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도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강한서가 방청석에 서서 얼음같이 차갑고 어두운 표정으로 쉴틈없이 쏙닥거리던 두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두 여자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저 강한서의 매서운 눈빛에 놀라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뭐, 뭐하는 거예요?"강한서는 두 사람을 째려보더니 무표정으로 답했다. "칼슘 부족이라 갑자기 다리가 떨려서."두 여자는 어이가 없었다.누가 다리가 떨려서 타인의 의자를 차?그런데 강한서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하도 커서 상대방이 어이없는 헛소리를 지껄이더라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민경하는 두 사람이 여자이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남자였다면 강한서의 발은 의자가 아닌 그들의 몸을 향해 날아갔을 것이다.두 여자는 생각자체가 불건전했다. 어떻게 얼굴이 예쁘다고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을 저런식으로 비하할 수 있는가?이때 사법 결찰이 와서 경고했다. "법정에서 소란 피우시면 안됩니다."유현진은 강한서가 뒷좌석 의자를 발로 차는 모습을 포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얼굴만 봐도 지금 화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송민영을 위해 법정 현장까지 와 놓고선 화내기까지 해?잠깐의 소란으로 인해 재판장은 10분 휴정한다고 발표했다.강한서가 지금 막 자리에서 일어나서 유현진을 찾으러 가고 있는데, 몇 발자국 남겨두고 박부자가 불러서 멈춰섰다. "한서야, 오랜만이야. 오늘 어떻게 소송을 들으러 왔어?"유현진은 강한서가 박부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더니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바로 고개를 돌려 주강운을 향해 말했다."저 화장실 다녀올게요."강한서는 건성으로 몇 마디 응하고는 바로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찾았다. 그런데 유현진은 보이지 않았고, 주강운만 남아 있었다.강한서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면서 물었다. "현진이는?""화장실 갔어."강한서가 화장실로 쫓아가려고 몸을 돌리자 주강운이 말렸다. "오늘 현장에 기자들이 많아. 방금 전에 피고인
강한서는 뛰어난 관찰력을 가지고 있었다.박부자는 단지 하현주가 병상에 누워있었다고만 말했는데, 주강운은 구체적인 사건과 시간까지 정확하게 말했다.주강운은 유현진을 안 지 2개월 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디테일한 정보까지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주강운은 강한서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강하서에게 물음을 던졌다."너 현진 씨 어머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아?"강한서는 무의식적으로 두 주먹에 힘을 주었다.이 문제는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강한서가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은 내용이었다.강한서는 하현주에 대해 별로 깊은 감정이 없었다. 필경 식물인간이었으니, 오히려 깊은 정이 있다고 하는 것이 거짓말일 것이다.강한서와 신미정의 깊지 않은 모자 간의 정을 보더라도 강한서가 유현진의 슬픔을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바로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유현진이 장례식장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과 이혼하자고 했던 행위가 그로서는 이해 불가였다.그런데 주강운이 지금 이 물음을 자신한테 던졌다. 강한서는 갑자기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워져다.주강운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에 현진 씨 어머님은 이미 생명 징후가 없으셨어. 현진 씨가 직접 어머님의 산소 마스크를 벗겨 드렸어.""네 사람이라면 평생을 보호하고 보살펴 줘야 되는 거 아냐? 그걸 할 수 없다면 넌 질책할 자격이 없어."말을 마치고는 강한서가 입을 열기도 전에 몸을 돌려 재판정을 나갔다.강한서는 굳어진 표정으로 제자리에 한참이나 서 있다가 다시 방청석으로 돌아왔다.민경하는 강한서의 어두워진 안색을 보고 감히 주강운이 방금 전에 그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묻지 못했다.그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너무 걱정 마세요. 사모님의 안건은 증거가 충분한 데다가 주강운 변호사님이 유사한 소송을 변호했던 경험이 있으니 패소하지 않을 거예요."주강운의 선전포고로 이미 어두워진 강한서의 표정은 민경하가 주강운의 능력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 더 한층 어두워졌다.그는 이를
