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Bab 671 - Bab 680

2305 Bab

제671화

오늘 오디션에 지각한 일은 확실히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듯 했다. 비록 그녀의 연기력으로 이미지를 조금 만회하긴 했지만 말이다. 유현진이 대답했다. “안 감독님, 두 번 다시 지각하는 일은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그녀의 대답에 안창수가 흐뭇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계약서 확인해 봐요. 문제없으면 사인하시면 돼요.”유현진이 말했다. “매니저와 영상통화로 계약서를 확인해달라고 해도 될까요?”안창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그의 비서가 말했다. “이런 계약서는 거의 다 비슷해요. 그냥 사인하시면 돼요. 안 그래도 시간도 늦었는데, 굳이...”안창수가 손을 들어 비서에게 그만 말하라는 눈치를 줬다. 그러고는 유현진에게 말했다. “그렇게 해요. 뭐든 조심하는 건 좋은 일이니까.”이준에게 전화를 하겠다는 유현진의 말에 서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유현진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제작진 몇 명과 함께 휴대폰 신호가 있는 곳에서 이준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서의 내용을 전했다. 아직 기차에 있던 이준이 계약서 내용을 확인하고는 물었다. “이사라 역을 오디션 봤어요?”유현진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오늘 제가 늦게 도착했거든요. 도착했을 땐 윤여령 역은 이미 결정이 끝났더라고요. 그래서 이사라 역을 오디션 보겠다고 했어요. 저도 그 역할이 더 좋았고요.”사실 이준도 이사라 역이 더 마음에 들었다. 영화로 상을 받으려면 극 중 제일 복잡하고 어려운 역할을 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송민준이 꼭 여주인공 역을 고집했기에 이준은 어쩔 수 없이 유현진이 윤여령 역을 오디션 보도록 했다. 송민준은 사업가였다. 그는 투자만 할 줄 알았지 연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송민준이 보기엔 여주인공만이 제일 좋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준은 이쪽 업계에서는 프로였다. 그는 어떤 캐릭터가 극에서 더 드라마틱한 역할을 하는지, 어떤 배우가 어떤 역할을 맡는 게 더 좋은지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니 유현진이 이사라 역을 하는 것은 오히려 더 나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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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믿는지 아닌지는 시도해보면 되잖아요?”유현진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이렇게 하찮은 수단으로 제가 오디션 볼 기회를 날리게 한 건, 대체 뭐가 두려워서죠?”잠시 멍 해있던 송민영이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받아쳤다. “수단이라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송민영도 멍청이는 아니었다. 본인이 직접 한 일이 아니니, 당연히 인정하지 않았다. ‘유현진 이 미친 게 녹임 중일 수도 있어. 약점을 잡힐 수는 없지.’“다들 실력으로 경쟁하는 자리였어요.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건 본인 잘못이니 대가를 치러야죠. 남 탓하지 말고.”유현진이 입술을 씰룩거렸다. ‘눈치는 빠르네.’송민영은 웃는 듯 마는 듯하는 유현진의 표정을 보며 갑자기 유현진에 의해 바다에 빠졌던 일을 떠올렸다. ‘이 미친년은 항상 상식적으로 나오지 않았어. 오늘 일도 너무 성급하게 처리했는데 계속 이렇게 부딪혔다가는 꼬투리를 잡힐지도 몰라.’송민영은 유현진을 매섭게 째려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한마디 했다. “두고 보자고요.”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서영은 멈칫거리며 유현진을 쳐다보았다. 유현진은 가만히 그 자리에 서서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서영을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그녀는 심지어 서영과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비웃는 눈빛에 어쩐지 서영은 불안해졌다. 그러나 서영은 바로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었다. 조금 매력적인 외모와 연기력을 지닌 것이 전부였다. 라이징 스타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관중에게 달렸다. 아무리 연기력이 좋아도 관중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전부 자리를 비우자 강한서와 민경하가 룸에서 나왔다. 강한서를 마주한 유현진은 어쩐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아까 방에 갇혀 숨도 쉬어지지 않을 때, 그녀는 누구든 와주기를 바랐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그곳에서 그녀를 꺼내주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이 한 몸 바치는 것일지라도.