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녀는 직접적으로 서영에게 지시하지 않았다. 그저 서영은 너무 멍청한 짓을 했고 자신이 이 바닥의 왕이라도 된 것처럼 착각에 빠진 것이었다. 게다가 다들 그녀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치켜세워 주니 아무리 그녀가 티 나게 행동해도 회사가 자기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송민준이 회사의 입장에서 서영을 해고했든 말든 송민영은 이미 마음속으로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유현진은 집으로 돌아온 후 누군가가 자신의 오디션을 망친 일에 대해 그들의 채팅방에 올렸다.다른 드라마 팀에서 일하고 있었던 진희연은 유현진의 얘기를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아직도 일주일 정도 더 있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일을 끝내야만 그녀는 다시 회사에 유현진의 매니저를 신청할 수 있었다.그러나 진희연은 여전히 그녀에게 조심하라고 일러두었다.“현진 씨, 연예계라는 곳은 말이죠, 이런 일들이 아주 파다해요. 그러니 무조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해요. 다른 사람들이 주는 음식은 절대 먼저 드시지 말고 그들이 먼저 먹으면 현진 씨도 드세요.”유현진은 그녀에게 농담 섞인 말을 했다.“에이, 설마요. 설마 제게 독이라도 타겠어요?”차미주가 바로 대꾸하였다.“예전에 연예인에게 독을 탄 사건도 있긴 했어. 어떤 가수였는데, 누군가가 건네준 독이 든 음료수를 마셨다가 목소리를 잃게 되었었지. 지금은 아마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을 거야. 인터넷이 점점 진화하면서 많은 것들을 숨길 수가 없게 되었잖아. 하지만 뒤에서 몰래 수작을 부려서 너의 기회를 앗아갈 수는 있을 거야.”진희연도 맞장구를 쳤다.“미주의 말도 맞아요. 드라마 촬영할 땐 음식이든 물건이든 아는 사람이 준 게 아니라면 꼭 재차 확인해 보세요. 미주야, 집에 자석 같은 거 있나? 이제 집에 도착하게 되면 현진 씨 가방 안에 하나 넣어드려.”유현진은 그제야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입을 열었다.“설마 누군가가 제 옷에 바늘 같은 거 넣진 않겠죠?”“아주 똑똑해!”차미주가 말했
전화를 끊은 후, 차미주는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았다.“현진아, 일단 짐 싸고 있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또 조 선생님 만나러 가는 거야?”차미주는 대충 얼버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속으로 정말 조준이 그녀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정보들을 얻기 위해 굳이 이 고생을 하고 있었다.차미주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을 나갔다. 그녀는 문 열고 나오자마자 바로 맞은 편 902호의 벨을 눌렀다.3초도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저번에 비밀번호 알려 줬잖아. 굳이 매번 이렇게 벨 눌러야 해?”짧은 반바지에 아무것도 안 입은 상반신, 그리고 머리 위에 수건을 올려놓은 한성우의 모습은 마치 금방 운동을 마치고 샤워한 것 같았다.머리카락에 맺힌 물방울들은 그의 불끈불끈한 근육을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차미주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그의 머리 위에 있던 수건을 뺏어 들고 그의 가슴을 막으면서 말했다.“얼른 옷이나 입어. 정말 부끄러움도 모르는 거야?”그녀는 한성우를 그대로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갔다.한성우는 웃으면서 수건을 받아서 들었고 이내 문도 닫았다.머리의 물기를 닦으면서 안으로 들어오던 그가 입을 열었다.“무료로 네 눈 호강 시켜주는 거잖아.”차미주는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제스처를 보이며 말했다.“그런 건 너한테 관심 있는 여자한테나 해. 나한텐 성희롱이야, 그거.”한성우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쯧, 넌 매일 조준 씨의 인스타그램 뒤지면서 복근 나온 사진만 좋아요 누르잖아. 그럼, 조준 씨도 너한테 성희롱하는 거 아니야?”차미주가 그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그건 스스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거잖아. 그러니까 성희롱은 아닌 거지. 다 너처럼 이렇게 벗고 다니는 줄 알아?”한성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도둑아, 내가 경험담으로 얘기해주는데, 복근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남자들은 말이야. 나쁜 놈 아니면 게이야. 아마 대부분 그럴걸? 제발 눈치 좀 챙겨.”
