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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691 - Chapter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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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잘 있어!”“영지호!!!”서현우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와 미친듯이 소리를 쳤다.그런 그의 모습을 아랑곳하지 않고 영지호는 미소를 지으며 뒤로 넘어졌다.그러더니 산꼭대기에서 떨어져 찬바람이 쌩쌩 부는 가운데 연기처럼 사라졌다.“가지 마!”쿵쾅쿵쾅...... .남응산 정상에서 폭발음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환진을 구축한 기초 진석은 서현우에 의해 모두 파괴되었다.눈앞의 칠흑이 걷히자 서현우의 눈빛은 더없이 차가웠다.그리고 영지호의 뒤를 따라 거침없이 뛰어내렸다.연기와 먼지가 눈송이를 동반하여 온 세상을 어지럽혔다.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것처럼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영지호!”“영지호!!”“영지호!!!”서현우는 눈밭에 누워 외로운 늑대처럼 포효하며 영지호의 이름을 끊임없이 외쳤다.원한은 그를 철저히 파묻어버렸다.“현우 도련님!”이때 뇌창과 홍성이 한걸음에 달려왔다.그뿐만 아니라 잠용과 천용각 봉안도 잇따라 왔다.다들 하나같이 얼굴이 더없이 어두웠다.빈틈없이 대기하고 수색했지만 끝내는 영지호를 체포하지 못했다.이는 그들에게 있어서 큰 굴욕이나 다름없다.서현우는 벌떡 일어섰다.성홍색의 두 눈동자는 마치 상감된 붉은 수정과 같았다.그는 숨을 크게 헐떡이며 이마에, 목에, 팔에...... 온몸 군데군데에 핏줄이 솟아올랐다.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짙은 살의에 거의 통제력을 잃을 듯했다.그는 뱀파이어처럼 피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눈에 보이는 것이 없이 모든 생물을 모두 말살하고 싶을 정도로 간절하다.“꺼져! 다 꺼져!”서현우는 고통에 겨워 미친듯이 소리쳤다.“현우 도련님, 괜찮으십니까?”그의 모습에 뇌창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꺼져!”두 글자에 광풍이 눈송이를 휩쓸고 오는 것처럼 끝없는 살기가 가득했다.홍성은 지금 이 순간의 서현우를 보면서 예전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남강 전장에서 가장 잔혹하고 가장 철저한 살육상태에 스며들어 있던 서현우말이다.“가자!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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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네? 뭐라고요?”홍성과 뇌창은 벼락에 맞은 듯 멍하니 초점을 잃었다.오재훈의 대답에 놀라움이 극에 달했다.사도에 빠진다는 건 무자에게 있어서 보통 사람이 시한부에 걸린 것과 마찬가지다.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증상이 가벼우면 경맥이 다 떨어져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하는 폐인이 되는 것이다.진개국과 진원 부자처럼말이다.증상이 심하면 그대로 목숨을 잃게 되고 그 누구도 살려낼 수 없을 것이다.일단 무자가 사도에 빠지면 이는 이미 사형을 선고받은 것과 같은 경우다.진아름은 비록 무자는 아니지만, 그동안 들어온 말들이 있어 사도에 빠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진아름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똑바로 서기도 힘들었다.서나영과 서태훈도 마찬가지로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상관과 손량은 주먹을 꽉 당겨쥐고 표정이 극도로 굳어졌다.“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어.”오재훈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아직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어...... 난 일단 최선을 다해서 저 녀석 상태부터 안정시킬거야.”“언제쯤 깨어날 수 있습니까?”손량이 물었다.그러자 오재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건 장담하기 힘들어. 내일이면 깨어날 수도 있고 한 두달이 걸릴 수도 있어...... 결국은 현우한테 달렸어.”진아름은 손을 떨며 서현우의 얼굴을 어루만졌다.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서현우의 갈라진 입술에 뚝뚝 떨어졌다.“현우야...... 나 진짜...... 힘들어...... 더 이상 어떻게 버텨야할 지 모르겠어...... 너까지잃게 되면 난 진짜...... 날 위해서라도 깨어나줘...... 난 네가 필요해...... .”진아름의 간절한 모습에 다들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강철처럼 강한 손량도 마찬가지로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하지만 그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황급히 몸을 돌려 떠났다.“하느님도 참 무심하시지...... .”