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이 지나고, 민경하는 사무실로 들어와 보고했다."이 편지 봉투를 누가 보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내일 신해로에서 열리는 재판은 선 셋 스타가 인터넷에서 그녀한테 악플을 단 네티즌과의 재판입니다."강한서는 막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당연하게도 선 셋 스타가 누구인지는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강 대표는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과 일에 대한 기억력은 아주 잠깐이였다.민경하는 이에 대해 해석했다."그 '정상에서' 에서 송민영한테 준 배역 말이예요, 원래 맡았었던 배우가 그 사람이예요."강한서는 그제서야 생각나는듯했다."무슨 재판인데?""명예훼손죄로 고소했습니다."민경하는 숨을 고른후 다시 답했다."이 성우는 그 전에 송민영의 팬들한테서 악플세례를 받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렸었다고 했고요. 그리고 좀 전에 거들먹 거린다고 모함까지 당했어서 은퇴를 한 적도 있습니다.""얼마 전, 그녀가 변호사를 선임해서 그녀한테 악플을 날렸던 사람들에게 고소장을 보냈습니다. 내일이 바로 그 재판입니다. 아 그리고, 그녀의 변호사가 주 변호삽니다.""강운이가?"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송민영이 말했던 재판이랑 같은 건가?)"선 셋 스타는 내일에 직접 재판현장에 온다고 합니다, 예전에 얼굴을 드러낸적이 없어서 매체들은 이 재판에 아주 큰 관심을 갖고 있나봅니다."강한서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사진을 가볍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이걸로 협박하는 이유가 그냥 재판에 참가시키기 위해서라고?)(목적이 뭐지?)(그리고 이 봉투는 누가 보낸거지?)(피고인 아니면 원고인?)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민경하는 추측했다."누가 재판을 이용해서 한 탕 하려는거 아닐까요?"강한서는 많이 알려진 인물이였기에 만약 현장에 그가 나타난다면 재판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더 올라갈게 뻔했다.그러면 원고인쪽에서밖에 벌일수 있는 일이였다, 필경 피고인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였
강한서는 이런 의문을 남기고는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나 대신 전해줘, 만약 이 사건을 이용하고 싶다면 사람 잘 못 건드린거라고, 나한테 보낸것들에 대한 대가를 꼭 치르게 해주겠다고 말이야."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유현진은 어안이 벙벙했다.(강한서 이 개자식!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거야?)(뭘 이용한다는 건데? 뭘 보냈다는 건데?)주강운도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어서 낮은 목소리로"난 한서가 현진씨인걸 알고 있는줄 알았어요."유현진은 입을 뾰루퉁하게 내밀었다."내가 맡았던 작품들을 그 이한테 보여줘도 모를거예요."주강운은 웃으며 답했다."그건 현진씨가 연기를 잘해서예요, 저도 작품만 놓고 봤을땐 못 알아봤는걸요."유현진은 빙그레 웃으며"내일이 순조롭길 빌어요."둘쩃날 아침 아홉시, 신해로 법원 문앞엔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선 셋 스타가 고소장을 날린 사람들중 몇명은 모두 송민영의 오랜팬들이였다.팬들은 피고석에 앉은 팬들에게 기운을 북돋아주자고 암암리에 약속을 했다.그들은 이 사건을 훈장으로 여기며 고소를 당했지만 팬들의 대표로 압장선 그들은 영웅처럼 모셨다.한 편은 선 셋 스타를 바라보고 온 사람들이였다.팬들은 적은 부분을 차지했고 대부분들은 예능쪽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들이였다.필경 선 셋 스타의 신비한 외모와 송민영의 오랜팬들과 하는 재판은 그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아홉시 반, 비지니스 차량 한 대가 법원 문앞에 멈추고 양복을 입은 휜칠한 남자가 내려왔다.그는 차에서 내린뒤 반대쪽으로 가서 조수석 문을 열었다, 야구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한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하얀 티셔츠에 검은색 나팔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묶지 않아서 어깨위로 드리워져있었다.티셔츠의 아래부분은 바지에 넣어두었기에 그녀의 허리는 아주 가늘게 보였고 남자의 손을 잡았을 때 드러냈던 팔뚝은 백옥같이 하얳다.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생각을 멈췄다, 인터넷에서 돌던 소문이랑은 완전 달랐다.촌스럽고 뚱뚱하