주강운이 한꺼번에 대량의 문제를 제기하자 임효우는 당장에서 멍해졌다. 임효우는 우물쭈물하면서 말했다. "계정은 1년 전에 만든 건데, 구체적으로 시간은 기억이 안 나요. 첫 번째로 올린 내용은 아마 제가 다른 계정에서 퍼온 걸 거예요.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요. 계정은 여태껏 저 혼자 사용했어요."주강운은 표정에 전혀 변화가 없었다. 다들 그가 자신이 알고 싶은 답을 얻었는지 판단이 안 갔다. 임효우는 자신이 실수라도 했을까 봐 마음이 초조했다. 자신의 변호사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 "실례지만 임효우 씨의 생일이 어떻게 되죠?""7월 6일이요.""7월 6일......"주강운은 임효우의 생일을 되풀이하다가 돌연 물음을 던졌다. "2월 19일자에 임효우 씨 계정으로 인스타그램 하나가 올라왔는데, 내용은 자신의 생일을 축하는 거였어요. 아무리 1년에 생일을 두 번 쇤다고 하더라도 음력과 양력 사이에 5개월 씩이나 차이가 날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임효우는 갑자기 안색이 확 변했다. 2월 19일은 자신의 생일이 아니라 송민영의 생일이었다. 계정은 줄곧 송민영이 사용했기에 그는 송민영이 어떤 내용들을 올렸는지 몰랐다. 멍청한 녀석! 그 계정으로 사적인 내용을 올리면 어떡해! "임효우 씨, 제 물음에 답해주세요."주강운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재판장보다도 그 기운이 더 강했다. 임효우는 그런 압박감으로 인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때 박부자가 결국 입을 열었다. "2월 19일은 저의 당사자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이에요. 팬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에 자신이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로 생일을 쇠는 데 무슨 문제가 있어요?""당연히 문제가 없죠."주강운은 담담하게 덧붙였다. "그런데 아이돌의 생일을 축하하는데, 그걸 자신의 생일을 축하한다라고 적는 경우는 처음이라서요."말을 끝내고는 바로 고개를 돌려 재판장을 향해 말했다. "재판장님, 여기까지 묻겠습니다."그 한 마디가
현장에 폭소가 터졌다. 누군가가 그녀의 말에 응하여 농담을 건넸다. "진짜 변태가 따로 없네요."헛소리 문학은 언제나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언제 들어도 유머감이 넘쳐났으니 말이다."현진 씨, 지금도 만 촬영하고 있나요? 드라마나 영화 촬영은 계획이 없나요?""현진 씨, 녹음을 이제는 안 할 건가요?""현진 씨, 현재 싱글인가요?""현진 씨, 연예 기획사랑 계약했나요?"......다양한 물음들이 끊기지 않았다.감정 문제를 묻는 사람도 있었고, 송민영과의 원한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몇 년 간 신미정과의 수많은 크고 작은 배틀을 겪고나니 웬만한 물음들을 답하기는 식은죽 먹기였다. 그는 모든 물음에 빈틈없이 답했다.주강운은 시간을 계산하더니 십 분 후 다가와서 말했다. "현진 씨, 이제 가야 돼요."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얘기를 나눠요."기자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물러서서 길을 내주었다.주강운은 손으로 유현진을 보호하면서 거친 기자들이 그를 다치지 못하게 했다.차 앞에 도착하자 우선 유현진을 위해 차문을 열어주고, 자신은 나중에 차에 올라탔다.강한서는 뒷 차에 앉아서 방금 전의 광경을 지켜보면서 입술을 꾹 다물었다.유현진이 탄 앞 차가 움직이자 강한서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따라가."유현진은 차에 올라타서야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숨을 돌렸다.그러면서 주강운에게 인사를 했다. "강운 씨,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주강운은 웃으면서 말했다"저야 돈 받고 일하는 거 아니겠어요?"유현진은 미소를 지었다.주강운은 이번 소송으로 돈을 많이 벌어들인 건 사실이었다.유현진이 주강운의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 변호사 선임 비용에 대해 알아봤다. 주강운과 같은 레벨의 변호사는 억대급 소송이 아니면 일반적으로 받지 않았다. 대부분 큰 안건의 의뢰만 받았다.이번 소송과 유사한 안건은 시간이 길고 해야 할 일