서태훈은 눈물을 흘렸고 양쪽 귀밑머리도 한 순간에 흰색으로 변했다.파라만장한 인생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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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영지호입니다! 사숙님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영지호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자태가 극도로 비천하여 저절로 눈이 감길 정도였다.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두 사람은 멍하니 있다가 영지호가 끼고 있는 검은색 보석반지를 보게 되었다.눈빛은 더없이 매서워지며 반짝였다.“네 손에 있는 반지, 황이 거야?”“네! 사부님이 주신겁니다!”두 사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사부?”“네.”영지호는 공손하게 입을 열어 황이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인 모든 과정을 말했다.그리고 황에게 속하는 것들을 꺼내 신분을 증명했다.그러자 그 중 한 사람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황이 결계반지를 너에게 주었다니! 지금 황은 어디에 있어?”영지호는 고개를 들어 순간 눈물을 흘리며 다시 절을 했다.“사숙님들! 제발 우리 사부님을 위해 복수 해주세요! 사부님은...... 처참하게 살해 당했습니다!”하지만 두 사람의 눈빛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사실 황이 죽었을 때 그들은 이미 황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모든 천열문의 사람들은 천열문에 명패를 남기곤 한다.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명패는 스스로 갈라진다.두 사람이 나타난 건 바로 황의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서이다.이때 그중 한 사람이 담담하게 물었다.“개미들로 바글바글한 세상에서 황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나 있어?”“네! 있습니다! 서현우라고 하는 자가 사부님을 죽였습니다.”영지호는 이를 갈며 이어 말했다.“동방에는 용국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서현우는 바로 용국의 최강자로 무서운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두 사람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그렇게 대단해?”“물론 아닙니다.”영지호는 고개를 저었다.“아무리 강해도 사부님한테는 그냥 개미에 불과해 언제든지 죽일 수 있는 그런 사람입니다.”“너 지금 앞뒤 말이 다른 거 알아? 헛튼 수작 주렸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지?”삼엄한 말투에는 극도의 냉담함도 스며져있다.영지호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약간 창황하게 말했다.“단언컨태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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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용국력, 11월 25일, 날씨 맑음.”사람들로 북적이는 번화가에서 미니 JK복을 입고 청춘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한 소녀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백옥같은 두 다리를 뽐내며 당당하게 걷고 있다.한겨울에 다들 패딩을 입고 있는데 유독 그녀만 JK 스커트를 입고 있다.보통 사람들과 다른 모습이 이목을 끌고도 남을 법하다.그러나 소녀는 그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휴대폰을 들고 문자를 하고 있었다.그 후 그녀는 겨울 햇살을 맞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폰에 남겼다.“오늘은 JK룩, 짱 좋아!”이미지와 함께 소녀는 스토리에 글을 올렸다.그리고 나서 폰을 거두었는데 시선은 어느새 먹자 골목에 끌려 바라 돌진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는 두 손 넉넉하게 음식을 가득 쥐고 먹자골목에서 나왔다.그녀는 힘껏 입안으로 음식을 넣었는데, 볼이 빵빵한 그 모습이 마치 햄스터처럼 보여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귀여웠다.“저기요, 이렇게 추운날씨에 그렇게 적게 입고 다니면 감기걸려요.”누군가의 소리가 문뜩 울려퍼졌다.소녀는 흡족해하며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는데 왠 이상한 남자가 그녀를 보고 있었다.생김새는 극히 평범하고 명품으로 온 몸을 도배한 남자였다.남자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럭셔리카 열쇠를 손에 쥐고 거들먹거렸다.“지금 저 걱정해주시는 거예요?”소녀는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러자 남자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당연히 걱정이 되죠. 아니면, 저랑 가실래요? 제가 있는 곳은 엄청 따뜻하소 푸근한데...... .”소녀는 히히 웃으며 말했다.“정말요?”