"민영 언니를 언급 안 하면 누가 저 년한테 관심이라도 줄꺼같아? 은퇴한다며 이제 와서 다시 재판으로 복귀하는거 아냐?""복귀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아냐?""그건 양심이라도 있을때 이야기지. 어느 한 번이라도 민영 언니 빼고 실검에 오른적이라도 있어? 저 년 팬들도 항상 목소리 대역 해주는걸 무슨 권리라도 되는 양 떠벌리잖아. 이따가 나와서 얼굴공개했을때 자신이 한 말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건지 알아야 해!""진짜로 예쁘고 연기도 잘하는거면 왜서 성우만 하겠어? 난 지금 너무 기대돼. 그녀 팬들이 실망하는 표정이 머리속에 그려져. 상상만 해도 기분이 째질것 같아.""핸드폰 밝기 낮추고 필터도 씌우지마.""알았어."강한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그는 두 명의 대화에서 알아들을수 있는 의미는 적었지만 그 두 명이 '선 셋 스타' 에 대한 적의만은 충분히 판단 가능했다.그는 고개를 돌려 민경하에게 물었다."요즘 팬들은 다 이모양이야?"민경하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이것도 약한 편입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팬덤이 제일 강한 스타가 제일입니다.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서로 다투는걸 멈추지 않습니다. 잡지 판매량비교부터 드라마에선 상대 배역을 까내리고 드라마의 비중이 적다면 제작진들을 욕해요. 안티팬보다 더 극성입니다. 영정사진을 포토샵으로 만든다든지, 죽은 생쥐를 던진다든지. 생각할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시도해봐요."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렸다."누가 제재하는 사람은 없어?""누가 합니까? 다 팬들로 먹고 사는데? 어느 팬들의 목소리가 제일 크면 그 사람이 제일 핫한 스타예요. 조용한 팬들을 소유한 유명인은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수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치고박고 싸우는 걸거예요."강한서는 바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수는 아주 적었다. 왜냐하면 한성우가 당시 바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할때 한성그룹의 덕을 보고 싶어했고 강한서도 그와 사이가 좋았었기에 주식도 투자했었다.하지만 그는 바이브 엔터테인먼트에 관한
[진짜로 지분을 살려고?][그래.][그럼 오후에 회사에 한번 들러, 그때 얘기 하자고.]강한서는 답장을 하려고 했으나 장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강한서가 고개를 들자 장내로 들어오고있는 원고석과 피고석의 사람들을 발견했다.강운의 옆에는 헌팅캡이랑 마스크를 쓰고있는 여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아주 낯익은 모습이였다.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누군지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와중에 상대방이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째려보고 있음을 알아챘다.서로의 눈빛이 마주친 그 순간 강한서는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유현진?!)그는 유현진이 왜서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는지를 깨닫기도 전, 그녀는 그를 심하게 째려본후 주강운과 같이 원고석에 앉았다.그는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법경이 그를 막아세우며 재판이 곧 시작되니 자리에 앉아달라고 했다.강한서는 할 수 없이 마음속 흥분을 가라앉히며 제자리에 앉았다.강한서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수가 없었다, 단지 단 하나의 생각만이 계속 맴돌았다, 선 셋 스타가 바로 유현진이야.그녀가 바로 오늘의 원고였다.(그녀가 어떻게 선 셋 스타지?)몇년 동안 같이 살면서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얼마나 잘 숨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에는 신경을 별로 쓰지 않았었던 일들도 점점 머리속에 나타났다.그가 예전에 유현진이 그한테 '정상에서' 의 성우가 바뀐 일로 대해 선 셋 스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었던 사건이 있었다.그는 당시 상대방이 여론 몰이를 한다고 했고 유현진은 이에 엄청 화를 낸적이 있었다.그리고 그는 또 유현진이 처음으로 이혼 얘기를 꺼냈을때 그녀가 물건을 집 밖으로 옮겼었다. 그리고 이튿날에 섬블 컴퍼니에서 만났었던 일이 생각났었다.그는 그때 당시 유현진이 자신을 미행하는줄만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한성우가 그때 전화로 오디션을 보는 배우가 있었다고 했다.(그때 왔다던 배우가 유현진이였어?)(한성우 이 개자식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은거지?)강한서는 머리속