“너한테 시범해 주는 거잖아!”차미주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쓸데없이 키는 또 왜 그렇게 커?”한성우의 눈가가 움찔거렸다.“네 다리가 짧은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그녀를 위해 허리를 낮춰주고 있었다.차미주는 한성우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그녀의 손가락은 천천히 그의 볼에서 귓불을 쓸어 넘겼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녀의 손가락은 계속 천천히 내려가더니 이내 그의 목 뒷부분까지 천천히 쓸어 넘기고 있었다.분명 그녀의 손은 아주 차가웠지만 한성우는 그녀가 만진 곳마다 아주 뜨겁게 느껴졌고 마치 불에 덴 것처럼 뜨겁고 간지럽기도 했다. 마치 작은 불씨가 그의 마음속을 불 지피는 것 같아 열이 나는 것 같았다.“그 남자가 이렇게 백여우를 만졌다니까.”차미주는 손을 뗐다.“이런 식으로 만지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누나 동생으로 볼 수 있냐고. 너무 야릇하잖아. 네 누나도 널 이렇게 만지냐?”그녀가 손을 내리자 한성우는 다소 허전함을 느꼈다.그는 차미주가 만졌던 곳을 쓰다듬으면서 헛기침을 지었다.“우리 누나는 날 붙잡고 때리기만 해. 네 말대로라면 조금 정상적인 것 같지 않은 것 같아.”“조금이 아니라 완전히 비정상적이라니까!”그녀는 한성우를 흘겨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너 확실히 조사한 거 맞아? 얼렁뚱땅 조사한 거 아니지?”“얼렁뚱땅 이라고?”한성우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확실히 조사해 보지 않았으면 내가 너한테 말해줬겠냐? 백혜주는 애초에 한주시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야. 백혜주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하려면 그 여자 고향까지 가야 한다고. 심지어 그 여자는 고향을 떠나온 지 20년이나 넘었어. 그 여자에 대해 아는 사람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거나 곧 세상을 떠날 사람들일 거야. 조사하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차미주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그래, 알았어. 알았으니까 얼른 다시 조사해 줘.”“응.”한성우는 대답을 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한참이나 지났는데 그의 얼굴은 아직도 열
차미주의 입꼬리가 떨려왔다.“너 심심하냐? 난 돈 벌어야 하는 직장인이라 너를 상대해 줄 시간 없어. 난 현진이도 데려다줘야 하니까 너 혼자서 놀아.”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문을 열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힘을 써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차미주는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열어.”한성우는 어느새 이미 소파에 앉아 있었다.“도둑아, 눈치 좀 챙겨. 네 친구는 다른 사람이 데려다줄 거야. 네가 따라가서 뭐 할 건데? 가서 커플 구경이나 할 거야?”그는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치면서 말했다.“얼른 와서 나랑 같이 게임이나 해. 이 오빠가 저녁엔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차미주가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알아챘다.“너 설마 강한서한테 현진이가 합숙 훈련하러 간다는 거 말했냐?”한성우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똑똑하네.”차미주의 안색이 순간 파래지더니 쿠션을 집어 들고 한성우의 몸에 던졌다.“너 이 개자식아, 내가 널 너무 믿고 있었던 탓이지. 뭐든 네 앞에서 말했으니까. 감히 이런 식으로 날 엿 먹여?”“내가 그동안 너에게 요리해 준 것만 생각하면 차라리 강아지에게 주는 게 더 나았을 거야!”한성우는 그녀의 손목을 홱 낚아채더니 이내 그녀를 소파 위로 깔고 누웠다.“도둑아, 너의 넘치는 의리는 아주 좋은 거긴 하지만 나서야 할 때가 있고 나서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거야, 알겠냐?”“유현진 씨가 강한서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미 거절했겠지, 네가 유현진 씨 대신 거절하는 게 아니라. 너도 연예계에서 일하면서 느끼고 있잖아. 유현진 씨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강한서의 보호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유명한 배우가 될 수 없었다는 걸.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웃기지 마!”차미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현진이는 어차피 실력과 외모도 출중해서 언제든 뜰 거였어!”한성우가 가볍게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연예계에서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적은 건 아니잖아? 실력 좋은 사람도 아주 많잖아. 그런데 그