“정말요!”소녀의 순진무구한 웃음에 남자는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그는 금용의 재벌집 도련님으로서 수없이 많은 여자들을 봐왔다.그러나 이렇게 순수하고 맑은 여자는 처음이다.마치 뭇 꽃들이 아름다움을 다투는 화원 밖인 길가에서 묵묵히 자란 들꽃같다고 할까?순박하지만 더없이 예쁜 그런 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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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소녀의 말에 손량은 모골이 송연해졌다.가능하다면, 그는 평생 이 미친 여자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이 여자와 멀리 하고 싶었다.“서현우 사도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래!”손량은 숨을 가쁘게 쉬며 이어 말했다.“너만 서현우 살릴 수 있어! 네가 사경을 해메고 있을 때 서현우는 두말없이 널 구해줬어!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는건 아니지?”“사도에 빠진다고? 점점 재미있어 지네...... .”포리는 입을 삐죽 내밀고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황빈에게서 진요기에게로 눈길을 돌리며 고개를 저었다.“그래도 싫어. 지금은 더 재미있는 장난감이 생겼어.”“너...... .”포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럼, 시작해볼게요.”손량은 안색이 변하면서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훌쩍 뛰여올라 감쪽같이 사라졌다.“재미없어.”포리는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좀만 더 매달려주지...... 한 마디만 더 해도 따라갔을 건데...... .”소녀는 중얼거리며 황빈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야, 너랑 같이 가줘?”“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황빈은 벌벌 떨며 버벅거렸다.손량과 포리 사이의 대화는 비록 작은 소리로 제3자가 듣지 못했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포리가 손량 군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거다!이런 인물을 황빈의 집안 배경으로는 건드릴 자격이 없다.그는 지금 두려움이 극치에 달하고 있다.“뭐가 미안한데?”포리는 그를 들어 그의 팔을 잡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미안해 하지마! 그리고 아줌마! 내가 네 남편 꼬겼다고 했지? 어디한번 제대로 보여줄게, 내가 어떻게 꼬시는 지! 가볼까?”“저...... .”황빈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그는 결국 포리에게 강제로 끌려갔다.진요기는 일어서서 주먹을 꽉 쥐고 눈에 원망의 빛이 가득했다.진요기가 포리를 수습할 방법을 강구하려고 할 때 갑자기 얼굴이 간지러워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긁었다.그러나 긁을 수록 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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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겨울비가 온 도시를 뒤덮고 있는 이때 포리의 등장으로 한기는 더해졌다.왕가연과 진아름은 그만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20대 초반에 아담하고 영롱해보이는 이 순진무군한 소녀는 그녀들의 눈에는 마치 맹수처럼 보였다.“나 엄청 진지해!”포리의 눈에 보기 드문 진정성이 떠올랐다.그녀는 이 물건에 대해 정말로 흥미를 느끼고 있다.“어떤 도움을 줄 수 있어요?”왕가연은 용기를 내어 물었다.“그거야 엄청 많죠!”포리는 거만스럽게 목을 젖히고 말했다.“난 독에 대해서 알고 있고 의술에도 강해! 다른 건 몰라도 용국에는 나보다 뛰어난사람이 없을 거야...... 아니다! 서현우는 따라올만 하겠어. 암튼 독으로는 그 누구도 날 따라올 수 없어.”그러자 왕가연이 입을 열었다.“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건 생물, 유전자, 정신체이고 탐색하는 건 인류의 출처와 비밀, 인류의 미래 진화 방향과 잠재력 개발인데, 독과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포리는 그녀의 말에 즉시 반박했다.“일법통 만법통이라는 것은 어떤 사물 간에도 동일성과 공통성이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어, 인정하지?”왕가연은 진지하게 말했다.“인정은 합니다만 생물에 대해서 일절 모르고 독만으로는 유전자와...... .”포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무고한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근데, 날 끼워주지 않으면 난 사람을 죽여 즐거움을 얻을 수밖에 없어.”“진심으로 환영합니다.”왕가연은 활짝 웃으며 포리에게 손을 내밀었다.“감사합니다.”포리는 매우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진아름은 똑같이 하얀 손이 서로 맞잡고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입술을 오므렸다.서현우도 상대할 수 없는 적이다.