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2303 챕터

제511화

그 말에 송병천도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송병천은 송민준과 강한서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좋았다. 송민준은 잔머리를 잘 굴리기에 상상력이 풍부하지만 강한서는 그에 비해 차분하고 실속이 있었다.그리하여 송병천은 송민준이 강한서에게 더 많이 배우고 두 사람의 사이도 친해질 수 있기를 바랐다.유현진은 조용히 의자를 송가람 옆으로 옮겼다.송병천은 기분이 좋아져 강한서에게 유현진을 소개하더니 또 유현진이 송가람을 구해준 일을 연기까지 해가며 아주 생동하게 설명했다.서해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서가 더 잘 알아요. 현진 씨와 부부인데 그것도 모르겠어요?"서해금의 말에 사람들은 표정이 각기 달랐다.젊은 세대 사람들은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이리저리 소문을 통해 들어 다 알고 있었다. 유현진이 그날 올렸던 공개 구혼 게시물은 이미 쫙 퍼진 상태이니 말이다.하지만 어르신들은 잘 알지 못했다. 마치 송병천과 서해금처럼 말이다.송병천은 심지어 두 사람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혼이라니…만약 알았다면 강한서와 그리 즐겁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 것이다.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렸다.두 사람은 강한서와 유현진의 이혼 사실을 몰랐다. 그런데 만약 유현진이 그 상황에서 이혼 얘기를 꺼냈다면 송씨 가문 두 어르신은 분명 난처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들이 강한서를 가지 말라고 남겨두었으니 말이다.그래서 유현진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유현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송씨 남매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또 강한서는 워낙 울며 겨자 먹기로 한 이혼이라 차라리 누구도 이 일을 입 밖에 내지 말길 바랐다.서해금의 말이 끝나고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나는 어떤 상황에도 유현진이 자기를 먼저 보호할 수 있길 바라요."비록 유현진이 흘려들을지라도 강한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고 있다. 그 말은 강한서가 지금 이 순간, 제일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유현진이 12층 외벽을 타고 여자 화장실로부터 남자 화장실로 이동했다는
더 보기

제512화

송병천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송병천은 이 사건의 뒤에 강민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강한서의 시선은 유현진을 향했다.유현진은 아무렇지 않게 강한서의 시선을 무시했다.그녀는 강한서가 강민서를 대신해 해석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역시나 강한서가 이내 입을 열었다."아저씨, 확실히 민서 때문에 발생한 일이에요. 반드시 직접 찾아와 사과드리도록 할게요."유현진은 어리둥절했다.분명 강민서를 대신해 핑계를 댈 줄 알았는데 반대로 인정해 버렸다.‘작전인가?'강한서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송병천은 아무리 기분이 언짢아도 사람들 앞에서 뭐라 하기 어려웠다.그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민서 그 아이 정말 교양이 없군. 아무리 가람이와 상관없다고 해도 어떻게 화났다고 현진 씨를 화장실에 가둘 수 있어? 가정 교육 제대로 못 받은 아이도 아니고."강한서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제가 따끔하게 혼낼게요."굳어져 가는 분위기에 서해금이 이내 따뜻한 어조로 말했다."그만 하세요. 어렵게 한자리에 모였으니 즐거운 얘기만 나누자고요."유현진은 조금 놀랍다는 표정으로 서해금을 바라보았다.송가람은 그녀에게 엄마라고 부르지만 송민준은 아줌마라고 불렀다. 호칭으로 보았을 때, 송가람은 아마도 서해금의 친딸일 것으로 추정된다.송씨 가문의 두 남자는 송가람을 공주처럼 모시는데 오히려 친모가 더 쿨했다.송병천은 서해금의 말을 잘 듣는 것 같았다."교양 없이."서해금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송병천은 혼자서 한마디 더 하고는 더는 이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유현진은 작전이 먹히지 않자 다소 실망했다.'하도 교양 있는 사람들이라 말이지, 나 같았으면 내 딸을 누가 그렇게 만들었다면 아마 죽이려고 달려들었을 거야.'그녀는 술잔을 들고 송가람에게 말했다."가람 씨 몸도 안 좋으니 차로 대신하셔도 좋아요. 제가 한 잔 올릴게요."유현진은 술잔의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현진 씨 정말 털털하네요."송민준이 미소를 지으며 유현진의
더 보기