백미러를 통해 본 결과 은회색 차였는데, 구체적으로 브랜드는 잘 보이지 않았다.유현진은 인상을 잔뜩 쓰면서 말했다. "초보 운전자 아니에요? 이것도 부딪힐 수 있나?"주강운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응했다. "아마 식사가 조금 늦어질 것 같네요."유현진이 말했다. "우선 사고를 처리해야죠.""잠깐만 차에서 기다려요."주강운은 낮은 소리로 말하고는 뒷쪽 플래시를 두 개 다 켠 후 안전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저도 같이 가요."유현진도 안전 벨트를 풀었다.만약 상대방이 막무가내인 사람이면 주강운의 온화한 성격으로는 대처 불가할 수 있으니 따라가 봐야 했다.주강운이 말로 안 되면 자신이 대신 싸우면 그만이었다. 낯에 철판 깔고 싸운 게 한 두 번도 아니고. 어차피 싸움에서 진 적 없으니까.주강운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요."강한서는 유현진이 주강운과 함께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현진은 일부러 차를 한 바퀴 돌아 주강운의 옆으로 가서 섰다.유현진은 흰색 트렌치 코트를 입고, 머리는 자연스레 어깨에 드리워졌고, 담담한 표정으로 두 손을 코트에 넣고 있었다. 빨간색 입술은 꼭 다물고 있어서 보는 이에게 압박감을 주었다.유현진은 오히려 주강운보다도 앞서서 걸었다.이 모습을 본 주강운은 눈빛이 흐려졌다.주강운과 유현진이 결혼한 첫 해에 두 사람이 정인월의 생일파티에 참석하러 가는 도중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었다.당시 강한서는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뀐 다음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그런데 이때 스쿠터 한대가 갑자기 달려왔다. 강한서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그래도 상대방 스쿠터와 부딪혔다.스쿠터 주인은 50대 중년 여성이었고, 차에는 대여섯 살 되는 아이를 태우고 있었다.강한서의 차와 부딪히고 나서 두 사람 모두 스쿠터에서 떨어졌다.강한서는 유현진더라 사고 처리 센터와 보험 회사에 연락하라고 하고, 자신은 차에서 내려 상황을 살폈다.유현진이 전화를 치는 동안 그 중년 여성은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헬멧을 벗어 강
마치 그녀의 말처럼."저 여자가 먼저 건드렸잖아. 내 남편은 패도 내가 패."그녀는 소유욕이 강했으며 누군가가 자기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극혐했다. 하지만 지금…...강한서는 침울한 눈빛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유현진은 주강운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 해도 똑같이 했을 것이다.유현진은 차에서 내릴 생각조차 안 하는 차주 때문에 미간을 찌푸렸다.'본인이 운전 잘 못해 놓고 뭐가 그리 잘나서 꼼짝도 안 하는 거야?'주강운이 운전석 유리를 두드리자 유리는 천천히 내려왔다.유현진은 남자 운전사인지 여자 운전사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내려진 유리로 보이는 사람은 민경하였다. 민경하는 멋쩍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주 변호사님, 사모님. 여기서 만나네요."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주강운도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민 실장님이 왜 여기에?"민경하는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대표님 옛 저택으로 모시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새 차라 손에 익지 않아서 실수했네요. 죄송해요."민경하는 주강운의 차를 살펴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심하게 부딪혔네요. 사고 처리 센터와 보험사에 연락해 놓았으니 곧 도착할 거예요. 시간 빼앗아서 죄송해요."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민경하의 운전 실력이 얼마나 대단하냐 하면, 그는 차를 몰고 제자리에서도 360도 회전할 수 있다.강한서의 비서 실장이 이런 저급한 실수를 할 리가 있을까?'강한서 이 자식이 시킨 거 아니야?'유현진은 삐딱한 표정으로 뒷좌석의 유리를 노려보았다.물론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는 강한서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송민영을 도와주는 것도 모자라 이젠 사고까지 내려고 들어? 강한서 점점 밉상이야.'그녀는 뒷좌석 유리를 계속 노려보았다. 그러자 차 유리가 서서히 내려왔다.강한서는 정장 차림으로 뒷좌석에 앉아 유현진과 눈을 마주쳤다."민 실장님, 어떻게 됐어요?"민경하가 답했다."대표님, 하필 주 변호사님 차를 들이받았네요. 사모님… 아니, 현진 씨도 같이