그녀들은 포리에 요구에 응하는 건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진 대표님, 서량 군신이 찾으십니다.”방호복을 입은 실험실 직원이 다가와 JK복을 입은 포리를 훑어보더니 진아름에게 말했다.진아름은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오라고 하세요.”“네.”포리는 왕가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나도 너희들처럼 입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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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수라.누구에게나 생소한 단어다.그러나 다들 포리의 얼굴을 뚫고 나온 두려움을 보았다.충격, 의혹, 망연자실...... .수라?그게 뭘까?포리와 같은 인물도 두려워하는 수라가 도대체 뭘까?”그리고 서현우와 수라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그들이 생각해내기도 전에 서현우의 손은 이미 포리의 가슴을 쳤다.포리는 그대로 날아가면서 창문까지 깨뜨렸다.“죽여!”서현우는 몸을 돌려 벌떡 일어났다.두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들어 목에 핏줄이 불끈 솟구치고 히스테리의 고함을 질렀다.그 성홍색의 눈은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온몸이 핏빛으로 차츰 짙어져 방안 곳곳을 채웠다.방안의 모든 사람들은 마치 천적이 강림한 것처럼 저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꼈다.부들부들 떨며 끊임없이 전율했다.“푸...... .”선혈 한 모금이 하얀 벽에 그대로 뿌려졌다.서현우는 그대로 쓰러졌다.“서현우!”진아름은 먼저 반응하여 몸부림치며 서현우에게로 달려갔다.겨우 발을 내디디자마자 그녀는 넘어졌다.두 다리가 이미 나른해져서 서 있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며 온 힘을 다해 발버둥치며 서현우의 곁으로 기어가 품에 안았다.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꼭 안고 있기만 했을 뿐이다.손을 놓으면 서현우가 당장이라도 떠나갈 것만 같았다.“크크...... .”창밖을 뚫고 나간 포리가 다시 뛰어 들어왔다.JK복이 찢어져 피부가 훤히 드러났다.선혈도 낭자하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 낭패가 극에 달했다.그녀는 솜이불을 잡아당겨 몸을 감 싸고 벌레 한 마리를 삼켰는데, 놀란 표정과 아무도 알 수 없는 흥분이 섞여 있었다.“수라...... 수라가 분명해...... 수라가 어떻게?”옆 사람의 눈에는 포리가 마치 미친 듯이 혼잣말을 멈추지 않았다.수라라는 두 글자가 그녀의 입에서 무수히 나왔다.매번 하소연할 때마다 그녀의 눈에는 공포의 빛이 떠올랐다.마치 중독된 것처럼 말이다.말할수록 두려움은 더 해졌다.두려움이 더해질 수록 말도 더 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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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겨울비가 처량하게 내리며 온 도시를 적시고 있다.시간은 손에 잡히지 않는 모래처럼 황급히 흘러가 어느새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12월 초, 아침, 안개가 중영을 덮고 있다.보름 넘게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서현우는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그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게 된다.포리다.“와!”누군가에게 맞기라도한 듯이 포리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벽에 딱 붙을 정도로 물러섰는데, 당장이라도 창문을 넘어 도망갈 기세였다.“너...... .”서현우는 어지럼증이 심해서 관자놀이가 계속 뛰었다.그는 포리에게 언제 왔는지 묻고 싶었다.“왜 수라가 되지 않았어?”포리는 서현우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눈에는 피곤함이 가득했지만 흑백이 분명했다.그녀는 한숨을 돌렸지만 또 약간 실망도 했다.“뭐?”서현우는 호흡을 가다듬자 어지럼증이 많이 줄어들었다.포리는 조심스럽게 서현우에게 다가가 익살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왜 수라가 되지 않았냐고? 아닌데! 수라가 되어야 하는데...... .”“수라...... .”앞이 없는 그녀의 말에 서현우는 멍해졌다.“그게 뭔데?”“그건...... 음, 뭐랄까? 엄청 강한거야.”포리는 서현우를 재촉하며 말했다.“얼른 네 능력을 한 번 느껴봐, 예전보다 훨씬 강해지지 않았어?”서현우는 의심을 품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힘을 움직여 보았다.그러자 옅은 붉은 안개가 순식간에 몸을 뚫고 나왔다.방안에는 바람이 불지 않았지만 미간에 닿는 서현우의 잔머리는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이를 보고 포리는 숨이 곧 멎을 것만 같았다.그 광기가 극에 달한 무서운 살기는 그녀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게 하고 창문을 부수고 도망가고 싶게 했다.다행히 서현우는 곧 이 살기를 거두었다.그러자 포리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반면 서현우는 넋을 잃고 있다.