유현진의 외모는 사각이라곤 존재하지 않았다. 정면으로 보나 측면으로 보나 모두 완벽했다.만약 오관을 따로 따로 떼서 비교한다면 최고는 아니겠지만 서로서로의 조합이 좋았고 황금비율이였다.미의 기준이란 오관이 정교하고 특출한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비록 현대사회에서 성형기술이 엄청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잘 생긴 사람이라도 성형을 한 얼굴이면 쉽게 들키기 마련이였다.왜냐하면 오관의 완벽함을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총체적인 밸런스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간의 조화를 이루는게 성형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한다.유현진이 모두의 이목을 끌수 있었던 원인은 그녀의 오관이 서로서로 아주 잘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였다.그녀의 외모에서 어떠한 단점도 찾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큰 머리라든지, 직각 어깨라든지 그녀한테 전부 해당되지 않는 사항들이였다.그녀의 어깨는 아주 평범했고 모자를 썼던 탓인지 머리카락이 조금 눌려져 있었지만 그녀의 외모에는 아무런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장안에서 원래 선 셋 스타의 추태를 찍으려던 안티 팬들은 유현진의 얼굴을 보자 그 자리에서 바로 돌처럼 굳었다.아무리 양심이 없다고 한들 실물을 보고 차마 입에서 선 셋 스타가 못 생겼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예쁘기만 할까, 단정한 자세를 하고 있는 그녀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도 엄청났다.신체수업에서나 나올 바른 자세에서 뼈속에 박힌 고귀한 자태를 보아낼수 있었다. 송민영과 같은 반쪽짜리 스타는 감히 비견할수도 없는 모양새렸다.눈썰미가 좋은 기자는 이미 '법역' 에서 싸이코 연쇄살인마 역을 맡았던 사람이 유현진임을 보아냈다.여러 사이트에서 응원을 하던 그 드라마 퀸이 바로 선 셋 스타였다!송민영의 팬들이 인터넷에서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을때 이 눈앞의 여왕은 공익 프로그램을 도와주고 있던것이였다.당시에 어떤 욕을 먹든지 해명을 하지 않고 은퇴선언에 천만 팔로우가 되여있는 아이디를 버렸었던 사건이 있었다.그녀의 이 행동은 그야말로 신
자선파티 당일, 주강운은 유현진과 함께 입장을 했다. 당시 주강운은 유현진이 강한서의 아내인 줄 모르는 상태에서 유현진을 '차현진'이라고 소개했다.주강운은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예전에 차 씨 성을 가진 유현진의 가족을 위해 변호한 적 있어서 유현진도 차 씨인 줄 알았다고 했다.그럼 그때 변호했던 소송이 이 소송이란 말인가?한주시에 유명한 변호사는 널리고 널렸는데, 유현진이 마침 귀국한지 얼마 안 되는 주강운을 찾았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하기에 너무 억지스러웠다.강한서는 원고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응시하면서 절대 우연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재판장이 법정 규율을 낭독하고 있었지만, 유현진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방금 전 입장할 때 강한서를 보는 순간, 그녀는 낙심에 빠졌다.어젯밤에 강한서가 뜬금없이 경고 전화를 걸어온 걸 보면 소송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다만 자신이 이 소송의 원고라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었다.그럼 강한서가 이 자리에 나타난 이유는 하나다.며칠 전에 주강운은 사람을 시켜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임효우라는 여성에 대해 조사했다.출생지부터 시작하여 겪었던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대해 낱낱이 들춰봤다.만약 그 계정이 송민영이 타인의 이름을 빌려 만든 계정이라면, 송민영은 절대 낯선 사람의 신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유현진의 예상대로 그 계정의 주인 임효우는 송민영과 사촌 관계였고,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기에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오늘 이 소송은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임효우의 입에서 뭔가를 캐내어 송민영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면 원만할 것이다.강한서는 원고가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에 이 자리에 나타난 건 피고인을 위해서였을 것이다.나쁜 자식! 한편으로 나에게 돈을 보내주고, 한편으로 자신의 애인을 위해 나서? 두 사람 다 놓치기 싫다는 거야?법정 규율 낭독이 끝나자 재판이 시작되었다.주강운은 여태 모은 모든 증거 자료들을 스크린에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증거 대부분은 모두 해당 계정이 선셋 스
