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내 안에서 각성한 용 / Chapter 451 - Chapter 460

All Chapters of 내 안에서 각성한 용: Chapter 451 - Chapter 460

1340 Chapters

제451화

윤도훈이 그렇게 묻자 왕준현은 연신 부정했다.“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윤 선생님을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조금 전 저 녀석이 날 벼락 끝으로 몰아붙였습니다. 윤 선생님께서 직접 해결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제가 직접 죽였을 겁니다. 저 대신 힘써 주셔서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그 말을 들은 모든 이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한심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왕씨 부자는 자기 목숨을 지키기 위해 한 인간의 비열한 인성을 극한으로 드러냈다.아들이라는 자는 살아남기 위해 모든 책임을 자기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아버지에게 넘기고 아버지라는 자는 아들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본인에게 고맙다고 한다.윤도훈은 차갑게 웃었다.본래 왕준현에 대해서도 살기가 가득했으나 손을 쓰려고 할 때 갑자기 강지원이 떠올랐다.“살려줄 수는 있으나 이한 주업에서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분을 무상으로 지원이한테 넘겨. 문제없지?”“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겠는데, 응당 정신적 손해 배상은 해야한다고 봅니다.”그의 말을 듣고 왕준현은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오히려 흥분해 마지못하며 거듭 약속했다.윤도훈이 조건을 제기한 이상 목숨은 부지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목숨에 비하면 일개 주식 따위는 하나도 소중하지 않았다.윤도훈도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한 한 빨리 처리해.”“네! 내일 당장 처리하겠습니다.”지옥에서 벗어난 듯한 왕준현은 감지덕지했다.강지원도 일련의 놀라움에서 서서히 정신을 차리며 두 사람이 조건에 대해 얘기하고 있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떠올랐다.“도훈아, 나…… 싫어.”위험을 마다하고 자기를 구해주러 온 윤도훈에게 그저 고맙고 미안할 따름인데 주식은 과분했다.“왜?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너한테 주는 손해 배상이야.”“너 바보야? 그냥 준다는 데 왜 싫다고 그래?”“싫으면 나 지금 이 사람 죽인다? 아니면 감옥으로 보내도 돼. 어차피 네 납치 사건에 동참한 사실이 분명하
Read more

제452화

이윽고 이원은 상자 앞으로 다가가 그 상자들을 열어보았다.“대박!”상자 안에 가득 담긴 황금을 보고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다른 상자에 들어있는 것들도 일일이 확인했는데 표정은 다양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그는 오버하지 않고 도로 뚜껑을 닫으며 부하에게 차로 옮겨 제황원으로 가져가라고 했다.그러고 나서 정아에게 부탁하여 강지원을 집으로 바래다주게 하고 자기는 윤도훈의 차에 올랐다.“매형, 저거 다 어디서 난 거예요? 금고라도 턴 거예요?”조수석에 앉은 이원은 더는 참지 못하고 놀란 얼굴로 물었다.몇 상자에 들어 있는 물건을 합쳐보면 그 가치는 가장 적게 계산해 보아도 천 억대에 든다.이원은 이씨 가문의 도련님이지만 그 역시 놀라웠다.“허승재 아버지가 사죄로 준 거예요.”윤도훈은 덤덤하게 말했다.이에 이원은 입이 더 벌려졌지만 곧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누나한테 집적거리지 않겠네요.”말하면서 자기 매형을 바라보았는데, 그에 대한 숭배가 두 눈에 가득했다.전에 허승재가 이진희를 납치한 경과에 대해서도 이진희와 윤도훈을 통해 들은 바가 있다.허씨 가문에서 사죄의 의미로 직접 선물을 보내온 것을 보고 이원은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허씨 가문이 이로써 자기 매형한테 고개를 숙인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대박이다! 진짜!’전반 이씨 가문에 있어서 거물과 다름없는 허씨 가문을 이렇게 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그것도 윤도훈 스스로의 힘으로 말이다.이때 윤도훈은 갑자기 말머리를 돌리더니 웃으며 말했다.“누나랑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 폐백도 준비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저 안에 있는 것들을 폐백으로 드릴 예정인데, 어떻게 생각해요?”이에 이원은 웃으며 대답했다.“너무 좋죠.”“그럼, 며칠 있다가 가져다드려야겠어요. 근데 그 전에 비밀로 해줘야 해요. 서프라이즈로 드리고 싶어요.”이원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윤도훈의 눈빛을 마주할 때 순간 예리함이 떠올랐다.“매형, 다른 일도 비밀로 해드려야 하는 거
Read more

