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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믿는지 아닌지는 시도해보면 되잖아요?”

유현진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이렇게 하찮은 수단으로 제가 오디션 볼 기회를 날리게 한 건, 대체 뭐가 두려워서죠?”

잠시 멍 해있던 송민영이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받아쳤다.

“수단이라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송민영도 멍청이는 아니었다. 본인이 직접 한 일이 아니니, 당연히 인정하지 않았다.

‘유현진 이 미친 게 녹임 중일 수도 있어. 약점을 잡힐 수는 없지.’

“다들 실력으로 경쟁하는 자리였어요.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건 본인 잘못이니 대가를 치러야죠. 남 탓하지 말고.”

유현진이 입술을 씰룩거렸다.

‘눈치는 빠르네.’

송민영은 웃는 듯 마는 듯하는 유현진의 표정을 보며 갑자기 유현진에 의해 바다에 빠졌던 일을 떠올렸다.

‘이 미친년은 항상 상식적으로 나오지 않았어. 오늘 일도 너무 성급하게 처리했는데 계속 이렇게 부딪혔다가는 꼬투리를 잡힐지도 몰라.’

송민영은 유현진을 매섭게 째려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한마디 했다.

“두고 보자고요.”

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서영은 멈칫거리며 유현진을 쳐다보았다. 유현진은 가만히 그 자리에 서서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서영을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그녀는 심지어 서영과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비웃는 눈빛에 어쩐지 서영은 불안해졌다.

그러나 서영은 바로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었다. 조금 매력적인 외모와 연기력을 지닌 것이 전부였다. 라이징 스타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관중에게 달렸다.

아무리 연기력이 좋아도 관중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전부 자리를 비우자 강한서와 민경하가 룸에서 나왔다.

강한서를 마주한 유현진은 어쩐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아까 방에 갇혀 숨도 쉬어지지 않을 때, 그녀는 누구든 와주기를 바랐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그곳에서 그녀를 꺼내주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이 한 몸 바치는 것일지라도.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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