제513화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이라 강한서도 거절하기 창피했다.그는 하는 수 없이 술잔을 들고 침을 꼴깍 삼키며 머리를 들고 말했다."그럼 제가 먼저 마실게요."말을 끝낸 강한서는 머리를 뒤로 젖히며 양주를 한꺼번에 들이켰다.그 컵은 최소 300밀리리터 용량으로 송민준은 컵에 양주가 넘쳐날 만큼 찰랑찰랑하게 부었다.강한서는 와인을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강한서가 양주를 마시는 것을 본 적 없다. 하지만 와인도 못 마시는 사람이 어떻게 양주를 마실까.다들 즐기려고 술을 마시지만 강한서에게 술은 순전히 고문이다.한 잔의 술이 들어가고, 강한서는 이내 물을 반 컵이나 마셨다.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보도 아니고, 못 마시겠으면 수단 좀 쓰지. 넘기지 말고 물컵에 따로 뱉어버리던가. 바로 치워버리면 아무도 모를걸.어쩜 사람이 저렇게 고정해.'지금까지 강한서가 자라 온 환경으로 보았을 때, 아무도 그에게 술을 감히 권하지 못했다. 그래서 강한서는 술을 피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하지만 유현진은 다르다. 그녀는 술독이다.대학교 시절에 혼자서도 여러 남학생을 쓰러 눕혔다. 주량이 좋은 것도 있지만 수도 많았다.절반 마시고 절반을 흘리는 수법, 물을 마시는 척하며 술을 뱉는 수법, 입가를 닦는 척 흡수력이 강한 손수건에 술을 뱉는 수법 등등…...술을 피하는 방법은 많고도 많았다. 사실 술을 마시고 취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취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덜 마셨기 때문이다.그녀는 강한서처럼 성실하게 마시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심지어 주량이 좋은 송민준도 반 잔만 마시고 강한서가 원샷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또 한 잔을 채워주었다."몇 년 만에 만났는데, 주량이 좋아졌네. 자, 한 잔 더 해."간만에 술친구가 생긴 송병천은 이내 자기 술잔에 한 잔 더 따르려고 했다.하지만 술병이 잔에 닿기도 전에 서해금이 말했다."여보, 음식을 차려놓고 술만 마시는 게 어디 있어요? 현진 씨 식사 대접하는 자리지 세 사람이 술 마시는
더 보기

제514화

강한서의 말투에서 유현진은 강한서가 취했음을 알 수 있었다.이게 바로 강한서의 무서운 구석이다. 술을 마신 강한서는 잠만 자지 않으면 누구도 그가 취했다는 것을 모른다.송병천은 그것도 모르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래?"유현진은 화를 억누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사람 말 듣지 마세요."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그랬잖아."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강한서가 취했을 때는 대꾸를 하면 안 된다. 그러다가 무슨 말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제일 좋은 방법은 바로 대답하지 않는 것이다.유현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강한서도 입을 다물었다.그러더니 그녀의 접시에 까지 않은 새우를 산처럼 쌓아 올렸다.다들 손대지 않은 새우 한 접시를 강한서는 모두 유현진의 그릇에 쌓아 올렸다.…...그녀는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는 송씨 가문 네 식구를 번갈아 보았다.'강한서 때문에 창피해 죽겠네.'보다 못한 송병천이 마른기침을 하며 말했다."한서 아내 사랑이 아주 대단하네."강한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맨날 이 사람 화나게 만들어요."송병천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부부가 살다 보면 싸우기 마련이지. 요즘 어느 젊은 부부가 안 싸우고 살아. 싸우면서 더 정이 드는 거야. 민준이 봐봐. 싸울 사람도 없잖아. 한서 너랑 동갑인데 아직 여자친구도 없어."송민준은 어이가 없었다.'갑자기 왜 나한테 불똥이 튀는 거야?'송병천의 말에 강한서는 아주 공감했다."쟤는 여자친구도 없는 데다가 남의 와이프한테 눈독 들여요."술을 마시던 송민준은 하마터면 술을 뿜을 뻔했다.송병천은 흠칫했다."뭘 눈독들여?""내 와이프한테- 웁-"강한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현진은 강한서의 입을 막아버렸다."아저씨, 아줌마. 오늘은 이만 돌아갈게요. 한서가 취해서 먼저 데려다줘야 할 것 같아요."'미친놈, 술만 마시면 개소리야!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무슨 폭탄을 터뜨렸
더 보기