제453화

남가연으로부터 부모님의 비보를 듣고 난 뒤 윤도훈은 시골 마을로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결혼식과 아직 열흘 정도 남았고 어제 이진희는 윤도훈이 어릴 적부터 자랐던 집으로 가보고 싶다고 얘기를 꺼내기도 했었다.심지어 이천수와 서지현도 그러한 생각이 있다고 했었다.윤도훈은 그제야 이진희도 장인 장모님도 처남까지 자기를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느꼈다.가족이기에 그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싶은 것이다.이러한 요구에 대해서 윤도훈은 자연히 거절하지 않는다.하지만 다 같이 가기 전에 일단 혼자 내려가서 좀 치워야 한다고 생각했다.아니면 발을 들여놓을 틈도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다음 날 오전.도운시 용이군 도화 마을 입구에서 버스 한 대가 멈췄다.윤도훈은 차에서 훌쩍 뛰어내렸고 이원도 함께했다.그뿐만 아니라 강진, 정아, 권…… 이원의 부하들이 우르르 내렸다.어젯밤 윤도훈이 시골로 내려와서 집 청소를 하겠다는 말을 듣고 이원은 자기 사람들도 데리고 함께 오겠다고 했다.혼자서 청소하면 힘들 것 같기도 하니 윤도훈은 처남과 겉치레하지 않았다.겸손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어 이원과 부하들은 좋은 차를 몰지 않고 작은 버스를 빌린 것이다.지금 도운시 지하 세력을 거머쥐고 있는 이씨 가문의 도령은 삽을 들고 윤도훈의 뒤로 쪼르르 쫓아가고 있다.강진을 포함한 10여 명도 모두 도구를 들고 쪼르르 줄 서서 가고 있다.그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마 10여 명 모두 보스급 인물임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매형, 어릴 적부터 여기서 살았어요?”이원은 낡은 집을 훑어보며 놀라워했다.“네, 여긴 내 집이었어요.”익숙하면서도 낯설기만 한 집을 바라보며 윤도훈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고등학교를 마치고 나서 이 마을을 떠나갔었다.그전까지 그는 부모님과 함께 지내면서 중학교도 여기서 다녔었다.“들어가요.”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윤도훈은 마음을 거두고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마당에는 이미 이름 모를 잡초로 가득하고 아늑하기만 했던
Read more

제454화

“아버지, 어머니…….”“어디에 계신 겁니까?”“정말로 저 버리고 돌아가신 겁니까? 왜 나만 버리고…….”“그때 왜 Z시로 가신 겁니까?”“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시기나 합니까…….”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수백 번 울부짖었다.가능하다면 그는 정말 목청 놓아 펑펑 울고 싶다.부모님의 방안에서 그들의 유품을 품에 안은 채 가장 자기 다운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지금의 윤도훈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고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만약 어느 날 상고 윤씨 가문을 없앨 수 있다면, 그래서 부모님을 위해 원수를 갚았다면 그때 부모님의 묘지로 찾아와서 진정으로 목청 놓아 울 자격이 있을 것만 같았다.그때가 되어서야 그동안 자신이 품고 있던 슬픔과 나약한 모습을 고스란히 겉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윤씨 가문!”“상고 윤씨 가문!”“아버지, 어머니, 제가 반드시 복수해 드리겠습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윤도훈은 마침내 일어서서 가장 약한 모습을 다시 마음속 깊이 꽁꽁 숨겼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이를 갈았다.두 눈에는 한과 살의가 가득했다.마음을 가라앉히고 윤도훈은 진지하게 청소하게 시작했다.몇 분 뒤, 어머니 화장대 서랍을 열 때, 작은 자물쇠가 달려 있는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순간 윤도훈은 눈빛이 날카로워지면서 손에 힘을 살짝 들여 자물쇠를 깨뜨렸다.노트를 펼쳐보더니 안색이 여러 번 변했다.‘이건…… 어머니 일기장이야.’호흡이 힘겨워지면서 그는 노트 마지막 페이지까지 펼쳤다.그동안 윤도훈은 줄곧 부모님이 왜 갑자기 Z시로 향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머니의 일기장을 통해 실마리라도 얻고 싶은 심정으로 보기 시작했다.가지런하고 예쁜 필적이 다시 시선으로 들어오니 윤도훈은 다시금 눈시울이 붉어졌다.[우리 훈이 벌써 18살이구나. 이제 몇 년만 지나면 장가가도 되겠어.][시아버지께서 상고 윤씨 가문의 ‘비법 약’을 드셨다. 앞으로 4대 안으로 직
Read more