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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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뒤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린 유현진은 주강운을 보고 조금 놀라고 말았다. “주 변호... 강운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주강운이 다가오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건 때문에요.”그는 유현진이 입고 있는 무용복을 보더니 물었다. “이게...”“오디션이 있었거든요. 금방 끝났어요.”주강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디션을 마치고 조금 신나있던 유현진이 물었다. “통과했는지 안 물어요?”“물어볼 필요가 있겠어요?”주강운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유현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물어봐 줘요, 네?”‘자랑 좀 해야지.’주강운이 피식 웃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유현진 씨, 오디션 통과 하셨나요?”유현진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대답했다. “한 번에 통과했어요! 감독님께서 절 보시는 눈빛이 반짝거렸다고요!”기뻐하는 유현진의 모습을 보며 주강운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단한걸요? 축하해요.”유현진이 눈이 휘게 예쁜 미소를 지었다. 주강운이 유현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머리가 벗겨진 중년 아저씨가 그에게 다가왔다. “주 변호사님,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주세요. 돈은 제가 얼마든지 드릴게요. 그런 건 일도 아닙니다. 그 여자가 일전 한 푼도 못 받고 나가게만 해주시면 변호사 비용은 제가 배로 드릴게요.”고개를 돌린 주강운의 얼굴에는 더 이상 조금 전의 미소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의 눈빛에는 오직 냉정함이 감돌았다. “도 대표님, 아까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전 지금 사모님의 변호사입니다. 도 대표님 변호를 맡을 수 없어요.”도 대표가 말했다. “그럼 그 여자 변호도 하지 말아주세요. 돈은 제가 드릴게요. 네?”주강운은 이미 끝없이 질척거리는 도 대표가 귀찮게 느껴졌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도 대표님, 그 돈으로 차라리 다른 변호사를 고용하시죠. 아니면 사모님께 사정해 보시던가요. 그간 부부로 산 정을 봐서 고소를 취하해 주실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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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유현진은 딥블루의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강한서는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행동을 눈치챈 주강운이 또 물었다. “아직 친구분이 안에 계세요?”잠시 침묵하던 유현진이 잠시 후 대답했다. “아뇨.”‘내가 그 사람을 왜 기다려, 말도 가려서 할 줄 모르는 바보를!’“그냥 택시 타고 가면 돼요. 괜찮아요.”잠시 말이 없던 주강운이 입을 열었다. “현진 씨, 친구 사이에 서로 도와주는 건 전혀 실례가 아니에요. 그리고 이렇게 늦었는데, 혼자 택시 타고 가는 것도 위험하고요. 데려다줄게요.”주강운의 마지막 한 마디는 조금 부탁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유현진은 누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제일 무서워했다. 귀가 얇은 그녀는 쉽게 다른 사람의 말에 넘어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결국 얼떨결에 주강운의 차에 올라탔다. “지금 클라우드 아파트에서 지낸다고요?”주강운이 핸들을 돌리며 물었다. 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에서 마련해 줬어요. 지금 친구랑 거기서 살고 있고요.”주강운이 손가락으로 핸들을 툭툭 건드리더니 말했다. “거기에 살면 안전하겠네요. 클라우드의 보안이 제일 좋잖아요.”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 유현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민경하였다. 유현진이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사모님, 어디 계세요?”“저 집이요.”“혼자 차 타고 가신 거예요?”“네—”“친구 전화예요?”유현진이 막 민경하의 말에 대답하려는데 옆에서 주강운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 순간,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보지 않아도 강한서가 얼마나 냉기를 뿜고 있을지 느껴졌다. 유현진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휴대폰 저편에서 강한서의 이를 악문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강운이 데려다줬어?”유현진은 어쩐지 잘못을 저지른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의 죄책감을 다시 잠재웠다. 그녀는 강한서와 이미 이혼했고 주강운과도 아무 사이가 아니었다. ‘내가 왜 죄책감이 들어야 해!’