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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이라 강한서도 거절하기 창피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술잔을 들고 침을 꼴깍 삼키며 머리를 들고 말했다.

"그럼 제가 먼저 마실게요."

말을 끝낸 강한서는 머리를 뒤로 젖히며 양주를 한꺼번에 들이켰다.

그 컵은 최소 300밀리리터 용량으로 송민준은 컵에 양주가 넘쳐날 만큼 찰랑찰랑하게 부었다.

강한서는 와인을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강한서가 양주를 마시는 것을 본 적 없다. 하지만 와인도 못 마시는 사람이 어떻게 양주를 마실까.

다들 즐기려고 술을 마시지만 강한서에게 술은 순전히 고문이다.

한 잔의 술이 들어가고, 강한서는 이내 물을 반 컵이나 마셨다.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보도 아니고, 못 마시겠으면 수단 좀 쓰지. 넘기지 말고 물컵에 따로 뱉어버리던가. 바로 치워버리면 아무도 모를걸.

어쩜 사람이 저렇게 고정해.'

지금까지 강한서가 자라 온 환경으로 보았을 때, 아무도 그에게 술을 감히 권하지 못했다. 그래서 강한서는 술을 피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유현진은 다르다. 그녀는 술독이다.

대학교 시절에 혼자서도 여러 남학생을 쓰러 눕혔다. 주량이 좋은 것도 있지만 수도 많았다.

절반 마시고 절반을 흘리는 수법, 물을 마시는 척하며 술을 뱉는 수법, 입가를 닦는 척 흡수력이 강한 손수건에 술을 뱉는 수법 등등…...

술을 피하는 방법은 많고도 많았다. 사실 술을 마시고 취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취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덜 마셨기 때문이다.

그녀는 강한서처럼 성실하게 마시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심지어 주량이 좋은 송민준도 반 잔만 마시고 강한서가 원샷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또 한 잔을 채워주었다.

"몇 년 만에 만났는데, 주량이 좋아졌네. 자, 한 잔 더 해."

간만에 술친구가 생긴 송병천은 이내 자기 술잔에 한 잔 더 따르려고 했다.

하지만 술병이 잔에 닿기도 전에 서해금이 말했다.

"여보, 음식을 차려놓고 술만 마시는 게 어디 있어요? 현진 씨 식사 대접하는 자리지 세 사람이 술 마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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