제455화

대문에 이르렀을 때 윤도훈은 강진에게 아무 일도 없다며 손을 흔들었다.그 또한 놀라운 얼굴로 세련한 여자를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한미나?”여자는 시원한 옷차림에 길고 하얀 두 다리를 내놓고 있다.이 마을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미나는 바로 이 마을 주민이고 윤도훈과 동갑이다.한미나 아버지는 동쪽 산에서 채석 사업을 하고 있어 이 마을의 ‘갑부’라고 할 수 있다.게다가 수하에 부하들도 많이 키우고 있다.집안 조건이 워낙 우월하고 주위 마을에서도 그나마 세력이 있어 한미나는 어릴 적부터 도도하기 짝이 없는 존재였다.그녀는 종래로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동갑 친구들을 거들떠본 적이 없다.물론 윤도훈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한미나와 같은 학교에 다녔지만 두 사람은 서로 소통하는 일이 없었다.딱 중학교 3학년 때 한미나와 오해가 있었던 적은 있다.“쯧쯧, 두꺼비, 언제 몰래 돌아온 거야?”한미나는 입을 삐쭉거리며 윤도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그녀의 두 눈에는 그를 경멸하는 빛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오늘 오전.”윤도훈은 애꿎은 코를 만지며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좀 바빠서 그러는데 별일 없으면 나중에 다시 보자.”말하면서 그는 한미나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대문을 닫으려고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오해로 두 사람 사이에는 ‘우호’적인 관계가 일도 없다.한미나는 순간 얼굴이 차가워지면서 윤도훈의 옷을 확 잡아당겼다.“내가 그래도 된다고 했어? 어?”윤도훈의 코를 가리키며 한미나는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하는 거야? 중학교 때, 너 나 어떻게 쫓아다녔는지 기억 안 나? 이 꼬락서니가 돼서 나 보기 창피한 거야?”그 말에 윤도훈은 안색이 확 가라앉았다.“한미나,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다시 꺼내는 거 우습지 않아? 그리고 내가 쓴 게 아니라 남 대신 주러 간 거라도 내가 몇 번이나 말해.”한미나는 어릴 적부터 집안 형편이 좋은 이유로 중학
Read more

제456화

“여보! 여보 얼른 와 봐, 나 맞았어!”한미나는 발목을 어루만지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미나야, 무슨 일이야?”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 세워 있는 벤츠 차에서 내려와 쏜살같이 달려왔다.남자는 팔에 문신을 하고 군대 스타일로 머리를 깎았으며 금목걸이를 끼고 명품 시계를 차고 있다.한눈에 봐도 길에서 보면 피해야 하는 ‘건달 스타일’이다.그의 이름은 양세종이며 ‘세종 형님’으로 불리며 이용군에서 이름난 건달이다.한미나의 집안 사업인 채굴장도 모두 양세종 측에서 커버하고 있어 서서히 정이 든 것이다.“야, 네가 내 여자친구 때렸어? 어?”양세종은 오자마자 살기 등등한 모습으로 윤도훈을 가리키며 물었다.“때리지 않았어.”윤도훈은 차갑게 고개를 저었다.“여보, 쟤가 날 넘어뜨렸어. 여보가 꼭 복수해 줘야 해.”한미나는 도로 일어서서 양세종에게 애교를 부렸다.이윽고 윤도훈을 흘겨보며 몹시나 못마땅했다.“학교 다닐 때 웬 두꺼비가 날 쫓아다녔다고 했잖아, 기억나? 그게 얘야. 맨날 연애 편지주면서 제발 만나달라고 부탁하고 한 번은 여자 화장실까지 쫓아와서 날 훔쳐보고 그랬어. 내가 그때 눈알을 파해내지 않은 것이 아직도 한으로 남아 있어. 역겨워!”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하도 기가 차서 웃음이 터졌다.화장실까지 쫓아가서 몰래 훔쳐봐?‘저 정도면 병인데…….’하지만 그 말을 들은 양세종은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불쾌함도 그런 그를 남자로서 멸시한다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미친, 너였어? 네가 우리 미나 괴롭혔어? 너희 집에는 거울도 없었어? 네 꼴을 좀 보고 감히 넘볼 걸 넘 봐! 우리 미나 같은 여신이 네가 감히 봐도 되는 존재인 줄 알아?”윤도훈은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대화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다소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그는 한미나를 훑어보았다.“여신? 허허…….”그럭저럭 생긴 건 괜찮지만 하루 종일 이진희 옆에 있는 윤도훈이기에 눈이 한껏 높아졌다
Read more