차미주는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그 수갑은 알고 보니 플레이용 수갑이었다!그녀는 잔뜩 빨개진 얼굴로 욕설을 날렸다.“이 뻔뻔한 개자식아, 이런 물건이 왜 집에 있는 건데!”한성우가 혀를 차면서 답했다.“쯧, 나도 성인 남자야. 이런 물건이 집에 있는 거 당연하거든?”한성우는 당연히 이런 취미는 없었다. 이 물건은 그가 생일이었을 때 어떤 장난기 많은 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었다. 그는 이사할 때 그제야 물건을 열어보게 되었고 안에 내용물을 확인하자마자 그는 대충 소파 위로 던져버렸었다.그는 소파 위로 차미주를 눕힐 때 소파 틈새 사이에 있는 수갑을 발견하고 몰래 꺼내 자신과 차미주의 손목을 채웠다.그렇게 하면 차미주가 발버둥 치는 것을 좀 더 막을 수 있었다.하지만 차미주의 붉게 물든 얼굴을 내려다보니 그는 갑자기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그는 목소리를 낮게 깔며 천천히 차미주의 귓가로 다가갔다. “도둑아, 한번 구경해 볼래? 이 오빠가 이 물건 세트로 가지고 있는데, 보여줄까?”그는 차미주가 그에게 욕설을 날릴 거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차미주는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말했다.“사진 찍어도 돼?”한성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한편, 유현진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차미주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차미주의 휴대폰은 집에 있었다. 예약차도 이미 집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유현진은 하는 수 없이 그녀에게 메모를 남기고 혼자 캐리어를 들고 내려갔다.아파트에서 나왔지만, 그녀는 예약한 모범택시를 찾을 수가 없었다. 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운전기사에게 연락했다.그러나 기사님은 오는 길에 차 바퀴가 펑크 났으니 올 수 없을 거라고 하면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유현진은 고객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운전기사를 난생처음 보았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렸고 다시 예약하는 수밖에 없었다.합숙 훈련을 하는 장소는 아주 먼 곳이었고 그곳까지 가려는 운전기사가 별로 많지 않았기에 예약하기도 어려웠다.그녀가 30분 동안 그 자리에 서서 예약을 시도해
한편, 한성 그룹.강한서는 휴대폰에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유현진의 모습을 아주 다정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한성우가 그에게 카톡을 보내왔다.“봐, 밀당도 꽤 괜찮은 방법이지? 형수님 표정 좀 봐봐. 네가 없으니까 상실감도 느끼고 있잖아.”그랬다, 이 방법은 한성우가 알려준 방법이었다.강한서는 원래 직접 그녀를 태워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한성우는 그에게 자꾸 들이대지만 말고 밀당을 해보라고 말했었다.그래서 그는 직접 데려다주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결국 유현진의 상실한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그는 밀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강한서는 문서를 한성우에게 전송했다.한성우는 그 문서를 열어보았고 안에 내용은 고신구에 관한 프로젝트 기획안이었다.‘젠장,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할 땐 안 해주더니 유현진 씨의 표정 하나로 바로 해주냐? 이 우정보다 사랑인 놈!’“얼른 이거 풀어!”차미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 화장실 갈 거야.”한성우는 휴대폰을 한쪽으로 던지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냥 이러고 화장실 가. 뭐 어때, 우린 다 같은 친구가 아닌가?”차미주가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얼른 풀어. 안 그러면 널 고자로 만들어 버릴 거야!”한성우는 가볍게 혀를 차면서 말했다.“쯧, 정말 거친 여자네.”그는 이내 서랍을 뒤지며 키를 찾기 시작했다.2분 뒤.차미주가 그에게 물었다.“찾았어?”“아마 선물 상자에 있는 것 같아.”한성우는 다시 선물 상자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 뒤져보기 시작했다.5분 뒤.차미주가 살짝 조급해진 목소리로 물었다.“아직도 못 찾았어?”한성우는 머리를 마구 흩트리며 말했다.“혹시 안방에 있는 건가?”10분 뒤.인내심이 폭발한 차미주가 입을 열었다.“그래서 키는 도대체 어디에다 둔 건데?”한성우는 난처한 얼굴로 답했다.“까먹었어.”한성우는 그녀를 끌고 이곳저곳을 뒤져보기 시작했다.30분 뒤.차미주는 너무 참고 있던 나머지 얼굴마저 벌겋게 되어버렸다.“이 개자식아! 너 일부러 그런 거지!”“