유현진은 속이 철렁했다.'장례식에서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갑자기 왜?'그녀는 굳은 얼굴로 저도 몰래 손가락을 꽉 쥐었다.하현주를 보내고 그녀는 주위 사람들 건강에 아주 민감하다.이런 일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강한서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바로 갈게요."전화를 끊은 강한서는 안전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그는 유현진과 주강운을 한 번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돌려 민경하에게 말했다."나머지는 민 실장님이 알아서 하세요. 난 택시 타고 갈게요."말을 끝낸 강한서는 조급한 발걸음으로 뒤돌아 걸었다. 그 모습에 유현진도 마음이 불안해져 강한서를 불러세웠다."강한서!"강한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유현진은 떨리는 입술로 나지막하게 물었다."할머니한테 무슨 일 생겼어?"강한서는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상세한 건 나도 잘 몰라. 궁금하면 같이 가던가."유현진은 두 손에 힘을 더 주었다.'이미 이혼했는데 가는 게 맞을까?'그녀가 움직이지 않으려 하자 강한서는 실망한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먼저 갈게."유현진은 목이 메어왔다.강씨 가문 다른 사람에게 일이 생겼다면 신경 쓰지 않겠지만 만약 일이 생긴 사람이 정인월이라면 유현진은 모른 척 지나칠 수가 없었다.강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그녀에게 진심으로 대해준 사람이 바로 정인월이다. 그러니 그녀는 못 들은 척할 수 없다.하여 강한서가 뒤돌아서는 순간, 그녀는 바로 다시 불러세웠다."잠시만."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강운에게 말했다."주 변호사님, 밥은 제가 다음에 살게요. 지금은 할머니한테 가야겠어요."주강운은 동공이 살짝 흔들리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래요, 필요하면 연락해요."유현진은 긴 숨을 내쉬며 고맙다고 인사한 뒤 강한서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의 그림자가 점점 멀어지자 주강운의 표정도 함께 굳어졌다. 그는 한참 뒤에야 두 사람이 떠난 방향에서 시선을 거두
강한서는 입술을 오므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승소 축하해."유현진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지만 눈은 계속 감은 채로 말했다."내가 승소해서 강 대표 실망했지? 변호사 비용 만만치 않았겠는데 배상금까지 내게 생겼으니."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뭘 실망해?"유현진은 눈꺼풀을 치켜들고 반쯤 감은 눈으로 강한서를 바라보았다."박 변호사한테 사건 의뢰했으니 돈 많이 터졌을 거 아니야."주강운 말로는 박부자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려면 비용도 아주 많이 들고 게다가 돈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라 의뢰인을 봐가면서 사건을 맡는다고 한다.송민영은 그럴 능력이 안 된다. 하지만 강한서는 가능하다.법정에서 송민영과 강한서가 대화하던 모습을 생각하니 유현진은 저도 몰래 표정이 어두워졌다.'모르는 척하기는?'"박 변호사 내가 고용했다고 생각하는 거야?"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보며 말했다."그게 아니라면 당신 오늘 왜 왔어? 강 대표, 연기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아니라고 발뺌할 거였으면 그렇게 가까이에서 대화라도 하지 말던가. 패소했다고 끝까지 아니라고 우길 셈이야?"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유현진의 조롱 섞인 말에 강한서는 오히려 머리가 밝아졌다.그는 며칠 전의 일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선셋 스타가 유현진이었다면 사진 사건은 유현진 짓이 아니야. 그럼 대채 누가 날 법정으로 부른 거지?'머리가 밝아진 강한서는 계속 사건을 떠올려 보았다.강한서의 말대로 선셋 스타는 유현진이니 사진 사건은 유현진과 상관없다.그러면 대체 누가 강한서를 법정으로 끌어들였을까?목적은 또 무엇일까…강한서는 멈칫하더니 유현진을 바라보았다. 유현진은 비웃음 섞인 쌀쌀한 표정으로 강한서를 바라보았다.강한서는 이제야 상대의 목적을 알아차렸다.상대는 유현진이 이 소송을 강한서가 부추겨서 진행한 것이라고 오해하게 만들려는 목적이다.유현진이 강한서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그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다.이미 이혼한 두 사람에게는 건넬 수 없을 것 같은 강이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