제457화

실은 마당에서 일하고 있던 그들은 이미 한미나와 윤도훈 사이에 실랑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만 상대가 여자가 나서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양세종이 나타나서 윤도훈에게 예를 갖추지 않는 것을 보자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윤도훈이 그를 쉽게 치울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윤도훈 신분으로 저런 보잘것없는 인간까지 직접 처리하게 둘 수는 없었다.하여 정아는 달려와서 대신 처리해 주려고 했다.정아를 알아보고 양세종은 아직도 상대를 비아냥거리고 있는 한미나의 말에 놀라워 마지 못하며 바로 돌아서서 한미나의 뺨을 후려쳤다.“미친 년! 당장 닥쳐!”한미나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얼굴을 부여잡고 그를 향해 히스테리를 부렸다.“뭐 하는 거야? 왜 나 때려? 왜!”그러자 양세종은 한미나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소리쳤다.“누군지 모르겠어? 이 분은 정아 형님이셔! 우리 큰 형님도 정아 형님 밑에서 빌어먹고 있어. 그런 분을 뭐? 너 죽고 싶어 환장했어?”“닥쳐!”그는 한미나를 노려보며 계속 사인을 주었다.이윽고 활짝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며 정아 앞으로 다가가 담대를 건네며 꼬리를 흔들었다.“정아 형님, 저 범철 형님 밑에서 빌어먹고 있는 양세종입니다. 지난번에 같이 식사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전 제 여자가 했던 말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어가 주시기 바랍니다.”정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양세종을 한 번 보고는 상대하지 않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윤도훈에게 공손하게 물었다.“윤 선생님, 혹시 성가시게 했습니까? 직접 손 더럽히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정아는 양세종인지 뭔지 작은 인물에 대해서 아무런 기억도 없다.한미나는 눈을 깜빡이며 표정이 변화무쌍했다.“정…… 정아 형님, 이 분은…….”양세종은 윤도훈을 가리키며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우리 보스 매형입니다만 왜 그럽니까? 조금 전에 그쪽이 우리 윤 선생님께 무례한 것으로 보였습니다.”정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Read more

제458화

“네, 알겠습니다.”정아는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이윽고 그는 양세종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윤 선생님은 이씨 가문 아가씨의 남편 되는 사람입니다. 저런 저렴한 여자를 우리 윤 선생님께서 거들떠보실 거 같습니까?”“우리 형님까지 나오지 않은 걸로 다행인 줄 알고 당장 꺼지기 바랍니다. 청소하는데 거슬리게 알짜대지 말고 당장 저 여자 끌고 꺼집니다.”이씨 가문 도령의 매형한테 여자를 밀어 넣다니…….그 말을 들은 한미나는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양세종은 웃으며 허리를 굽히고 있다.그러는 와중에 그는 참지 못하고 마당 안을 힐끗 살펴보았다.‘대박!’보자마자 그는 놀라움에 또다시 바지에 비를 뻔했다.지난번 범철 형님과 정아가 식사 자리를 가졌을 때, 양세종은 도운시에서 이름이 있는 다른 형님들을 본 적이 있다.평소에 무척이나 거들먹거리는 양세종이지만 어떤 사람에게 미움을 사도 되고 어떤 사람은 안 되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하여 사람을 기억하는 데 아주 도가 튼 양세종이다.‘저 형님들 귀농이라도 하신 거야?’“정아 형님, 지금 다들 뭘 하시는 겁니까?”양세종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물었다.“윤 선생님을 도와 집 안 청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정아는 그냥 사실대로 대답해 주었다.그 대답에 양세종과 한미나는 눈이 마주쳤는데 놀라움이 더해졌을 뿐이다.한미나는 더더욱 당장 충격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그때 그 ‘두꺼비’가 이렇게 잘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낡고 허름한 집을 명성이 자자한 ‘형님’들이 직접 나서서 청소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저희도 들어가서 돕겠습니다. 저 전에 벽돌 쌓는 거 배운 적 있는데, 윤 선생님 댁 담벼락을 좀 봐줄 수 있습니다.”양세종은 눈빛이 번쩍이더니 곧 아첨을 떨었다.이에 한미나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저도 도울 수 있어요. 전에 집에서…… 방 닦은 적 있어요.”그러자 정아는 귀찮아하며 파리를 쫓든 두 사람을 쫓았다.“그럴 자격조차 없으니 당장 꺼집니다. 윤 선생님
Read more