제515화

"이거 놔!"유현진은 강한서를 노려보았다.하지만 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손에 힘을 더 주면서 말했다."송민준 찾으러 가려고?""내가 누구 찾아가든 당신이랑 상관없어, 민 실장한테 데리러 오라고 해!"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유현진의 말을 무시했다."제비처럼 생긴 송민준이 어디가 마음에 들어?"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송 대표가 어딜 봐서 제비처럼 생겼어? 하여튼 술만 마시면 허튼소리야. 없는 소리나 하고.'유현진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녀의 턱을 잡고 물었다."내가 송민준보다 부족한 게 뭐야?"강한서는 마치 철들지 않은 아이처럼 고집스러웠다.식사 자리에서 허튼소리를 한 강한서에게 이미 화가 난 유현진은 강한서를 훑어보며 말했다."어디나 다 부족해. 외모도 꿀리고 말하는 센스도 없고 게다가 쪼잔하기까지 한데, 어떻게 송 대표랑 비교해?"강한서는 유현진의 대답을 받아들일 수 없어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내가 당신한테 쪼잔하게 굴었어?"강한서는 그녀에게 쪼잔한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 무제한 신용카드를 주었으며 종래로 어디에 돈을 썼는지 따져 물은 적도 없었다.감정만 요구하지 않으면 강한서는 최고의 신랑감이다.하지만 이혼 뒤에 맨몸으로 집에서 나온 유현진은 강한서의 좋은 점도 다 부정해 버렸다.그녀는 강한서를 힐끗 보며 말했다."맨몸으로 나왔는데 쪼잔한 거 아니고 뭐야?"그녀는 뒤끝이 있어서 이런 말을 꺼내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맨몸으로 나온 건 그녀의 선택이다. 그녀는 그저 강한서가 술에 취한 김에 화풀이하고 싶었을 뿐이다. 어차피 다음날이면 강한서는 지금 이 대화들도 다 까먹을 테니까.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휴대폰을 꺼냈다.유현진은 강한서가 민경하에게 전화를 거는 줄 알고 신경 쓰지 않았다.이내 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지만 민경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유현진은 고개를 돌려 물었다."민 실장한테 연락 안 했어?"강한서는
더 보기

제516화

그녀는 자기가 잘못 본 줄 알고 3초 뒤에 다시 전등을 켰다.그녀는 온 집안에 쫙 깔린 금빛 지폐에 눈이 머는 줄 알았다.현관부터 거실까지 바닥에는 지폐 뭉치가 쌓여 있었으며 탁자에는 금괴로 쌓아 올린 피라미드도 보였다.그녀는 순식간에 범죄 소굴에 들어온 듯 다리가 후들거렸다.'경찰 오는 건 아니겠지?'강한서는 그녀에게 백허그를 하고 그녀의 가느다란 어깨에 턱을 내려놓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맘에 들어? 다 당신 거야."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지조가 없는 게 아니라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집안 가득 깔린 지폐와 금괴를 보면 눈이 돌아갈 것이다.더군다나 그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나랑 송민준 누가 더 쪼잔해?"…...한참 뒤, 그녀는 겨우 집 나간 정신을 다시 찾아왔다.돌이켜보니 강한서는 엘리베이터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설마 그때 민 실장한테 시킨 거야?이 한밤중에 어디서 이 많은 돈을.은행이 제집이야 뭐야?'유현진은 갑자기 머리가 아파 났다.'강한서 이 자식 워낙 제정신 아닌 데다가 술까지 마시니 더 심각하네.쪼잔하다고 말했다고 은행을 털어왔어?돈 자랑이야?'유현진이 아무 말 없자 강한서는 기분이 언짢아서 두 팔에 더 힘을 주어 그녀를 껴안았다."묻잖아. 누가 더 쪼잔해?"여기서 강한서가 쪼잔하다고 하면 강한서는 아마 또 다른 은행을 털어올 것이 뻔하다.유현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송민준이 강한서에게 술을 따라줬을 때 말렸을 것을.그녀는 하는 수 없이 얼버무렸다."송민준이 당신보다 쪼잔해. 됐어?"그제야 강한서는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손을 잡고 당기며 말했다."기사한테 와서 돈 차에 실어달라고 하고 같이 당신 카드에 넣으러 가자."유현진은 강한서를 당기며 말했다."내일, 오늘은 늦었어."만약 기사가 이 어마어마한 돈을 보고 나쁜 마음이라도 품는다면 두 사람 모두 무사치 못할 것이다.'술에 취해 판단력도 잃고 머리도 잃은 거야?'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민경하에게 연
더 보기