유현진의 몸 상태가 회복된 것도 아니고, 유현진 본인도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있다보니 강한서는 당시 두 사람이 애를 가질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창졸하게 애를 낳았다가는 애가 애 키우는 격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러다 보니 애를 가지는 일에 있어 두 사람은 이견이 컸다. 게다가 당시 유상수가 운영하고 있던 회사의 제품에 품질 문제가 발생해 유현진까지 연루되어 강단해가 추진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피해를 주었다. 이사회에서는 강한서더러 나서서 해결하라고 난리였다. 그런 상황에서 유현진은 아이를 가지는 일로 계속해서 강한서에게 압력을 주다보니 두 사람은 크게 싸웠다.그후로 강한서는 유상수의 일을 처리하기에 바빠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작년 7월이라면......바로 두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었다.강한서는 갑자기 심장이 죄어드는 것만 같았다.그는 유현진이 수면제를 복용했던 사실을 몰랐고, 진단서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럼 그때?강한서는 목이 메었다. 유현진은 강한서가 모르게 선셋 스타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그로 인한 희노액락은 감춘 적이 없었다. 그저 자신이 간과했을 뿐이었다.유현진은 정서를 감쪽같이 숨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강한서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오늘날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주강운의 논술이 끝나자 법관은 피고인측 변호인더러 변호를 시작하라고 했다.송민영이 임효우를 위해 선임한 변호사도 실력이 뛰어났다. 그는 주강운이 나열한 증거들을 부인하지 않았고, 진단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유현진의 진단서는 작년 7월에 받은 거였다. 하지만 피고인의 욕설은 주로 올해 1월 달에 집중되었다. 그래서 피고인측 변호사는 유현진의 우울증과 피고인의 인터넷상 발언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피고인측 변호사의 논술은 예리했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 사건은 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원고가 우울증세를 보인 원인이 피고인측은 언론이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원고가 일상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거나 원고 본인이
배심원단과 토의 후 재판장은 허락했다.박부자는 유현진의 두 눈을 응시하면서 물었다. "유현진 씨, 자료에 의하면 3년 전에 T대 연기학과를 졸업했고, 성적도 좋아 우수 졸업생 중 한 명이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졸업하고 나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그럼 3년 동안 뭐 하면서 지냈죠?"주강운은 눈썹을 찌푸렸다.상대방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다.강한서는 얼굴이 어두우졌다. 박부자는 지금 분명 안건을 다른 방향으로 틀 준비를 하고 있었다.유현진은 거리낌없이 상대방을 직시하면서 답했다. "제가 졸업 후 무엇을 했는지......이 안건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박부자는 멈칫하더니 답했다. "지금은 없습니다.""그럼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을 거부하겠습니다.""원고는 안건과 상관 없는 질문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피고인측 변호인 다시 질문하세요."박부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번째 물음을 던졌다. "자료에 의하면 유현진 씨에게는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만 있었던 어머님이 있었다고 들었어요."그러면서 잠깐 뜸을 들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어머님이 병상에 누워 계시는 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겠네요?"유현진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건 무슨 개떡같은 물음이야?법정이 아니었다면 유현진은 당장에서 당신 엄마가 병상에 누워있으면 마음이 안 아파?라고 되묻고 싶었다.이때 주강운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문제는 안건과 상관 없으니 대답을 거부합니다."재판장이 답변 거부를 허락하고 나서 박부자는 세 번째 물음을 물었다."유현진 씨, 작년 7월 이전에는 우울증 검사를 해본 적 있나요?"유현진은 한참 후에야 답했다. "없어요."박부자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입을 열었다. "유현진 씨 어머님은 오랫동안 병상에 계셨어요. 이 일에 대해 유현진 씨 본인은 마음이 어려웠을 것이고 정신도 항상 긴장했을 것입니다. 우리 측에서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 6월에 유현진 씨는 어머님이 위독하시다는 통지를 받았고, 유현진 씨 어머님 고(故) 하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