제459화

그 말에 한미나는 입이 떡 벌어지면서 믿어지지 않았다.“에이 설마…… 형님들이 낡은 버스 타고 저 두꺼비 집 마당에 자란 잡초를 뽑으러 왔다고? 다들 미친 거야 뭐야? 여보가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야?”양세종은 눈꺼풀이 뛰면서 다급히 한미나의 입을 막아버렸다.그러고 나서 가슴이 찔리는 듯 차창 밖을 바라보더니 듣는 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이윽고 그는 당장 시동을 걸어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양세종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하다.“앞으로 제발 좀 입단속 잘하고 돌아다녀! 윤 선생님께 절대 폐 끼치지 말고. 우리 그러다가 진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 알아들었어? 정아 형님을 비롯한 저 형님들이 이곳까지 따라와서 청소하는 걸 보면 윤 선생님이 그들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는 걸 설명해.”한미나는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는 양세종을 바라보며 아직도 멍하고 놀랍기만 하다.학교에서 자기한테 구박만 받던 남자애가 지금 이름 석 자만으로 남을 벌벌 떨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그날 오후.윤도훈은 마당에 서서 낡은 집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이 눈에 가득했다.잡초를 모조리 뽑았다고 방 안의 물건들도 이미 치웠다.남가연의 말에 따르면 윤도훈 부모님을 남가연 사부께서 조장을 치르셔서 시체는 없다고 했다.하여 윤도훈은 좋은 날을 선택하여 부모님의 의관총을 세울 예정이다.“매형, 차라리 집을 새로 인테리어하는 건 어때요? 벽지도 좀 바꾸고 창문도 좀 바꾸고…….”옆에서 이원이 물었다.그는 땀이 흥건하여 손으로 얼굴을 닦자, 먼지와 땀이 섞여 얼룩이 되었다.강진도 정아도 다들 모두 꼬질꼬질한 것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아니요. 그냥 이대로 유지하면 돼요. 다 바꾸고 나면 남은 건 하나도 없어요.”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집의 원래 모습을 유지하려 했다.그러더니 웃으며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을 바라보면서 이원의 어깨를 두드렸다.“처남,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믿을만하죠?”이원은 잠시 멈칫거리다가 고개를 끄떡였다.“
Read more

제460화

그 뒤로 또 이틀이 지났다.윤도훈은 율이를 유치원으로 바래다주고 나서 날짜를 한 번 보더니 얼굴에 차가운 빛이 돌았다.지난번 조문호에게 마지막 통보를 보낸 뒤로 지금까지 또 다섯 날이 지나갔다.하지만 조문호는 여전히 돈을 보내지 않고 있다.‘한번 해보자는 거지?’윤도훈은 콧방귀를 끼며 더 이상 전화를 하지도 않고 바로 조씨 가문으로 향했다.보잘것없는 승합차 뒤에 벤틀리 뮬상이 몰래 붙고 있다.차 안에는 개인 탐정으로 윤병우에게 9000만원을 받고 몰래 미행하고 있는 것이다.허승재는 이미 도망쳤고 윤병우만 이곳에 남겨두고 떠났다.윤병우가 여태껏 도운시에 남아 있는 이유는 바로 모든 방법을 도모하여 윤도훈을 상대하기 위함이다.초기 작업은 자연스레 윤도훈 주위를 맴돌아야 한다는 것이다.한사코 상대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다.한편, 조씨 가문 별장 안.붉은색 가운을 입은 남자가 거실에 무릎을 접고 앉아 사악한 기운을 풍기고 있다.조문호의 아내인 현숙애와 아들인 현인도 함께하고 있는데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하지만 조문호는 지금 이곳에 없다.“오늘 윤도훈이 이곳으로 옵니까?”남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는데 말투에서는 어마어마한 한기가 서려 있다.그는 현씨 가문 가주가 현숙애 대신 찾아온 고수로 윤도훈을 상대하기 위함이다.남자의 이름은 ‘귀익혼’으로 일반 무자와는 달라 사악한 수련자이다.“네, 아마 올 것입니다. 엄청나게 건방진 놈입니다.”조현임이 대답했고 현숙애도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5일내로 돈을 주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온다고 했었습니다.”그러자 귀익혼의 차갑고 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미 진법을 쳤으니 오지 않는다고 해도 900억을 지급해야 합니다. 알겠습니까?”이에 현숙애는 달갑지 않았지만 상대의 음산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현숙애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이런 사람에게 반드시 공손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니 말이다.상대의 실력은 헤아릴 수 없으며 그들의 뒤에는 ‘귀패문’이라는 사악한 수련자들의 문
Read more
PREV
1
...
4445464748
...
13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