제517화

그래서 아무리 졸려도 꾹 참고 유현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강한서는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유현진의 팔을 꼭 잡고 있었다. 팔이 축축해지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졸리면 들어가서 자."강한서는 눈을 반쯤 감고 말했다."당신 카드에 돈 넣고 나면 잘게. 아니면 당신 또 나 버리고 갈 거잖아."…...'넣든 안 넣든 어쨌든 집에 갈 건데 뭐. 이혼했으니 이 집은 더는 나랑 상관없어.'하지만 강한서의 집요한 모습에 유현진은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뭐 말해도 내일이면 다 까먹겠지만.'"현진아."강한서는 그녀를 끌어안고 지폐 위에 누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유현진은 대답하지 않았다."현진아."유현진이 답이 없으니 강한서는 또 한 번 불렀다.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왜?""송민준 좋아하지 마."강한서는 그녀의 목에 얼굴을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내가 싫다면 내가 고칠게. 근데 얼굴은 안돼. 사실 자주 보다 보면 나도 잘 생겼어."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은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강한서가 계속 말했다."처음에 나도 당신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당신 눈도 작고 코도 납작하고 웃는 모습도 어색하잖아. 근데 보다 보니 점점 예뻐지더라고…"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잡히는 대로 지폐를 들어 강한서의 입에 쑤셔 넣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강한서는 쉴 새 없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쫑알거렸다. 유현진은 그 소리에 질려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돈은 보기에만 좋았지 수면에 도움은 안 된다.다음날 유현진은 지폐 때문에 불편해 잠에서 깼다. 익숙한 천장과 온 집안 가득한 지폐에 그녀는 어젯밤의 일을 떠올렸다.강한서는 아직도 그녀의 허리를 꼭 감싸고 달콤하게 자고 있었다.유현진은 강한서의 팔을 치우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고작 6시다.그녀는 민경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민경하는 역시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강한서도 곧 잠에서 깰 시간이기도 하니 유현진은 한성우의 번호를 눌렀다.그녀는 그저 한성
더 보기

제518화

"너 하나도 생각 안 나?"강한서는 태양혈을 꾹꾹 눌렀다.희미하게 유현진을 껴안고 지폐 위에 누웠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리고 유현진의 접시에 새우를 가득 올려준 기억.강한서가 필름이 끊겼다는 사실을 알고 한성우는 어이가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야 너, 집에까지 데려와 놓고 뭐 그런 성인들이 하는 행동은 안 했어?"강한서는 한성우를 힐끔 보며 말했다."넌 어떻게 된 사람이 머릿속에 온통 그런 생각밖에 없어? 다 너처럼 그런 생각만 하는 줄 알아?"한성우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그래 너 잘났다. 그렇게 잘났으면 산에나 들어가 출가하지 왜 결혼했어?"강한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합벅적으로 자기 위해서 결혼했다, 왜! 다 너처럼 무책임한 줄 알아?"한성우는 콧방귀를 뀌며 강한서의 정곡을 찔렀다."너 이혼했잖아."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어두워진 강한서의 표정에 한성우는 이내 위로했다."현진 씨 어젯밤에 너 데려다준 걸로 보아서는 네가 막 그렇게 싫고 그런 건 아닌 거 같아. 술에 취해서 뭐 했는지 잘 좀 생각해 봐. 그러고 다음에는 술에 취했을 때 했던 행동 그래도 하는 거야. 어떻게 알아, 그러면 현진 씨가 돌아올지."강한서는 한성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민경하에게 전화를 걸었다.민경하는 강한서가 직접 연락해 오자 그제야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저편에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민 실장님. 이 지폐들은 다 뭐예요?"민경하는 어이가 없었다."대표님, 기억 안 나세요?""뭘요?"민경하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 "어제 저한테 이천억 현금으로 찾아와서 사모님한테 서프라이즈해 주시겠다고 그러셨잖아요."…...한성우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러니까 돈으로 현진 씨를 꼬셔온 거였어?'"그런데 금액이 너무 커서 백억은 현금이고 나머지는 금괴로 가져왔어요."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은행에 연락해서 와서 다 가지고 가라고 하세요."전화를 끊고 한성우가 옆에서 놀려주었다."야 너 이 방법 대
더 보기