“역시 수라 였어! 하하 수라가 맞았어!”포리는 흥분해서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심했다.“잠깐만, 네가 수라라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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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진짜 향로라니? 난 없는데.”포리는 고개를 저으며 억울해했다.그녀의 눈빛도 표정도 유난히 진지했다.하지만 서현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이 여자의 말은 구두점 하나도 믿을 수 없다!“정말 없어.”포리는 억울해서 곧 눈물이라도 터뜨릴 기세였다.서현우는 주먹을 쥐자 주먹에 옅은 붉은 안개가 모여들었다.“지금 내 실력으로 너를 이길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어.”“나한테 그러면 안 돼...... .”포리는 눈물을 그렁이며 말했다.“현우 오빠, 난 고향을 떠나 홀로 낯선 곳에서 지내고 있어.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나한테 향로 없다고 했잖아...... 나 좀 믿어주면 안 돼?”그러자는 서현우는 성큼성큼 다가가왔는데 풍기는 기운이 강했다.포리는 즉시 서현우에게 손을 들어 무언가를 던졌다.서현우는 손을 뻗어 이를 잡고 손을 펴고 보았다.전에 포리가 준 것과 같은 호두 크기의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포켓 향로를 살펴보았다.“가짜지?”포리는 일부러 어수룩한 척하며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현우 오빠 왜 이래? 내가 큰 마음먹고 내놓은 건데, 가짜라니! 자꾸 그러면 포리 정말 속상해!”“말 좀 제대로 해.”“제대로 하고 있잖아.”서현우는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이 주먹으로 널 치면 넌 아마 오랫동안 울겠지?”포리는 눈물을 글썽였다.“포리 싫어, 잉잉잉...... .”하지만 서현우는 과감하게 한방에 날렸다.포리는 이에 대경실색하다.그녀는 서현우가 정말로 주먹을 날릴 줄 몰랐다.모든 가식은 깨끗이 사라졌고 그녀의 눈에는 엄숙함이 가득했다.뽀얀 두 손으로 서현우의 주먹을 막았다.온몸의 힘을 다 들여서 인지 심하게 부들부들 떨렸다.이 주먹의 힘은 매우 강핳지만 아직은 감당할 수 있었다.그것보다도 정말 무서운 것은 주먹을 휘감고 있는 옅은 붉은 안개이다.순수한 살기응집의 실질화다!이 살기는 그녀의 손아귀로 들어가 포악하게 그녀의 팔의 경맥과 혈육을 파괴했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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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포리의 말에 의하면 실력의 고하를 막론하고 현양명백의 독에 걸리면 생명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셈이다.강자가 자신의 실력으로 억압하면 그 목숨을 건 혈선이 좀 느리게 번질 수 있을 뿐이다.모든 사람이 이런 운을 가지고 극한단이라는 터무니없는 존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몸을 얼음으로 덮고 한 가닥의 생기를 보존하면 자연히 현양명백의 독의 만연을 얼음으로 덮게 된다.그러나 해독제를 찾지 못하면 얼음봉인을 풀면 현양명백의 독은 더욱 무서운 속도로 만연되여 사람의 생명을 얻게 된다.이 독은 대단히 포악하다!그녀의 말에 서현우는 좀 절망했다.솔이는 정말 수정관에 계속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단 말인가...... .생명은 영원히 여섯 번째 생일의 순간에 고정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평생 솔이가 깨어나는 것을 볼 수 없고, 그녀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볼 수 없으며, 그녀의 애틋함이 가득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인가...... .‘아빠라는 소리 듣고 싶어...... .’서현우의 눈에는 붉은 억새가 반짝였다.그는 주먹을 꽉 쥔 가운데 맥이 풀렸다.영지호에 대한 증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짙어졌다.“흥분하지 마!”포리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서현우가 눈이 돌아가면서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까 봐 두려웠다. 백독불침, 그리고 모든 사람의 악몽이 될 운명인 수라에 대해 그녀는 정말 속수무책이었다.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뿐이다.여기서 도망가든지, 영원히 서현우을 피하든지.아니면 서현우와 친해져서 목숨을 걸고 위험한 바둑을 두든지.“이 세상의 일은 절대적인 것이 없이. 네가 앞으로 실력이 무적이 되면 현양명백의 독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커질거야.”서현우는 이 말을 듣자 눈의 핏기가 점점 사라졌다.그는 숨을 크게 헐떡이며 말했다.“앞으로 어떻게 할거야?”서현우는 포리를 쳐다보았다.“난 네가 용국에서 나가줬으면 좋겠어. 이 곳은 너같은 사람을 용납하기 힘든 곳이야.”“날 쫓아내려고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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