강한서가 그녀의 앞에서 송민영을 안은 채 그녀를 지나쳤을 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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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주강운이 작게 웃었다. “어르신들 눈에 한서는 확실히 좋은 애죠. 능력도 있고 책임감도 있고. 부모님들이 좋아할 사윗감이긴 해요. 한서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많고. 집안 어르신들도 이젠 다그치실 텐데. 외동이잖아요. 안 그러면 대가 끊기니까.”그의 말에 유현진이 움찔 행동을 멈췄다. 그녀의 마음이 작게 떨려왔다.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말이 없었다. 그녀는 다만 손가락으로 옆에 있던 유리를 긁어댔다. 잠시 후, 차량은 클라우드 아파트에 도착했다. 유현진이 차에서 내리려는데 주강운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그는 차량 수납 박스에서 핑크색 토끼 모양의 물건을 유현진에게 건넸다. “회사 동료가 제작한 휴대폰 액세서리에요. 핑크색이라 전 쓰지 않아서요. 여자분들은 좋아하시죠.”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액세서리였다. 유현진의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주강운의 선물을 거절했다. “제가 휴대폰 케이스를 안 해서요. 저도 쓸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나중에 좋아하는 여자분한테 선물하세요.”주강운이 놀라며 물었다. “케이스를 안 써요?”“네.”“왜요? 여자들은 대부분 예쁜 케이스를 좋아하던데.”주강운은 조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유현진이 말했다. “싫어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비싼 휴대폰을 만지지 않고 싸구려 케이스만 만지고 있으려니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안 하고 다녀요.”주강운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유현진의 휴대폰을 살폈다. “설마 필름도 안 붙인 건 아니겠죠.”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싼 화면은 그대로 두고 싸구려 플라스틱 필름만 만지면 얼마나 아까워요.”주강운: ...그는 드디어 유현진의 이상한 사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싼 것은 그것을 즐기는 것이지, 아까워 모셔두는 것이 아니다. 유현진이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주강운은 휴대폰 액세서리를 꺼냈다. 그것을 한참 보고 있던 그는 아파트 단지의 쓰레기통에 액세서리를 휙 던지고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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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개자식, 감히 나한테 화를 내?’송민준은 전화를 끊은 후 인사팀에 곧바로 연락을 넣으며 잔뜩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당장 서영 씨를 회사에서 내쫓으세요! 다시는 이 바닥에서 그 여자의 이름이 제 귀에 들리지 않도록 조치하세요!”그는 두 마디로 통화를 종료하였다.서영이 이튿날 회사로 출근하자 인사팀의 팀장이 직접 그녀에게 연락해 이직 절차를 밟으라고 했다.서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귀를 의심했다.“장 팀장님, 그게 무슨 소리세요?”“얼른 인사팀으로 가서 이직 절차를 밟으라고요. 당신은 해고라고요.”서영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회사가 무슨 이유로 절 해고하는 거죠? 전 회사를 위해 배우를 3명이나 캐스팅했어요. 전 심지어 회사에서 제일 핫한 배우를 케어하고 있는데 왜 저를 해고하려는 거죠?”장 팀장이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이건 송 대표님이 결정하신 겁니다. 저와 당신은 모두 송 대표님의 결정을 거스를 순 없어요.”장 팀장은 서영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생각했다.‘고작 이런 매니저를 대표님께서 직접 해고한다고?’서영은 이를 꽉 물고 말했다.“전 이미 회사와 3년 계약을 했어요. 정당한 이유 없이는 이렇게 해고하실 순 없습니다!”그녀는 이직만 벌써 세 번째였다. 만약 브랜드 뉴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자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이렇게 해고당한다면 그녀는 더 이상 대형 기획사에 취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랬기에 그녀는 순순히 이직할 수 없었다.장 팀장은 웃음을 보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회사 처음 다녀봐요? 대표님이 당신을 해고하려는데 이유가 있으시겠죠. 아니면 알아서 소송을 거시던가요. 회사는 언제든지 이길 준비가 되어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조용히 이직 신청하는 걸 추천해 드리죠. 일을 크게 벌여봤자 당신에게도 좋을 거 없잖아요.”대형 기획사에 입사하지 못하면 작은 기획사에 취직하면 그만이었다. 송 대표와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먹고 살 정도는 벌 수 있었다.장 팀장은 이어서 말했다.“절차 신청할 거면 얼른 하세요. 인사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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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원래 그녀는 직접적으로 서영에게 지시하지 않았다. 