제519화

강한서는 거실 소파에 앉아 방 안 가득한 지폐를 보더니 고개를 돌려 민경하에게 말했다."그 사람 카드에 넣으면 돼요."베테랑 비서인 민경하는 한 방에 강한서가 말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강한서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만약 묻기라도 하면…""대표님이 주는 용돈이라고 할게요."강한서가 이내 대답했다.강한서의 찌푸렸던 미간은 반쯤 풀렸다.졸업하자마자 억대 연봉을 받으며 강한서의 옆에 오랜 시간 있을 수 있었던 원인은 뛰어난 실력과 뭐든지 강한서의 입장에서 강한서가 원하는 것을 바로 알아맞히는 눈썰미 때문이다.이 돈은 절대 위자료라고 말하면 안 된다. 만약 그렇게 얘기한다면 강한서가 이혼을 인정해 버리는 격이 되니 말이다.비록 이혼 절차는 밟았지만 강한서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민경하는 비서로서 당연히 강한서에게 적극 협조해야 한다."어제 내가 가고 신표는 언제 갔어요?"신표는 강한서의 외삼촌이자 신미정의 남동생이다.강한서의 외가는 의료기기로 가업을 일으켰으며 나중에는 부동산에 발을 디디며 벼락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바람에 자산 절반을 날려버리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신미정이 강씨 가문에 시집온 뒤로 신씨 가문은 이내 전자 제품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마땅한 기술 팀이 없어서 자잘한 부품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그저 대리 생산 업체였다.게다가 퀄리티도 따라가지 못했지만 한성 그룹을 등에 업다 보니 주문량이 엄청났고 연간 수입 또한 어마어마했다.정인월은 그런 신씨 가문 사람들이 성에 차지 않았고 강한서도 그들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정인월이 속물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두 가문의 차이가 너무 엄청났기 때문이다. 유씨 집안도 보잘 것 없었지만 정인월은 강한서의 결혼에 대해 한 번도 반기를 든 적 없었다. 정인월은 절대 배경을 보고 사람을 들이는 사람이 아니다.비록 유상수는 역겨운 사람이지만 유현진은 신미정보다 사리가 밝았다.유현진은 절대 두 가문 사이의 사업에 적극 개입하지
더 보기

제520화

물론 신표도 강한서에게 원하는 게 있으니 찾아온 것이다.어제 신씨 그룹의 두 주요 생산 라인이 소방 불합격 신고를 받았다.관련 부서에서 갑자기 점검을 왔기에 신표도 준비 없이 털려버렸다. 생산 차간의 소방 설비가 불완전한 데다가 탈출구에 인화성 물건을 쌓아 올려 관련 부서에서는 바로 두 생산 라인을 일시 폐쇄 시켰다.작년에 한주시에서 한 화학공장의 폭발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생겼다. 이런 중대한 안전사고는 정부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기에 관련 부서에서는 올해 한주시의 소방 문제를 엄격히 조사했다.그런데도 신씨 기업의 두 생산라인이 겁도 없이 행동했으니 벌을 받아 마땅하다.사건의 심각성을 알지 못한 신표는 돈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으며 오히려 경찰서에 끌려갈 뻔했다.친한 지인이 말하길 이 일은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하면 강제 영구 폐쇠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신씨 가문의 주요 수입원이 바로 이 생란라인인데 만약 폐쇄라도 당하면 신씨 가문은 영원히 다시 일어설 수 없다. 하여 조급해진 신표는 강한서가 나서 신씨 가문의 위기를 해결해 주길 바랐다.하지만 신표가 모르고 있는 한 가지 사실, 신고자는 바로 강한서라는 것.그런데 신고자인 강한서가 어찌 그를 도우려고 할까?민경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대표님이 한 시간도 더 기다리시다가 얼굴이 아주 시커메서 돌아가셨어요."이 일은 이미 신미정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니 얼마 안 가 신미정은 강한서를 찾아올 게 뻔하다.강씨 가문에 시집온 지도 어언 30년이건만, 신미정의 마음속에는 항상 신씨 가문이 1위였다.정인월이 강씨 가문 안주인이 가져야 할 권리를 절대 신미정에게 넘겨주려고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그 큰 권리를 맡겼다가는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될 게 뻔하니까.강한서는 신씨 가문 사람들에 대해 더는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유씨 집안에는 무슨 일 없었어요?""유상수는 요즘 잠잠하더라고요. 사모님과의 이혼… 별거 소식이 전해지고
더 보기
이전
1
...
5051525354
...
231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