한성우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그는 여자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울고 있는 차미주의 모습은 마치 홍수라도 진 것 같았다.눈물은 마치 줄 끊어진 진주 팔찌 마냥 한 방울 한 방울 뚝뚝 떨어졌고 상심도 아주 큰 것 같았다.“너 정말 짜증 나.”그녀는 울면서 말했다.“왜 항상 내가 창피할 때마다 네가 있는데?”“나 못 봤다니까.”한성우가 머뭇거리면서 계속 말했다.“나 다른 사람한테도 말 안 해.”차미주가 흐느끼면서 말했다.“맹세해.”한성우는 바로 손가락을 척 들고 맹세 자세를 보였다.“맹세해. 내가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그 순간, 벼락 맞게 될 거야. 됐지? 그러니까 울지 마.”“안 돼.”차미주는 여전히 울면서 말했다.“네가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순간, 넌 대를 잇지 못하게 될 거야. 얼른 따라 해.”한성우의 입가가 파르르 떨려왔다.‘이거 저주가 너무 심한 거 아닌가?’“말 안 할 거야?”차미주는 말 안 하면 계속 울어버리겠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한성우는 순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처음으로 여자가 우는 모습을 보며 안절부절못한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그는 다시 손가락을 세 개를 척 들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내가 한 글자라도 발설하는 날엔 난 절대 대를 잇지 못할 거다.”차미주는 그제야 울음을 그치고 말했다.“좋아, 이번 한 번만 믿어 줄게.”한성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차미주의 속임수에 넘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럼, 이제 우리 어떻게 해야 해?”차미주는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보면서 말했다.한성우가 답했다.“사람 불러서 열어달라고 하자.”30분 후, 자물쇠 수리기사는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는 아파트를 보며 자신이 큰 건이라도 주문받은 줄 알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수리기사가 문을 열고 집 안에서 서로 손목을 수갑을 채운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혹시 그거 풀라는 말씀이신가요?”한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말속에 숨긴 뜻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었다.송민영은 인기가 아주 많았고 팬도 아주 많았다. 그랬기에 보통의 무명 배우들은 감히 그녀에게 대꾸조차 하지 못했고 모두 그녀를 피하기 바빴다.물론 어떤 배우들은 그녀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발닦개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었다. 연예계에서 이런 일은 아주 흔한 일이었다.송민영의 목소리가 들려오자마자 방이진이라는 여배우가 농염한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민영 언니가 그렇게 말하니 정말 마사지 샵에서 배운 것 같네요. 제가 전에 받았던 마사지보다 더 전문적으로 보이네요.”방이진은 작은 기획사인 스타라이트 엔터 소속의 연예인이었다. 그녀의 외모는 아주 아름다웠고 농염한 이미지 콘셉트로 밀고 나가니 인기도 어느 정도 얻게 되었다.그녀가 원래 오디션 보려 했던 역할이 바로 이사라 역할이었다. 하지만 중도에 유현진에게 빼앗겼고 결국 그녀는 유설희라는 작은 조연으로 오디션을 보는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역할은 바로 연습실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여주를 도와주는 여학생 역할이었다.이사라 역할 오디션을 볼 수 없었던 방이진은 화가나 드라마를 그만두려고 했었지만, 회사에서 그녀를 잘 타이른 덕에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게다가 안창수 감독의 작품이니 반드시 연기상을 노리고 해야 했다. 비록 그녀가 맡은 역할은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만약 그녀가 상을 받게 된다면 아주 화려한 이력이 될 것임이 분명했다.그녀는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유현진만 보면 다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그래서 그녀는 송민영이 입을 열어 유현진을 공격하자마자 맞장구를 쳤다.유현진은 두 사람을 눈으로 스캔하더니 이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두 분의 안목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네요. 전 정말로 배웠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배운 기술은 근육통을 완화하는 기술이라 두 분처럼 아픈 배까지 완화하는 기술은 배우지 못했네요.”사람들은 아무 말도 없이 그녀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대박, 이 여자도 만만치 않은 상대잖아.’비록 송민영의 스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