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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강한서는 거실 소파에 앉아 방 안 가득한 지폐를 보더니 고개를 돌려 민경하에게 말했다.

"그 사람 카드에 넣으면 돼요."

베테랑 비서인 민경하는 한 방에 강한서가 말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

강한서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만약 묻기라도 하면…"

"대표님이 주는 용돈이라고 할게요."

강한서가 이내 대답했다.

강한서의 찌푸렸던 미간은 반쯤 풀렸다.

졸업하자마자 억대 연봉을 받으며 강한서의 옆에 오랜 시간 있을 수 있었던 원인은 뛰어난 실력과 뭐든지 강한서의 입장에서 강한서가 원하는 것을 바로 알아맞히는 눈썰미 때문이다.

이 돈은 절대 위자료라고 말하면 안 된다. 만약 그렇게 얘기한다면 강한서가 이혼을 인정해 버리는 격이 되니 말이다.

비록 이혼 절차는 밟았지만 강한서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민경하는 비서로서 당연히 강한서에게 적극 협조해야 한다.

"어제 내가 가고 신표는 언제 갔어요?"

신표는 강한서의 외삼촌이자 신미정의 남동생이다.

강한서의 외가는 의료기기로 가업을 일으켰으며 나중에는 부동산에 발을 디디며 벼락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바람에 자산 절반을 날려버리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신미정이 강씨 가문에 시집온 뒤로 신씨 가문은 이내 전자 제품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마땅한 기술 팀이 없어서 자잘한 부품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그저 대리 생산 업체였다.

게다가 퀄리티도 따라가지 못했지만 한성 그룹을 등에 업다 보니 주문량이 엄청났고 연간 수입 또한 어마어마했다.

정인월은 그런 신씨 가문 사람들이 성에 차지 않았고 강한서도 그들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정인월이 속물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두 가문의 차이가 너무 엄청났기 때문이다. 유씨 집안도 보잘 것 없었지만 정인월은 강한서의 결혼에 대해 한 번도 반기를 든 적 없었다. 정인월은 절대 배경을 보고 사람을 들이는 사람이 아니다.

비록 유상수는 역겨운 사람이지만 유현진은 신미정보다 사리가 밝았다.

유현진은 절대 두 가문 사이의 사업에 적극 개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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