그저 서영은 너무 멍청한 짓을 했고 자신이 이 바닥의 왕이라도 된 것처럼 착각에 빠진 것이었다. 게다가 다들 그녀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치켜세워 주니 아무리 그녀가 티 나게 행동해도 회사가 자기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송민준이 회사의 입장에서 서영을 해고했든 말든 송민영은 이미 마음속으로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유현진은 집으로 돌아온 후 누군가가 자신의 오디션을 망친 일에 대해 그들의 채팅방에 올렸다.다른 드라마 팀에서 일하고 있었던 진희연은 유현진의 얘기를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아직도 일주일 정도 더 있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일을 끝내야만 그녀는 다시 회사에 유현진의 매니저를 신청할 수 있었다.그러나 진희연은 여전히 그녀에게 조심하라고 일러두었다.“현진 씨, 연예계라는 곳은 말이죠, 이런 일들이 아주 파다해요. 그러니 무조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해요. 다른 사람들이 주는 음식은 절대 먼저 드시지 말고 그들이 먼저 먹으면 현진 씨도 드세요.”유현진은 그녀에게 농담 섞인 말을 했다.“에이, 설마요. 설마 제게 독이라도 타겠어요?”차미주가 바로 대꾸하였다.“예전에 연예인에게 독을 탄 사건도 있긴 했어. 어떤 가수였는데, 누군가가 건네준 독이 든 음료수를 마셨다가 목소리를 잃게 되었었지. 지금은 아마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을 거야. 인터넷이 점점 진화하면서 많은 것들을 숨길 수가 없게 되었잖아. 하지만 뒤에서 몰래 수작을 부려서 너의 기회를 앗아갈 수는 있을 거야.”진희연도 맞장구를 쳤다.“미주의 말도 맞아요. 드라마 촬영할 땐 음식이든 물건이든 아는 사람이 준 게 아니라면 꼭 재차 확인해 보세요. 미주야, 집에 자석 같은 거 있나? 이제 집에 도착하게 되면 현진 씨 가방 안에 하나 넣어드려.”유현진은 그제야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입을 열었다.“설마 누군가가 제 옷에 바늘 같은 거 넣진 않겠죠?”“아주 똑똑해!”차미주가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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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전화를 끊은 후, 차미주는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았다.“현진아, 일단 짐 싸고 있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또 조 선생님 만나러 가는 거야?”차미주는 대충 얼버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속으로 정말 조준이 그녀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정보들을 얻기 위해 굳이 이 고생을 하고 있었다.차미주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을 나갔다. 그녀는 문 열고 나오자마자 바로 맞은 편 902호의 벨을 눌렀다.3초도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저번에 비밀번호 알려 줬잖아. 굳이 매번 이렇게 벨 눌러야 해?”짧은 반바지에 아무것도 안 입은 상반신, 그리고 머리 위에 수건을 올려놓은 한성우의 모습은 마치 금방 운동을 마치고 샤워한 것 같았다.머리카락에 맺힌 물방울들은 그의 불끈불끈한 근육을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차미주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그의 머리 위에 있던 수건을 뺏어 들고 그의 가슴을 막으면서 말했다.“얼른 옷이나 입어. 정말 부끄러움도 모르는 거야?”그녀는 한성우를 그대로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갔다.한성우는 웃으면서 수건을 받아서 들었고 이내 문도 닫았다.머리의 물기를 닦으면서 안으로 들어오던 그가 입을 열었다.“무료로 네 눈 호강 시켜주는 거잖아.”차미주는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제스처를 보이며 말했다.“그런 건 너한테 관심 있는 여자한테나 해. 나한텐 성희롱이야, 그거.”한성우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쯧, 넌 매일 조준 씨의 인스타그램 뒤지면서 복근 나온 사진만 좋아요 누르잖아. 그럼, 조준 씨도 너한테 성희롱하는 거 아니야?”차미주가 그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그건 스스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거잖아. 그러니까 성희롱은 아닌 거지. 다 너처럼 이렇게 벗고 다니는 줄 알아?”한성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도둑아, 내가 경험담으로 얘기해주는데, 복근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남자들은 말이야. 나쁜 놈 아니면 게이야. 아마 대부분 그럴걸? 제발 눈치 좀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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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너한테 시범해 주는 거잖아!”차미주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쓸데없이 키는 또 왜 그렇게 커?”한성우의 눈가가 움찔거렸다.