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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비록 강한서가 당시 17살이라고 해도 몸은 이미 성인과 다를게 없었다.

180cm의 거구를 들려면 적어도 두 사람이 같이 힘을 합쳐야했다.

그 날 간호사 한명이 점심을 가지러 가서 자리에 한 명밖에 없었기에 남겨진 간호사는 신미정한테 도움을 청했었다.

하지만 몸을 옮기는 도중 카테터가 실수로 빠지는 바람에 안에 있던 액체가 침대에 쏟아지자 신미정은 재빨리 받치고 있던 손을 뗐었다. 간호사가 그의 허리를 받쳐주고 있지 않았다면 그의 상처에 심각한 충격을 받았을것이였었다.

그는 그때 신미정이 드러냈던 표정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녀의 눈빛에서 묻어났던 혐오감과 불쾌감은 침대에 누워있던 사람이 그녀의 혈육이 아니라는 착각까지 불러일으켰다.

신미정은 평소에도 그한테 무뚝뚝한 태도로 일관했었지만 이 일로 신미정이 얼마나 그를 보잘것없이 여기는지를 깨달았다.

(내 어머니도 날 이렇게나 싫어하는데 나한테 진심인 사람이 과연 있을까?)

허리 수술이후 강한서는 병원이라는 곳을 싫어하기 시작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못하는 무력감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제일 무력할때야말로 주위의 사람에 대해 제일 잘 알기 때문에.

그리고 그가 열이 났었을때, 그는 화장실에서 널부러져있는 상태로 유현진한테 화를 냈었다, 그의 알량한 자존심 말고도 유현진의 표정에서 신미정의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유현진의 반응은 신미정하고는 전혀 달랐다.

그녀는 그를 부축하고 씻겨줬으며 서로의 관계가 아직 나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존심을 지켜줬었다.

강한서도 눈치가 없는건 아니였고 신미정이 이 혼사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것도 알고 있었다.

그가 결혼한지 두달도 채 되지 않아 분가를 한 건 두 사람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그는 신미정이 이토록 잔인한 짓을 할줄은 생각 못했었다.

유현진이 어떤 마음으로 이혼얘기를 꺼냈을지 생각만 해도 그는 마음이 아려왔다.

신미정은 떨리는 손으로 강한서를 가리키며 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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