다. 그러나 눈동자는 맑고 청순해서 두 가지 상반된 기운이 융합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그녀가 웃는 걸 본 강세훈의 마음 속 냉담함과 무관심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자신이 뜻밖에도 도예나를 몇 분 동안 넋 놓고 쳐다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는 갑자기 괴로워졌다.이 여자는 틀림없이 이런 웃음으로 아버지와 강세윤을 현혹시켰을 거야…….“문제 있는데?”웃음을 거둔 도예나가 천천히 한마디 내뱉었다. 약간 앞으로 기울어진 몸이 압박감을 가지고 강세훈을 쳐다보았다.“공부해야 될 나이에는 공부나 해. 밖에서 이러지 말고.”그녀가 서류를 힘껏 던지며 말했다. 책상 위에 떨어진 서류에서 분 바람이 강세훈의 머리를 흐트러뜨리자,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었다.오연희는 놀라서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강씨 집안 도련님, 강씨 집안의 후계자, 강씨 그룹의 미래 대표를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대하다니!“도 대표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오연희가 도예나를 주시하며 냉랭하게 말했다.“무슨 문제가 있으면 좋게 말하세요. 이런 행위는 너무 실례 아닌가요?”“당신들이 이 서류를 내 앞에 들이밀었다면 내가 이런 행동을 할 거라는 것도 알았어야지.”도예나가 비웃으며 이어서 말했다.“이렇게 큰 계약의 허점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줄 알았어? 꼬마야, 아직 길 줄도 모르면서 급하게 뛰지 마. 나니까 이렇게 용서해 주는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거짓 계약으로 고소당했을 거야.”말을 마친 도예나가 일어나 가방을 들고 나가려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가방에서 2만원을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오늘 커피는 내가 살 테니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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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도예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예나 아줌마, 정말 저를 보러 보셨네요! 와, 수아도 오다니, 정말 너무 기뻐요!”병상에 누운 강세윤은 기뻐서 뛰어내릴 기세였고, 도예나가 얼른 걸어가서 그를 눌렀다.“아직 수액을 맞고 있으니 함부로 움직이지 마.”그러자 강세윤은 바로 순순히 누워 도예나와 수아를 번갈아 보며 바보같이 웃었다. 그의 머리에는 피가 은은하게 스며든 붕대가 감겨 있었고, 밤새도록 수액을 맞아 손등이 모두 푸른색이었다.병상 옆으로 다가간 도제훈은 옆에 걸린 진료기록부를 떼어냈다. 그가 손을 내밀어 떼어낼 때, 강세윤이 깜짝 놀라 말했다.“너, 너 왜 이래, 예나 아줌마가 여기서 보고 있는데도 나를 괴롭히려는 거야?”“…….”그는 손에 든 진료기록부를 흔들었다.“의사 선생님 글씨가 예뻐서 공부 좀 하려고.”도제훈이 진료기록부를 들고 베란다고 걸어가자, 강세윤은 할 말이 없었다. 마치 자신이 방금 매우 찌질하고 없어 보이는 발언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수아가 다가와 손에 든 곰인형을 그의 손에 건네주며 주의를 돌렸다.“와, 수아야, 나한테 선물 주는거야? 너무 귀여워, 좋아!”도예나도 웃으며 말했다.“이건 수아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야. 이걸 준다는 건 네가 좋은 친구라는 거야!”“친구? 저는 수아 친구가 되기 싫어요, 오빠가 될 거예요!”강세윤은 수아의 손을 잡고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수아야, 내가 오빠가 되면 안 돼? 내가 예뻐해 주고 누구도 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해 줄게!”어리둥절하게 눈을 뜬 수아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도예나는 강세윤이 슬퍼할까 봐 얼른 화제를 돌렸다.“세윤아, 너네 아버지는 왜 안 계셔? 양집사님은? 어디 가셨어?”“아버지는 어제 밤새 저와 함께 계시다가 오늘 회사에 일하러 가셨어요. 저녁에 오실 거예요. 양집사님은 방금 계셨는데, 아마 맛있는 걸 사러 가셨을 거예요. 수아야, 조금만 기다려. 양집사님이 이따가 맛있는 걸 많이 가지고 오실 거야…….”병실에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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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자신이 바보라는 말에 발끈한 강세윤의 표정을 본 도예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제훈이는 항상 내성적이어서 자신의 높은 지능을 떠벌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고의적으로 세윤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다니, 제훈이는 이미 세윤이를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그전까지는 세윤이를 싫어했던 제훈이가 왜 갑자기 자기 사람으로 받아들인 걸까?도예나는 도제훈을 쳐다보며, 그의 얼굴에서 뭔가를 알아내려고 했다. 그 시선이 불편했던 도제훈은 일어나면서 말했다.“엄마, 화장실에 갔다 올게요.”문을 열고 나가던 그는 병실 입구에 서 있던 사람과 머리를 부딪쳤다.계속 병실 밖에 서 있던 강세훈은 문을 열지 않은 채 안에서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비록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그는 도예나가 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여자의 목소리는 봄의 빗물처럼 부드러웠다. 어쩐지 강세윤이 그 여자한테 그렇게 빠지더라니…….어제 이 여자와 있었던 일이 생각난 그는 굳이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줄곧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다가 뜻밖에도 한 아이와 부딪힌 것이다.두 쌍의 눈이 마주친 순간,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의 눈동자에서 의아함을 보았다.도제훈의 눈동자가 빛났다. 자신과 키가 비슷한 이 아이가 어째서 이렇게 낯이 익은걸까? 눈을 가늘게 뜬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천천히 물었다.“세윤이를 만나러 왔어?”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강세훈의 목소리가 매우 담담하다.“너는? 어떻게 세윤이의 병실에 온 거지?”세윤이의 친구인 걸까? 아니면…?강세훈의 목소리를 듣던 도제훈의 귓가에 강현석의 목소리가 떠올랐다.두 목소리가 점점 겹치며, 두 얼굴도 서서히 한 얼굴로 겹쳐졌다.뭔가 떠오른 도제훈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네가 바로 세 살 때 8개 국어를 했다는 세윤이의 형이야?”강세훈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는 누구니?”도제훈의 입가에 냉소가 일었다. 방금 강세윤이 말한 형이 사촌형이나 친척형을 가르키는 거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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