“네 다리가 짧은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그녀를 위해 허리를 낮춰주고 있었다.차미주는 한성우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그녀의 손가락은 천천히 그의 볼에서 귓불을 쓸어 넘겼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녀의 손가락은 계속 천천히 내려가더니 이내 그의 목 뒷부분까지 천천히 쓸어 넘기고 있었다.분명 그녀의 손은 아주 차가웠지만 한성우는 그녀가 만진 곳마다 아주 뜨겁게 느껴졌고 마치 불에 덴 것처럼 뜨겁고 간지럽기도 했다. 마치 작은 불씨가 그의 마음속을 불 지피는 것 같아 열이 나는 것 같았다.“그 남자가 이렇게 백여우를 만졌다니까.”차미주는 손을 뗐다.“이런 식으로 만지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누나 동생으로 볼 수 있냐고. 너무 야릇하잖아. 네 누나도 널 이렇게 만지냐?”그녀가 손을 내리자 한성우는 다소 허전함을 느꼈다.그는 차미주가 만졌던 곳을 쓰다듬으면서 헛기침을 지었다.“우리 누나는 날 붙잡고 때리기만 해. 네 말대로라면 조금 정상적인 것 같지 않은 것 같아.”“조금이 아니라 완전히 비정상적이라니까!”그녀는 한성우를 흘겨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너 확실히 조사한 거 맞아? 얼렁뚱땅 조사한 거 아니지?”“얼렁뚱땅 이라고?”한성우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확실히 조사해 보지 않았으면 내가 너한테 말해줬겠냐? 백혜주는 애초에 한주시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야. 백혜주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하려면 그 여자 고향까지 가야 한다고. 심지어 그 여자는 고향을 떠나온 지 20년이나 넘었어. 그 여자에 대해 아는 사람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거나 곧 세상을 떠날 사람들일 거야. 조사하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차미주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그래, 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다시 조사해 줘.”“응.”한성우는 대답을 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한참이나 지났는데 그의 얼굴은 아직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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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차미주의 입꼬리가 떨려왔다.“너 심심하냐? 난 돈 벌어야 하는 직장인이라 너를 상대해 줄 시간 없어. 난 현진이도 데려다줘야 하니까 너 혼자서 놀아.”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문을 열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힘을 써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차미주는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열어.”한성우는 어느새 이미 소파에 앉아 있었다.“도둑아, 눈치 좀 챙겨. 네 친구는 다른 사람이 데려다줄 거야. 네가 따라가서 뭐 할 건데? 가서 커플 구경이나 할 거야?”그는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치면서 말했다.“얼른 와서 나랑 같이 게임이나 해. 이 오빠가 저녁엔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차미주가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알아챘다.“너 설마 강한서한테 현진이가 합숙 훈련하러 간다는 거 말했냐?”한성우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똑똑하네.”차미주의 안색이 순간 파래지더니 쿠션을 집어 들고 한성우의 몸에 던졌다.“너 이 개자식아, 내가 널 너무 믿고 있었던 탓이지. 뭐든 네 앞에서 말했으니까. 감히 이런 식으로 날 엿 먹여?”“내가 그동안 너에게 요리해 준 것만 생각하면 차라리 강아지에게 주는 게 더 나았을 거야!”한성우는 그녀의 손목을 홱 낚아채더니 이내 그녀를 소파 위로 깔고 누웠다.“도둑아, 너의 넘치는 의리는 아주 좋은 거긴 하지만 나서야 할 때가 있고 나서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거야, 알겠냐?”“유현진 씨가 강한서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미 거절했겠지, 네가 유현진 씨 대신 거절하는 게 아니라. 너도 연예계에서 일하면서 느끼고 있잖아. 유현진 씨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강한서의 보호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유명한 배우가 될 수 없었다는 걸.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웃기지 마!”차미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현진이는 어차피 실력과 외모도 출중해서 언제든 뜰 거였어!”한성우가 가볍게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연예계에서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적은 건 아니잖아? 실력 좋은 사람도 아주 많잖아. 그런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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